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심판은 국민의 몫이니 국민에게 맡겨야

입력 2021.08.08. 15:46 수정 2021.08.10. 10:08 댓글 0개
김홍신의 新인간시장 소설가

나라와 국민을 위해 가장 공정해야 할

정치권은 스스로 선수와 심판을

겸임한 채 자신에게 유리한 판정을

일삼고 있다. 선수와 심판을 겸임했기에

국민들은 정치인을 '가장 믿을 수 없는

존재'로 평가한다. 국민들은 정치인을

부정선수이거나 교묘한 눈속임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선수로

인식하게 된 것 같다

도쿄올림픽이 7월 23일 개막되어 8월 8일 폐막되었다. 세계적인 큰 잔치인데 코로나 사태로 역사상 최초 무관중 대회였다. 올림픽을 1년 연기했지만 코로나 상황은 일본정부가 비상사태를 선언할 만큼 더 나빠졌다. 그럼에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막대한 손해배상의무 때문에 미룰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일본의 스가 내각은 곤두박질 친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올림픽과 패럴림픽 직후에 자민당 총재 선출과 중의원 총선거 있기에 국민 과반 이상이 반대해도 올림픽을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 올림픽 개막식에 각국 최고지도자들이 참석하여 올림픽외교를 펼치는 게 관례인데 이번에는 그마저 실패했다. 스포츠에 재정지원을 아끼지 않던 일본 기업들이 줄지어 개막식에 불참했고 TV광고도 철회했다. 경제단체인연합회, 일본상공회의소, 경제동우회 대표도 개막식에 불참할 정도로 자국민에게 환영받지 못한 올림픽이었다. 그럼에도 출전 선수들의 피와 땀, 온몸과 마음을 던진 투지는 인류만이 해낼 수 있는 예술이라고 칭송 받았다.

올림픽 경기를 보면서 우리는 왜, 유독 금메달에 환호하고 집착하는지 생각해 보았다. 심리학에서 은메달을 받은 선수보다 동메달을 받은 선수의 표정이 밝고 행복감이 높다고 한다. 은메달을 받은 선수는 조금만 더 잘했으면 금메달이 내 것이고 열광적인 환대를 받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고 동메달 받은 선수는 하마터면 메달을 못 받을 뻔 했는데 시상대에 오르니 참 다행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올림픽은 참가하는데 의미가 있다고들 한다. 그러나 메달 색깔에 따라 구경꾼들의 박수와 환호의 크기가 다르기 마련이다.

1등의 승자독식 행태를 민주적 행위라고 여기는 정치, 힘이 세면 불공정을 공정이라고 억지를 써도 통하는 세상, 나라의 미래는 어찌되든 눈앞의 1등을 거머쥐기 위해 온갖 술수를 다 동원하는 비열한 승부욕과 대선 주자들의 단견이 판을 친다. 그런 대선 주자를 추종하여 사익에 몰두하는 추종자들, 상대를 헐뜯어야 직성이 풀리고 상대를 칭찬하면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거라고 착각하는 정치인들이 차고 넘친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가장 공정해야 할 정치권은 스스로 선수와 심판을 겸임한 채 자신에게 유리한 판정을 일삼고 있다. 선수는 최선의 기량을 발휘해야 하고 심판은 국민 몫이니 국민에게 맡겨야 한다. 선수와 심판을 겸임했기에 국민들은 정치인을 '가장 믿을 수 없는 존재'로 평가한다. 국민들은 정치인을 부정선수이거나 교묘한 눈속임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선수로 인식하게 된 것 같다.

이번 올림픽에서 기쁘고 반가운 소식도 많았지만 아쉽고 안타까운 소식도 있었다. 그럼에도 인간의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공정한 경쟁과 상대에 대한 배려'가 감동을 주었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꼴찌에게도 갈채를 보내는 '공정과 배려'를 우리 정치인들이 배웠는지 묻고 싶다.

국제경쟁력과 국가위상에 대한 평가에서 방역이 중요한 가치로 평가받게 될 것 같다. K방역으로 국제적 부러움을 샀던 우리나라가 백신접종 과정에서 확진자 증가, 거리단계 상향조정과 백신확보 경쟁에서 국민의 불신을 받았다. 그런 상황에서 델타변이 바이러스 창궐은 국민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미국질병통제센터(CDC) 보고서에 따르면 '델타변이의 전염성은 수두만큼 강력하며 다른 변이보다 더 심각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즉, 델타변이는 현대 인류가 맞이한 가장 전파력이 강한 전염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선진국들은 벌써부터 부스터 샷으로 불리는 백신3차 접종에 나선다는 소식에 마음이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추가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많아졌고 일부 백신은 가격 인상까지 예상되고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스라엘, 일본은 3차 백신접종을 시행했거나 준비 중이라고 한다. 유럽연합(EU)도 회원국 4억 4천770만 명의 10배나 되는 44억 회분의 백신을 확보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백신확보와 접종이 과연 선진국 수준이냐고 묻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델타플러스 확진자가 나왔기에 국민 불안은 한계점에 치닫고 있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자탄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

세계인구 2억이 넘게 코로나에 감염되고 300만 명 이상 사망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류가 자랑하던 휴머니즘이 무너지고 공정도 깨어졌다. 선진국들은 백신이 남아돌고 저소득국들은 백신 확보는커녕 길거리에서 목숨을 잃거나 시신을 거리에서 태우거나 무덤 파느라 군대까지 동원했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가 '2100년이면 현생 인류는 지구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한 말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세계가 코로나뿐 아니라 기상 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중부 이북지역의 건장마와 폭염과 열대야로 전력 블랙아웃 걱정까지 하게 되었다. 캐나다와 미국 서부지역의 폭염과 거대한 산불, 러시아와 터키의 대형 산불, 독일 등 유럽 일대에 1000년 만의 폭우, 중국 일부지역의 감당하기 어려운 물난리로 지구는 혼돈의 세계가 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와 부동산 실책, 취업난과 진영갈등, 양극화와 상대적 박탈감, 밥상 물가 걱정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불쾌지수가 폭발지경이다. 청년층은 희망고문에 시달리고 있다. 20대 젊은 층의 은행대출 규모가 현 정부 출범 전에 16조 4천억 원이었는데, 4년 만에 무려 43조 6천억 원이 됐다니 어찌 가슴이 미어지지 않겠는가. 언론에서는 영혼까지 끌어 모아 집장만을 했거나 빚을 내어 가상화폐나 주식에 투자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는 '가격 하락 가능성이 있으니 추격매수를 자제하라'고 했다.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의 책임을 교묘하게 비껴가는 발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집값 폭등의 원인인 과잉규제, 반시장 정책을 유지한 채 국민들이 투기했거나 '영끌'과 '빚투'로 정책이 헝클어졌다는 주장을 한 셈이다. '벼락 거지'라는 단어를 만들어 낸 정책혼선에 대해 역사가 반드시 책임을 묻는다는 걸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방호복을 입고 코로나 확진 93세 치매노인과 화투를 친 간호사의 휴머니즘과 대비되는 탁상행정의 촌극 또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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