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심근경색증은 어떻게 생길까?

입력 2021.08.16. 14:14 수정 2021.08.19. 18:58 댓글 0개
홍영준 건강칼럼 전남대병원 교수

고대 로마의 도시인 폼페이는 로마 귀족들의 휴양지로 매우 번성했던 도시로 인류 역사에서 '멸망한 도시들' 가운데 하나이다. 서기 79년 8월 24일은 불의 신인 불카누스를 기념하는 축제일이었고 한참 도시 내에서 축제가 진행 중일 때 갑자기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해 분화로 화산재가 하늘을 덮은 뒤 수백억 톤에 달하는 뜨거운 화산재와 용암이 도시로 쏟아져 내려와 폼페이는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됐다.

폼페이는 3m 가량이나 되는 화산재로 뒤덮였고 단 18시간 만에 완전히 잿더미가 돼 역사에서 소멸됐다. 그 뜨거운 화산재와 용암으로 인해 순식간에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가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던 것이다.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인해 한 도시의 멸망이 단 18시간 만에 이루어진 것처럼 단시간에 인간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병이 바로 심근경색증이다.

심근경색증은 화산 폭발과 같이 일어난다고 생각하면 된다. 심근경색증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동맥경화증 (죽상경화증)이며, 가장 흔한 발생원리는 심장 근육에 혈액, 영양분, 산소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의 동맥경화반이 파열되거나 균열이 생기면서 형성되는 혈전(피 덩어리)에 의해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히면서 심장 근육의 괴사가 일어나게 된다.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여 화산재와 용암이 흘러내려와 온 도시를 녹여버리고 굳어지게 만들 듯이 관상동맥의 동맥경화반이 터져서 폭발하고 관상동맥에 혈전이 생겨 심장 근육을 죽게 만드는 것이다.

관상동맥경화반이 터지기 직전에는 어떤 상태일까? 동맥경화반에 염증세포와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텔롤과 같은 안 좋은 성분이 증가하면서 매우 불안정한 상태가 되고 그 불안정한 상태가 한계에 달하면 화산이 폭발하듯이 순식간에 동맥경화반이 파열돼 심근경색증이 발생하게 된다. 다른 만성 질환과 달리 심근경색증은 갑자기 발생하므로 심장이 준비할 시간이 없이 공격을 받게 돼 사망할 확률이 아주 높은 병이다.

심근경색증은 선진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흔한 사망 원인 중의 하나다. 심근경색증의 초기 사망률은 약 30%에 달하며, 사망 환자의 50% 이상은 병원에 내원하기도 전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심근경색증에 대한 치료법은 급속도로 발전했으며, 심근경색증으로 인한 사망률도 30% 이상 감소시켰지만, 여전히 25명 중 1명은 퇴원 후 1년 이내에 사망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심근경색증이 발생하면 아주 높은 사망률을 보이지만 반면 예방할 수 있는 병이다. 심근경색증의 조절 가능한 위험인자로는 흡연,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당뇨병, 비만, 운동부족 등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통해 심근경색증을 예방하도록 노력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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