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사설>학동참사 중간수사, 비리 묵인한 사회책임 묻는다

입력 2021.07.29. 13:04 수정 2021.07.29. 19:35 댓글 0개
사설 현안이슈에 대한 논평

무고한 시민 9명의 목숨을 앗아간 학동 재건축 과정 붕괴사고는 전형적인 인재로 드러났다. 대기업의 묵인 방조에 따른 불법 다단계 하도급, 지분따먹기, 후려처진 공사비에 따른 부실공사 등 우리사회 구조적 비리와 부조리가 빚어낸 사회적 참사를 목도하게 된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가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5명을 구속하고 동구 직원 등 4명을 불구속 송치했으며 조합 비리관련은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적 관심사였던 원청인 현대산업개발의 책임은 묻지 못했다. 현대산업개발의 불법다단계 하도급 묵인이 드러났음에도 특별한 사법적 처리 없이 서울시에 건설산업기본법위반 혐의로 과태료 등 행정처분을 요청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불법 다단계 하도급 과정에 공사비는 당초의 5분의 1 이하로 급락했고, 하도급업체간 지분따먹기 등 우리사회 고질적인 비리가 재연됐다. 이는 부실공사로 이어져 국민안전을 위협했다. 이 구조적 불법 다단계 하도급의 고리를 끊지 않고서는 먹이사슬 최종단계 사업자를 희생양 삼고, 애먼 국민 목숨을 빼앗는 불행이 반복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경찰의 중간수사결과는 참담하다. 결국 국민 일반 상식선의 의혹을 사법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점에서 불행하다. 또한 국민적 관심 속에 출발한 수사는 결국 먹이사슬 끝자락에 대한 처벌로 정리된다. 근원이라 할 원청에 대한 책임추궁없이 먹이사슬 맨 아래 단계인 하도급 시행업자나 구속되는 양상은 국민법감정과도 유리된다. 하도급업자 구속을 정의 실현이라, 창졸간에 생명을 잃은 이들에 대한 위로라 할 수 있을지 묻게 된다.

'붕괴사고의 근본적인 책임을 져야 할 원청업체에 면죄부를 주는 결과'라는 정의당의 주장에 국민들의 눈과 귀가 쏠리는 이유다.

학동사고는 업계의 관행이 된 구조적 비리와 이를 나몰라라 한 우리사회가 만들어낸 사회적 참사라는 사실을 거듭 확인한다. 경찰수사를 꼬리자르기식 사법처리로 내모는 법과 제도의 정비가 요구된다. 또한 연장선에서 그나마 부족한 사법정의가 학동참사에 국한돼서도 안된다. 전국 재개발 사업장에 대한 안전점검으로 또 다른 희생을 막아야 한다.

무엇보다 정치권은 중대재해특별법 등 국민안전 관련 법안 등에 책임감을 갖고 임해야 한다. 기업 눈치 보고 법과 제도정비를 나몰라라 한 점에서 이 참사의 또 다른 주범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권의 각성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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