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Be the Reds'

입력 2021.06.24. 15:38 수정 2021.06.24. 19:38 댓글 0개
주종대 건강칼럼 밝은안과21병원 원장

우리나라 축구 경기를 시청하다가 'Be the Reds' 글자가 새겨진 붉은색 티셔츠가 문득 생각났다. 거슬러 올라가면 지금부터 약 19년 전인 2002년 5월 31일부터 6월 30일까지 한국과 일본에서 월드컵을 공동 개최했었다. 이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월드컵 4강까지 진출하며 '히딩크 매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마법과도 같은 기적이 일어났다.

월드컵은 4년마다 개최하는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대회다. 특히나 2002년 한일 월드컵은 두 개의 나라에서 처음으로 공동 개최한 대회로 의미가 크다. 개막전은 한국 서울에서, 결승전은 일본 요코하마에서 진행됐으며 한국과 일본에서 10개씩 위치한 무려 20개 경기장에서 64경기를 치렀다.

우리나라는 2002년 월드컵 개최국에 따른 이점 이외에도 네덜란드 출신의 거스 히딩크 감독의 선진 축구 기술과 체력 강화 훈련 등의 도입 등으로 한 단계 높은 축구 수준의 국가대표가 선출됐다. 이렇게 잘 준비된 축구 국가대표팀은 조별리그 1차전인 폴란드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고 그 후 승승장구하며 16강에 진출했다.

연이어 축구 국가대표팀의 선전으로 우리나라 경기가 있는 날에는 직장에서는 단축근무를, 학교에서는 단축 수업 등을 하며 모든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응원을 했다. 축구 경기장에 수많은 인파들이 모여들어 축구 경기 4시간 전부터 도로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거리에 나온 사람들은 국가대표 공식 응원팀의 유니폼인 붉은 악마의 티셔츠를 입고 붉은 악마 머리띠를 하며 페이스페이팅으로 태극기를 그렸다. 또한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경적을 울리면 전 국민이 하나 되는 축제의 장이었다.

2002년에 우리 병원은 오전 진료만 하고 오후부터는 병원 전 직원과 함께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대형 TV 앞에서 응원의 물결을 이루던 일이 생각난다. 한국의 4강 진출과 거리 응원 그리고 붉은 악마들의 역동적인 응원 문화는 전 세계인들에 대한민국을 알리는 엄청난 국가홍보를 가져왔다.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에 태어나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하고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흥분과 열기 속에서 붉은 티셔츠를 입고 박수를 치고 목소리를 높여 응원하는 2002년 6월은 어느 때보다 참 뜨거웠다. 하지만 그때 입었던 'Be the Reds' 문구의 티셔츠가 내 옷장에서 사라진지 오래됐다. 모두가 다 함께 한 가지에 몰두하고 열정적이었던 그때가 그리워진다.

그리고 얼마 전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유상철 전 인천유나이티드 감독이 안타깝게도 췌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현재 우리들 곁으로 돌아오지 못하지만 그 당시의 그는 내 영웅과도 같았다. 강인한 체력이 바탕인 축구 선수의 근성, 투혼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삶에서도 성실하고 진실된 모습은 우리들에게 참 영웅이었다.

넓은 필드에서 머리를 휘날리며 감각적인 패스, 태클, 슈팅을 보여주던 고 유상철 감독과 TV에서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우던 붉은 악마들의 응원 인파가 내 눈앞에 선명하다. 내가 있던 광주는 충장로에 있는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 시민들이 빼곡히 모여서 대한민국을 외쳤는데 그게 벌써 19년 전이라니 감회가 새롭다.

그 시절의 추억이 아름다웠듯이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이 서로 분열되지 않고 하나가 됐던 2002년 6월이 다시 오길 바라보며 고 유상철 감독의 삶이 오래도록 기억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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