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통일부 폐지가 거론되는 이유

입력 2021.07.19. 13:36 수정 2021.07.20. 09:38 댓글 0개
서민의 開소리 단국대 교수

언젠가는 북한이 자신의 진심을 알아줄 거라 생각하는지 연일 퍼주기 발언을 계속하고 있는데, 그 하이라이트는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것이다

그간 중앙정부만 할 수 있었던 대북지원을 지자체도 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으로, 이는 정권이 바뀐다해도 북한에 계속적으로 퍼주기를 할 수 있도록 한, 이 장관 퍼주기의 끝판왕 그러다 보니 이렇게 묻는 이들이 늘어나는 건 필연이다

"북한은 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데 통일부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조직은 수명이 다했거나 애초에 아무 역할이 없는 부처다."

7월 12일,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통일부 폐지론을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게 무슨 헛소리냐는 반응을 보였지만,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이 대표의 주장에 동조하는 이도 제법 많아 보인다. 통일부의 존재에 회의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 번째로, 통일의 당위성이 과거보다 희석됐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따라 불렀던 나 같은 사람이야 통일을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로 보지만, 남과 북이 다른 나라라는 것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 통일은 허황된 구호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한 헌법 3조를 개정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그 연장선상이며, 남과 북의 경제력 격차가 크게 벌어져, 통일이 우리에게 손해라는 인식도 통일의 필요성을 줄이는 요인이다.

역대 정부가 통일을 이벤트성으로 접근한 것도 문제였다. 남북 정상이 처음 만나 굳게 손을 잡았던 2000년 6월 15일만 해도 통일이 성큼 다가온 것처럼 느껴졌지만, 그 후 남북관계는 기대만큼 전진하지 못했고, 오히려 후퇴한 적도 여러 번이다. 그러다 보니 이젠 남북회담이 성사돼도 '저러다 말겠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고, '혹시 지지율 올리려고 저러나?'는 의심까지 들 정도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통일부가 하는 일이 국민에게 와닿지 않는다는 것이리라. 통일부 홈페이지를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통일부는 통일 및 남북대화·교류·협력·인도지원에 관한 정책의 수립, 북한정세 분석, 통일교육·홍보, 그 밖에 통일에 관한 사무를 관장합니다." 통일부는 이런 일들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을까? 역할의 하나인 '남북대화'를 보자. 대화는 그 정의상 서로 주고받는 것이고, 긴박한 사안이 발생할 땐 그 필요성이 커진다. 예컨대 2020년 6월 일어난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때는 이런 대화가 오가야 정상이다.

김여정: 남북연락사무소가 멀지 않아 형체도 없이 무너질 것이다.

통일부: 부수기만 해봐라. 가만 있지 않을 것이다.

김여정: (사흘 후) 진짜로 폭파했지롱!

통일부: 지금의 행동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사죄와 손해배상을 할 때까지 대화는 물론 인도적 지원도 하지 않겠다.

그 뒤 통일부가 북한으로부터 사과를 받아낸다면, 사람들은 이럴 것이다. "통일부가 이래서 있어야 하는구나!" 하지만 현실은 이와 같지 않았다. 김여정의 협박에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었지만, 통일부의 경고는 나오지 않았다.

폭파 이후엔 어땠을까? 통일부장관 김연철의 말을 들어보자. "남북관계 악화의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했다." 뒤이어 장관이 된 이인영은 170억원을 들여 지은, 엄연히 우리 재산인 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손해배상을 추진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남북관계의 특수성상 손해배상 청구 등은 한계가 있다. 정부는 조속히 남북대화를 재개하여 관련 문제의 실질적 해결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이 장관이 그 뒤 '문제의 실질적 해결'을 위해 노력했을까? 같은 해 11월 그가 한 말을 보면 그저 아연하다.

"무너진 연락사무소를 적대의 역사에 남겨두지 않고, 더 큰 평화로 다시 세워나가야 한다…서울·평양 대표부를 비롯해 개성, 신의주, 나진, 선봉지역에 연락소와 무역대표부 설치도 소망해본다." 해석하면 이렇다. '연락사무소 폭파는 과거의 일이니 다 잊자. 그리고 북한이 언제든 폭파할 수 있도록 개성을 비롯해 여러 군데에 연락사무소를 더 세우자.'

장관의 배려심이 어찌나 지극한지 감동이 밀려오지만, 그 따뜻함이 우리 국민에게까진 미치지 않는다는 게 아쉽다. 예컨대 6·25 때 북한에 끌려가 강제노역을 하다가 극적으로 탈출한 국군포로들이 있었다. 이분들은 자신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포로에게 노동을 시키는 것은 야만적인 행위인 만큼 재판부는 김정은 위원장이 이분들에게 2천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다. 김정은의 배상이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하나마나한 판결 같지만, 놀랍게도 우리나라에는 북한 재산이 있었다. 우리 방송사들은 북한방송 자료들을 사용하며 저작권료를 내고, '경제문화협력재단 (경문협)'이 그 돈을 받아 북한에 송금하는데, 2008년부터 대북제재로 대북송금이 어려워진 탓에 경문협에 20억이 넘는 돈이 쌓여 있는 것이다.

법원도 경문협에 돈을 내놓으라고 했지만, 대표를 맡고 있는 임종석은 지급을 못하겠다며 항소를 했다! 이것도 엄연히 남북문제니만큼 통일부가 나설 수도 있을 것이다. 김정은에게 돈을 달라고 요구하던지, 아니면 경문협을 닦달해 돈을 내놓게 하면 좋을 텐데, 이 장관은 그런 일에는 일체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그럼 그가 관심을 갖는 것은 무엇일까 궁금해 장관 부임 이후 그가 했던 말들을 찾아봤다.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 수해복구를 돕겠다, 우리도 없어서 못맞는 코로나19 백신을 주겠다, 북한에 의료진을 파견하겠다 등등, 그 대부분이 북한에 뭔가를 퍼주고 싶어 안달하는 내용들이다.

금강산 관광 기업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남북관계를 복원하는 과정에서 제 역할이 있다면 저를 다 던질 생각"이라고 말한다든지, 코로나로 어려운 와중에 남북협력기금을 3.1% 증액한 대목에서는 가슴이 뭉클해진다. 심지어 북한주민의 삶이 어려운 게 미국의 대북제재 때문이라고 얘기하는 바람에 미국 국무부가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북한의 민생악화가 김정은과 그가 펼치는 정책의 후진성 탓이지 왜 제재를 걸고 넘어지냐는 것인데, 한 전문가는 "이 장관의 저자세가 도를 넘었다"고 말한 바 있다.

북한 정부가 한국의 도움을 일절 거부하고, 미국은 우리더러 저자세라 욕해도, 이 장관은 흔들리지 않는다. 언젠가는 북한이 자신의 진심을 알아줄 거라 생각하는지 연일 퍼주기 발언을 계속하고 있는데, 그 하이라이트는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것이다.

그간 중앙정부만 할 수 있었던 대북지원을 지자체도 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으로, 이는 정권이 바뀐다해도 북한에 계속적으로 퍼주기를 할 수 있도록 한, 이 장관 퍼주기의 끝판왕이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묻는 이들이 늘어나는 건 필연이다. "통일부는 도대체 왜 있어야 하죠? 이인영 장관을 보니 없어도 될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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