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왜 수술실 CCTV 설치는 신중해야 하는가?

입력 2021.07.05. 16:51 수정 2021.07.15. 20:00 댓글 8개
최정섭 건강칼럼 광주광역시의사회 수석부회장
최정섭 광주광역시의사회 수석부회장

지난 6월 전국은 수술실 내의 CCTV설치 의무화를 쟁점으로 여·야 및 의사협회 사이 뜨거운 논쟁이 벌어져 정치권과 언론계에 화제가 됐다. 결론은 지난 6월 23일 법안소위원회에서 수술실 내 설치, 또는 입구 설치와, 의무화 또는 자율화의 논쟁 속에 7~8월에 다시 결정하는 것으로 일단 보류됐다.

수술실 CCTV설치 반대는 의료계가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함이 아니다. 의료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극히 일부 의사의 일탈 행위를 전체로 봐서는 안 되고, 발생할 수 있는 많은 부작용등을 고려하여 다른 분야와는 달리 신중히 접근해야하기 때문이다.

세계 의사회는 서신에서 "수술 행위는 환자와 의사의 신뢰를 기반으로 보장되는데 CCTV설치로 의무적 감시가 환자 인권 침해와 위축적 수술로 적극적 치료의 저하를 초래한다"고 했다.

CCTV설치로 가뜩이나 외과계 특히 국민의 생명과 직속되는 필수 의료과인 흉부외과, 일반외과, 산부인과 등의 비인기 과가 고된 노동과 낮은 수가, 잦은 소송에 휘말리면 누가 지원 하겠는가? CCTV설치로 외과 의사들의 수술을 감시하고 옥죄는 상황이 되면 사명감을 가지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려는 외과의사 기피 현상과 방어적 수술만 하게 되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따름이다.

그럼 여기서 각 직역들의 CCTV 의무 설치에 대해 알아보자. 사우나의 탈의실에 절도 예방과 탕 내의 낙상 방지를 위해 민감한 신체 노출을 감수하며 CCTV설치를 할 수 없다. 정인이법을 지키기 위해 입양 가정에 감시 CCTV설치를 해야 하는가? 지금은 의무화가 되어 어린이집 CCTV 설치로 아동 학대는 많이 줄었다지만 어린이집 교사들의 인권 침해로 이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학교, 학원 내의 폭력 예방을 위해 왜 CCTV를 설치하지 않는 것인가? 다 이유가 있다. 6월 13일 국가인권위원회는 학교 CCTV설치는 교사와 학생의 행동 자유와 인권을 이유로 설치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6월 11일 국가 인권위원회는 부정 의료행위 방지를 위해 CCTV설치 의무화가 필요하다 했다. 수술실 내의 의료진과 환자의 인권은 없는가? 모순이다. 법원도 최근 CCTV영상을 포함한 기록 의무화 법안이 발의됐다. 그러나 변호사협회에서 CCTV가 소송경제에 반한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제출해 그 뒤로 폐기됐다. 이것이 의사협회가 정보 유출 우려와 소극적 의료 행위로 반대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모든 직역의 CCTV 설치 반대에는 이와 같이 이유가 있는 법이다.

자칫 CCTV 설치반대가 마치 의사들이 불법을 용인하자는 주장으로 왜곡돼서는 안 된다. 다만 범죄예방 목적으로 CCTV 강제설치가 유일무이한 방법이 아니고 유출시 인권침해 등 많은 부작용이 예상되므로 다른 방법을 고려해야한다는 것이다. 헌법 37조 2항에서 기본권 제한은 필요 최소한의 방법을 선택해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에 의해야 한다는 비례의 원칙을 정하고 있다.

강제설치 법안은 환자와 의료인의 프라이버시권(헌법17조)이라는 헌법상 기본권 침해를 필연적으로 예정하고 있다. 또한 촬영파일 해킹 시 이를 이용한 범죄가 예상되는 등 아주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수술실은 환자와 의료인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지극히 사적이고 내밀한 공간이다.

강제화 논리대로라면 수술실뿐만 아니라 국회, 행정부 등 모든 공공기관의 개인 집무실을 비롯한 구석 곳곳에 CCTV설치를 의무화로 모든 행위를 감시해 범죄를 사전에 방지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또한 의무적으로 촬영하고 이를 일정기간 보관해야 된다면 해킹과 불법유출에 대비해 강력한 보호 장치를 해야 하는데 필연적으로 장비 구축과 관리에 비용이 발생한다. 이를 전적으로 의료기관에 전가할 것인가? 국가가 이를 보전해야한다면 재정이 추가로 소요되고 건강보험료 인상도 수반되게 된다.

끝으로 그 어느 나라도 이를 강제한 입법례가 없다는 건 이와 같은 기본권침해와 심각한 부작용이 예견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연 범죄예방목적을 위해 강제화가 필요하고도 적절한 최선의 방법인지 신중히 검토해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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