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기고>정보격차의 위험

입력 2021.07.27. 11:13 수정 2021.07.27. 19:30 댓글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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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호 전남대학교 경제학부 강사/(사)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이사

삶에서 우리는 수많은 선택을 한다. 경제학은 이 선택에 대해 연구하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선택을 할 때 내가 상대방보다 정보를 덜 가지고 있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이처럼 거래의 한쪽이 상대방과는 다른 정보(상대방이 중요하게 여기는 정보)를 갖게 되는 상황은 우리 주변에 많이 발생한다. 이런 지식의 격차를 경제학에서는 비대칭 정보라 하고, 거래의 상대방이 가지지 못한 정보를 가진 쪽이 사적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비대칭 정보는 숨겨진 특성과 숨겨진 행동으로 구분할 수 있다. 숨겨진 특성은 거래의 한쪽이 상대방은 관찰하지 못하는 상품이나 재화에 대한 어떤 정보를 관찰하는 경우이며, 숨겨진 행동은 거래의 한쪽이 상대방에게 의미는 있지만 관찰할 수는 없는 행위를 하는 상황이다. 중고차 시장에 수많은 보증과 업체의 신뢰도를 증가시키려는 행위가 숨겨진 특성에 따라 나타난 현상이고, 엑셀처럼 보이는 카톡 화면을 활성화시켜놓고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것이 숨겨진 행동에 따라 나타난 현상이다.

정보의 비대칭은 시장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숨겨진 특성은 중고차 시장이나 건강보험 시장 등에서 역선택이 발생한다. 즉, 멀쩡한 중고차는 시장에 없고 겉만 번지르한 중고차만 존재하여 중고차 시장이 사라 질 수 있다. 숨겨진 행동은 노동시장이나 보험시장에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한다. 종업원들의 근태를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나 보험에 가입한 운전자가 더 많이 저돌적으로 운전을 하는 경우가 생긴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자연발생적이라 하더라도 해결하기 위해 대응하지 않을 경우 시장 자체가 사라져 버릴 수 있기 때문에 역선택과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한 시장적 해결방안이 광범위하게 시행되고 있다. 역선택을 방지하기 위해 중고차 시장에서는 주요부품 보증, 사고이력정보 제공, 성능확인서, 본인서명 사실 확인서 등의 인증을 강화했으며, 건강보험에 가입하기 위해 건강검진을 받게 하는 등의 절차를 마련했다. 또한 사적정보를 가진 개인이 자신의 제품이나 품질이 높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무상보증 기간을 길게 한다든지, 대학 성적을 높게 받아 성실함을 보이거나 스펙을 쌓아 직무에 더 적합하다는 신호를 발송한다. 한편,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노동시장에서는 임금을 높게 주거나, 사내복지를 충분히 제공하고, 보험시장에서는 화재나 자동차 사고가 발생하면 일정정도의 본인 부담금을 내게 하여 비용을 함께 지불하게 하거나 운전을 적게 하는 경우 할인을 해주는 인센티브를 제공해 사고율을 낮추고자 한다.

시장적 해결방안과 더불어 정부 정책과 입법을 통한 규제 등으로 역선택과 도덕적 해이 일정 부분 방지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을 의무화하고 주기적 건강검진을 실시하거나, 자동차 의무보험에 가입시키는 것 등이 있다. 그렇지만 정부도 숨겨진 특성이나 숨겨진 행동을 관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효율을 감소시키는 비용을 치러야 한다.

비대칭 정보의 문제점은 제도와 질서를 유지하고자 할 때에도 적용된다. 부동산 투기문제, 작업장 안전문제, 식품위생 문제, 고위 관료의 부정부패 문제 등 범죄에 대한 감시와 처벌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인-대리인 문제로 생각해 볼 수 있다(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개리 베커와 조지 스티글러의 제안). 사회가 주인이고 규제를 받는 시민이 대리인 되었을 때 도덕적 해이는 기대처벌 수준(=적발 확률×적발 시의 처벌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기대처벌 수준을 높이는 방법은 적발 확률을 높이거나 적발 시의 처벌수준을 높이면 된다. 하지만 적발 확률을 높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모든 것을 감시할 수 없기 때문이며 적정 비용 수준에게 유지하는 것이 사회 후생측면에서 더 높다. 하지만 적발 시의 처벌수준은 대폭 강화할 수 있다. 따라서 부동산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 수준을 대폭 강화하고, 작업장 안전문제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높이고, LH사태와 같이 사적정보를 통해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경우, 또한 언론과 같은 정보에 사회적 영향이 큰 분야에 징벌적 손해배상 등의 제도를 도입하면 비대칭 정보의 문제점은 효율감소 비용을 최소화하며 공평성을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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