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틀니의 날

입력 2021.06.16. 13:44 수정 2021.06.17. 20:22 댓글 0개
손미경 건강칼럼 조선대학교치과병원장

최근 불거지고 있는 세대갈등으로 인한 문제는 크고 작은 다툼 뿐 아니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세대 간의 이해와 소통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이러한 맥락에서 기업 또는 학교에서는 '노인으로 살아보기'와 같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는 젊은 세대들이 노인들이 겪고 있는 신체적 불편과 고통을 직접 체험함으로써 미래의 나의 모습을 인지하고 이를 통해 노인을 올바로 이해하고 노인들을 위한 복지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일깨우기 위한 소통 교육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치과에서도 노인의 몸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한다면, 아마도 틀니 체험이 아닐까 싶다. 여러분은 치아가 없이 식사를 하는 것을 상상해 보신 적이 있나요?

치과에서 생각하는 노화로 인한 변화는 입안이 건조해지거나, 잇몸이 약해져서 풍치가 생기거나 또는 치아의 배열이 어긋나면서 자꾸 음식물이 끼는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 중 노인이 되면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가 치아가 아프거나 없어서 잘 씹지 못하는 경우일 것이다. 그런데 치아가 한 두 개도 아니고 모두 다 없다면 어떨까? 건강한 28개의 치아가 있을 때는 식사를 하거나 대화를 하는 것이 마치 숨을 쉬는 것처럼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치아가 하나 둘씩 사라지면서 '이 대신 잇몸'이라는 속담이 무색할 만큼 잇몸으로 씹는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손톱이나 발톱처럼 빠지더라도 새로 자라나면 좋겠지만 우리 신체의 단단한 경조직 중 유일하게 다시 재생이 되지 않는 조직이 치아이다.

치아가 없어지면 단지 씹는 문제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섭식의 문제 뿐 아니라 발음의 문제 그리고 얼굴의 주름이 늘고 외모의 부조화가 생기며, 더 심하게는 사회생활을 기피함으로써 전체 삶의 질이 저하되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치과에서는 상실된 치아를 대신하는 완전 틀니, 부분 틀니와 같은 보철 치료를 통해 치아의 기능과 심미적 상실을 보완하는 치료를 한다.

틀니가 현재의 형태로 발달할 수 있었던 것은 1900년대 이후 획기적인 재료들이 발견되면서 부터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죽은 사람의 치아, 동물의 치아 등을 사용하던 것이 점차 도자기나 플라스틱 재료로 인공치아를 대신하게 되고, 잇몸의 색과 유사한 색상의 재료가 개발되었다. 최근에는 구강 스캐너와 캐드캠(CAD.CAM), 3D 프린트 등 첨단 기계를 이용하여 틀니를 제작하기도 하고, 또 임플란트를 이용하여 틀니를 제작함으로써 더 기능적이고 더 심미적인 틀니 치료가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이렇듯 틀니를 만드는 재료나 기술의 눈부신 발전 속에서 노인환자들의 씹는 즐거움을 통한 삶의 질은 증가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노인들이 거동이 불가하여 치과에 내원하지 못하거나 고가의 치료비 등의 이유로 잃어버린 치아로 인한 고통 속에 살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는 현재 65세 고령 환자에 대하여 완전틀니와 부분틀니의 건강 보험 급여화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고령화 시대에 발맞추어 노인의 의료복지확대가 가장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잘 이루어지고 있는 예시라고도 할 수 있다.

오는 7월 1일은 '틀니의 날'이다. 틀니의 날은 대한 치과보철학회에서 틀니의 건강보험 급여화가 만 65세로 확대 시행되었던 첫 날인 2016년 7월 1일을 기념하고, 틀니에 대한 대국민 관심과 틀니의 유지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며 더 나아가 건강한 치아의 중요성을 알리는 취지로 만들어진 날이다. 나이가 드는 것은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틀니의 날'을 맞이하여 노화로 인해 구강의 기능이 소실되어 씹고 삼키는 문제가 생기는 고령 세대에 대해 더욱 이해하고 배려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입으로 먹을 수 있다' 는 누구에게나 항상 있는 당연함이 아니다. 지금 젊고 건강하기에 누릴 수 있는 즐거움임을 생각하며, 감사하는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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