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너의 꿈을 응원할게

입력 2021.11.15. 08:42 수정 2021.11.16. 19:52 댓글 0개
김홍식의 교단칼럼 전 광주서부교육장

매년 11월 셋째주 토요일 직전 목요일! 딱 이날이라고 못이 박혀 있다. 올해로 스물여덟 번째. 이날은 웬만한 국경일보다도 국민적 관심이 훨씬 더 높다. 아니 극도의 긴장과 우려라는 말이 더 맞을 것 같다. 당사자인 수험생은 물론이고 초조하게 지켜보는 학부모나 심혈을 기울여 지도해 온 교사, 학교도 마찬가지다. 고사를 관리하고 진행하는 교육청이나 고사장 관리자들 또한 그렇다. 이날이 바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다.

그렇다. 제5차교육과정이 적용되던 1994년도부터 시행된 수능도 올해까지 오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변화와 우여곡절을 겪었다. 대학 교육에 필요한 수학 능력 측정으로 공정성과 객관성 높은 대입 전형자료를 제공하고 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이루겠다는 취지로 시작된 제도이다. 도입 당시에 고3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달라진 수능 체제에 적응하기 위해 아이들과 함께 몸부림했던 때가 엊그제 같다. 그때 제자들이 벌써 40대 후반의 장년이 되어 사회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으니 세월이 참 빠르기도 하다.

수능이 시행되면서 물수능이니 불수능이니 하면서 난이도 조절에 실패해 변별력을 상실했다는 비판부터 시작해서 단일유형, 단일 수준으로 단 한 번의 시험이 갖는 한계 때문에 숱한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다. 정부가 수시 비중을 낮추고 정시 비중을 40%까지 높이는 문제를 두고도 논란이 뜨겁다. 그 어떤 제도도 완전하지는 않으니 제도의 한계를 크게 탓할 생각은 없지만 대학 입시 문제만큼은 난제 중의 난제가 아닐 수 없다. 우스갯소리로 세종대왕을 모셔와도 어려울 거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까 말이다. 결국 한두 사람의 지혜로 해결될 수 없다는 뜻이리라.

이런 점을 일부 반영해서 올해는 개편된 수능 체제로 치르게 된다. 학생들은 이미 지난 9월 모의평가를 통해 올 수능의 준비 시험을 한 차례 치른 바 있어서 문항 수준 및 유형에 대한 적응 기회가 있기는 했다. 문·이과 통합, 교과군별 선택과목 실시 등이 핵심인데, 국어, 수학 영역은 '공통+선택과목' 구조에 따라 공통과목은 영역을 선택한 모든 수험생이 응시해야 하고, 영역별 선택과목은 본인이 선택한 한 개 과목에 대해 응시하면 된다. 우리 수험생들이 달라진 수능 체제에 잘 적응해서 본인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제는 새로운 전환을 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대입을 떠나서 무엇보다도 고교교육의 정상화라는 관점에서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에 가서 학생, 교사들에게 물어보라. 수능으로 고교 교육과정이 정상적으로 내실 있게 잘 운영되고 있는지를. 모든 교육활동이 대학 입시로 수렴되는 현실이다. 이 앞에서 그 누구도 자유롭지 못한 현실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대학 입시에 모든 걸 거는지를 생각해 볼 일이다. 학생들이 서로의 꿈을 응원할 수 있는 학교가 될 수는 없을까? 그러려면 본인이 하고 싶고 잘하는 것으로 사회에서 충분히 인정받고 대접받는 사회가 전제되어야 한다. 본인의 특기나 적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사회에서 높은 임금을 받는 직종에 가기 위해 한 줄로 서는 현실에서 어떻게 서로의 꿈을 응원할 수 있겠는가. 숨 막히는 소모적인 무한경쟁 속에서 모두가 휘말릴 수밖에 없다.

물론 경쟁사회에서 전혀 경쟁이 없을 수는 없다. 경쟁만이라도 공정한 여건을 만들어 달라고 하는 현실이다. 수능을 등급제로 전환했다가 1년 만에 폐지한 적도 있다. 대입을 둘러싸고 수시와 정시 비중, 수능의 절대평가 전환이나 다양한 부분적인 보완 등도 중요하지만 입시를 바라보는 근본적인 시각이 바뀌지 않으면 이런 논란은 제도를 떠나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고 학교 교육의 정상화도 요원하리라 본다. 학교를 탓하고 교사, 학부모만 탓할 일이 아니다.

18일은 수능일이다. 수험생 모두 피할 수 없는 시험 앞에서 주눅 들지 말고 지금까지 애써 쌓아온 실력을 당당하게 발휘하길 응원한다. 현실과 달라서 꿈 같은 말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수능을 앞둔 여러분과 이런 날을 함께 기대해 본다. 친구의 어깨를 두드리며 "친구야, 서로의 꿈을 응원하자. 우리는 영원한 깐부잖아!" 라는 진심 어린 말이 따뜻하게 오가는 날을! 김홍식(전 광주서부교육장·네이버스 광주지역후원회장)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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