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사람을 대할 때는 정성을 다하자

입력 2021.09.27. 14:24 수정 2021.09.27. 19:06 댓글 0개
이진국 경제인의창 ㈜에덴뷰 대표·경영학박사

서기 208년 적벽대전에서 패한 조조가 도망가다 화룡도라는 외골목에 이르자 관우가 퇴로를 막고 조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외통수에 빠진 조조는 목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다. 그러한 조조는 8년전 관우가 조조의 포로가 되어 목숨을 부지했던 시절 자신이 베푼 은혜를 들먹인다. 조조는 관우의 의에 감복해 자기 사람으로 만들고자 여포가 탔던 오늘날의 롤스로이스급인 적토마까지 선물로 준다. 5일 대연 3일 소연으로 융숭하게 대접하였다.

관우가 주군이며 의형인 유비에게 찾아가기 위해 조조의 휘하에서 도망칠 때도 조조는 주군에 대한 충성을 다하는 관우의 의리에 감복하여 추격을 멈추게 한다. 관우는 우여곡절 끝에 유비와 재회한다. 관우는 옛 생각을 멈추고 마침내 조조가 도망칠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준다. 준엄한 군율로 참수 될 수 있지만 신하로서 신의보다 지난날의 은혜를 선택한 것이다. 훗날 조조는 천하삼분의 위왕이 되며 관우는 공자와 함께 21세기 중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인물이 된다.

위는 삼국지연의 흔히 우리가 삼국지라고 부르는 책에 나온 조조와 관우가 주고받은 인간관계의 뭉클한 일화이다. 인간관계에 있어 상대방이 당장은 처지가 곤궁하고 보잘것 없다고 업신여기지 않고 상대방을 존중하고 정성을 다해 소중히 여기면 언젠가는 상대방을 통해 어려운 위기도 모면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몇 해 전 나는 거래처인 일본의 경영진이 우리 회사 첫 방문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을 배웅한 적이 있었다. 무안공항은 보안 심사대가 훤히 보이는 구조였기 때문에 보안 심사대를 통과하는 과정까지 지켜봐 주었다. 그 과정에서 그에게 준 선물이 X-레이 검사상 문제로 인식돼 공항 직원이 무엇이냐고 다그쳤다.

한국말을 못하는 그는 당혹스러워 했다. 나는 그의 난감해하는 눈과 마주쳤고 서로가 휴대폰을 꺼내 들고 보안심사 직원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별거 아님을 확인하였으며 문제없이 보안 심사대를 통과하여 무사히 출국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그는 입국부터 출국하는 날까지 극진히 챙기며 세심하게 배려해 주었다. 지금은 더욱 각별해졌고 신의도 돈독해져 활발한 비즈니스 교역을 하고 있다.

사실 당시 통역은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일본인이었다.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는 것은 일본에서는 상대에 대한 예우이며 신뢰를 보내는 뜻'이라고 귀띔해 주었다. 그가 거래처이기 때문에 극진히 대해야 하는 이유도 있었지만 그의 행동에서 진심을 느꼈기 때문에 나 역시 인연을 맺고자 하는 의지가 더 강했었다.

세상에 중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인생을 바꾸는 기회는 늘 사람을 통해 오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인정을 보일 때는 진실이어야 한다. 상대방이 당장 진심을 몰라 준다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대하는 것이 정성이다. 훗날 진심이라고 받아들인다면 상대방 역시 성의 있게 대하여 줄 것이다.

미국의 경제학자 토머스 소웰도 세속적인 표현이지만 이와 비슷한 말을 하기도 하였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예의는 푼돈을 투자해 목돈으로 돌려받는 것이다"라고. 이처럼 사람을 대할 때는 정성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진국 ㈜에덴뷰 대표·경영학박사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