무등일보

“가자, 꽃길만 걷게 해줄게”

입력 2021.09.15. 15:53 댓글 1개

가을의 초입, 붉은 물결 넘실거리며 여행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꽃. 꽃무릇과 상사화다. 

흔히 혼동되는 두 꽃은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르다.

꽃무릇은 수선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서해안과 남부지방에 주로 분포한다. 초가을에 꽃을 피우고, 꽃이 진 뒤에 잎이 난다. 

상사화는 이보다 조금 빨리 개화하며, 잎이 먼저 나고 꽃이 핀다. 상사화의 꽃말은 ‘이룰 수 없는 사랑’으로 아름다운 여인을 짝사랑한 스님이 죽어 절집 옆에 꽃으로 피어났다는 전설이 있다. 

불갑사. 사진 영광군 제공

영광 불갑사

주소 : 전남 영광군 모악리 8

올해도 축제는 취소됐지만, 붉은 융단길은 펼쳐진다. 9월 말께 절정을 이루는 불갑사 상사화다. 불갑사 일주문을 지나면 실개천을 따라 핀 상사화가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입이 떠억 벌어지는 붉을 길을 보노라면 탄성이 쏟아진다. 

불갑사가 있는 불갑산에는 상사화 외에도 ‘호랑이’로 유명하단다. 곳곳에 불갑산 호랑이에 대한 조형물이 설치돼 있으니 꽃길 걸으며 ‘호랑이기운’도 얻어 보자. 

변산마실길. 사진 인스타그램 @damda_m.o.m.e.n.t 제공

부안 변산마실길

주소: 전북 부안군 변산면 운산리 441-13

변산반도 해안을 따라 8코스, 66km의 마실길이 있다.

변산마실길은 올레길·둘레길과 함께 전국 3대 명품길로 꼽힌다.

변산마실길. 사진 인스타그램 @damda_m.o.m.e.n.t 제공

그중 하나인 2코스에서는 해안선을 따라 핀 노란상사화를 만날 수 있다.

붉은 상사화와는 또 다른 매력을 뽐내는 노란상사화는 늦여름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해 이번 연휴에는 만개한 모습은 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눈이 시리기 푸른 바다와 까만 바위, 은은하게 흩날리는 풀잎과 꽃들이 만들어내는 하모니는 여전하니 연휴를 이용해 차분히 걸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장성공원. 사진 장성군 제공

장성공원

주소 : 전남 장성군 장성읍 영천리 산200-12

‘옐로우시티’ 장성에서도 노란상사화가 당신을 기다린다. 장성공원은 1969년 조성, 주로 현충시설이 있던 공원이었으나 인공폭포, 국내 최대 규모의 무궁화동산, 자연생태놀이터 등이 생기며 한적하게 쉬기 좋은 공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장성공원. 사진 장성군 제공

장성공원은 다른 상사화·꽃무릇 군락지에 비해 매우 작은 규모로, 꽃구경객에게는 다소 심심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적한 공원을 찾아 자연을 즐기고, 현충시설에서 역사교육을, 짚라인·미끄럼틀·미로탈출로 땀까지 흘려본다면 알찬 연휴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내장산수목원. 사진 정읍시 제공

정읍 내장산 수목원

주소: 전북 정읍시 쌍암동 405-6

‘단풍명소’ 내장산국립공원에 있는 내장산수목원.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꽃무릇 명소다. 내장산수목원은 너른 부지, 맑은 공기,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춰 요즘 같은 때에 가기 딱 좋은 나들이 장소다. 

내장산수목원에서는 내장산에서 처음 발견돼 이름 붙은 ‘내장상사화’를 볼 수 있다.

내장산호수를 지나 조각공원 인근으로 가다 보면 울창하게 우거진 나무숲 사이로 꽃무릇 군락지를 만난다. 너른 밭 사이로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으니 맑은 공기 속에서 한적함을 즐겨보자. 



고창 선운사 꽃무릇

주소 : 전북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500

두말하면 입 아플 꽃무릇 명소, 선운사를 빼놓고 꽃무릇을 논할 수 있을까.

울창한 숲속에서 1500년을 지켜온 선운사는 붉은 물결로 가을을 알린다. 바람결에 따라 붉은 물결이 파도를 친다.

선운사 꽃무릇은 도솔천을 따라 꽃을 피우며 수면위로 붉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매표소 인근 개울에는 사방에 붉은색 카펫을 깐 것 마냥 꽃이 지천으로 피어 혹자는 꽃멀미(?)를 느낀다고도 한다. 

용천사에 핀 꽃무릇. 사진 함평군 제공

함평 용천사 꽃무릇 

주소 : 전남 함평군 해보면 광암리 415

고창 선운사와 함께 꽃무릇 군락지로 명성이 자자한 함평 용천사. 40여만평의 꽃무릇군락지는 가을이면 성대한 잔치가 펼쳐진다. 

용천사 뒤편의 왕대밭과 차밭 사이 산책로, 대형 용 분수대, 조롱박과 단호박터널 등 고즈넉한 가을 풍경에 넋을 잃을지도. 울창한 나무아래 펼쳐진 용천사 꽃무릇은 그 붉은 빛이 더욱 선명해 보인다.

주변을 천천히 거닐며 붉은 꽃길 위에서 인생샷을 남기는 것도 잊지 말자.

김누리기자 knr8608@srb.co.kr·정수연기자 suy@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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