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호남사람도 전두환 잘했다···" 윤석열 '실언' 논란

입력 2021.10.19. 17:19 수정 2021.10.19. 17:24 댓글 0개
尹 "쿠데타, 518 빼면 정치 잘했다는 분 꽤 많아"
民 “정치·경제적 차별로 호남 낙후 원인 제공”
19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경남 창원시 의창구에 소재한 경남도당에서 열린 '경남 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을 높게 평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호남사람들도 전두환이 정치를 잘 했다고 한다"고 언급한 데 대해 강한 비판이 쏟아졌다.

윤 전 총장은 19일 부산 해운대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며 "호남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윤 전 총장이 전문가에게 정책 전권을 주는 시스템 정치 필요성을 언급하는 맥락에서 나왔다. 그는 뒤이어 "왜 그러냐면 (전문가에게) 맡긴 거다. 군에 있으면서 조직 관리를 해봤기 때문이다"며 "그 당시 정치했던 사람들이 그러더라. '국회는 잘 아는 너희가 해라'며 웬만한 거 다 넘겼다고"라며 부연했다.

이 같은 윤 총장의 발언은 즉각 호남민 폄훼 논란에 휩싸였다. 윤 전 총장의 주장이 민주주의 염원을 압살하고 공안 통치를 한 '독재자'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둘째로 치더라도 5·18 학살의 책임자인 전두환을 호남민들이 고평가하고 있다는 발언은 호남정서와 분명히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다.

당장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은 규탄 성명을 내고 "호남이 전두환 정치를 옹호했다고 하는 부분은 도저히 묵과하고 넘어갈 수 없는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광주시당은 "광주 사람들에게 전두환은 어떤 인물인가. 80년 5월 군홧발로 광주를 수백명의 피로 물들이며 정권을 찬탈한 사람"이라며 "전두환의 집권기간 동안 호남은 정치적 차별뿐 아니라 경제적 차별까지 받으며 낙후의 길을 걸었다"고 일갈했다.

이어 광주시당은 "엄혹한 전두환 통치 기간에 호남 사람들이 그를 칭찬하고 찬양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나. 일반화의 매우 심각한 오류"라며 "즉각 광주시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도 "광주영령과 호남인 능멸에 대해 지금 즉시 석고대죄하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광주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고 진상규명조차 완전히 되지 않았다"며 "집단학살범도 집단학살 빼면 좋은 사람이라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같은 당 대선후보들에게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유승민 전 의원 캠프의 권성주 대변인은 "윤 전 총장은 '호남분들'까지 들먹이며 전두환 독재정권을 옹호한 것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일갈했다. 이어 "우리 국민의힘은 그동안 지역갈등을 깨고 전국 기반의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호남에 진심으로 다가섰고 잘못된 역사에 대해 무릎 꿇어 사죄했다"며 "호남을 심각히 모욕한 오늘 윤 전 총장의 망언은 그간의 그 모든 노력과 정성을 모두 거짓으로 만들어 버린 망언 중의 망언이다"고 성토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공정과 정의를 위협했을 뿐만 아니라 헌법정신을 망각한 것"이라며 "(전두환은) 수천억 원의 정치자금을 기업들로부터 강탈했고 이것이 들통났는데도 본인의 노후자금과 자식 상속자금으로 써놓고 국민에게 오리발을 내민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홍준표 의원도 "참 부끄럽고 창피하다. 이런 사람들과 국가대사를 논 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고 창피하다"며 자조 섞인 비판을 내놓았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