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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년 만에 무명열사 신원 밝혔다···비공인 행방불명자

입력 2021.06.15. 16:03 댓글 0개
5·18묘지내 묘 4-90 안장 무명열사, 고 신동남씨인 것으로
기록 조사·유전자 검사 거쳐 미인정 행방불명자 안장 확인
항쟁 당시 희생자 시신 일괄 확인과정서 생존 구속자 오인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15일 광주 북구 운정동 5·18민주묘지 내 묘4-90 안장 무명열사의 신원이 비공인 행방불명자 신동남(1950년생)씨로 확인된 가운데 신씨 유족이 헌화·참배하고 있다. 2021.06.15. 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5·18민주화운동 이후 41년 동안 이름도 없이 국립 5·18민주묘지에 안장돼 있던 열사의 신원이 확인됐다.

항쟁 당시엔 구속 중이던 생존자가 숨진 것으로 잘못 알려졌다가 신원이 결국 확인 안 돼 무명열사 묘지에 묻혀 있었으나, 공인 받지 못한 행방불명자였던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15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 세미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무명열사 5기 중 묘 4-90 안장자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립 5·18민주묘지 내 묘 4-90에 안장된 유해는 미인정 행방불명자였던 고(故) 신동남씨다.

진상조사위는 사망자 검시 기록, 병원 진료 기록 등을 확인, 행방불명보상신청서 기록과 대조하는 방식으로 무명열사·행방불명자 신원을 파악하는 조사를 진행했다.

특히 행방불명 신고자 중 나이, 신체 특징, 사망 일시·장소, 사인 등을 분석하고 병원 진료 기록 중 사망자 관련 기록을 대조하는 과정에서 신씨와의 일치 가능성이 확인됐다.

신씨는 유족들이 행방불명 피해를 신청했다가 1994년 2월 기각 결정으로 행방불명자로 공식 인정받지 못했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송선태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위원장이 15일 광주 북구 운정동 5·18민주묘지 세미나실에서 묘 4-90 무명열사의 신원이 항쟁 당시 행방불명으로 신고된 신동남(1950년생)씨로 확인됐다고 발표하고 있다. 2021.06.15. wisdom21@newsis.com

1980년 항쟁 당시 30살이었던 신씨는 건축업 미장 일을 하기 위해 그 해 봄부터 광주역 인근 여인숙에서 머물렀다.

5월20일께 여인숙을 나갔다가 총상을 당해 적십자병원으로 옮겨져 입원, 수술을 받았다. 이후 다음날(5월21일) 적십자병원 간호사로부터 연락을 받은 지인 이씨가 병원으로 찾아가 수술 후 복부에 붕대가 감긴 채 치료를 받고 있는 신씨를 확인했다.

지인 이씨가 도심 시위에 동참했다가 숨진 신씨가 영안실로 옮겨진 것을 봤다.

이후 같은달 22일께 시민수습대책위원회가 시내 병원 입원 사망자들을 모두 도청으로 옮겨 신원을 확인, 상무관에 안치했다. 이 때 신씨의 시신도 적십자병원 영안실에서 도청으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신씨의 시신은 신원미상으로 분류, 항쟁 당시 구속됐던 이금영씨의 어머니에 의해 5월24일께 상무관에 안치됐다.

1980년 5월29일 망월시립공원묘지 제3묘원 47번 묘에 '이금영' 이름으로 매장됐다. 이후 같은해 6월21일께 이금영씨가 상무대에 연행, 구금된 채 생존해 있는 것이 확인돼 신원 미상 처리됐다.

2001년부터 2년간 진행된 광주시 '행방불명자 소재찾기 사업'의 일환으로 신원 미상 11기 유해 대상 유전자 검사까지 진행됐으나 유전자 일치하는 가족이 없었다.

이후 현재 위치인 묘지번호 4-90번에 '무명열사'로 안장됐다.

진상조사위는 1980년 5월20일께 신씨가 머물던 여인숙가 가까운 광주역 인근에서 계엄군 발포가 있었던 점, 신원 확인 시신 내 총상 검시 소견 등을 들어, 광주역 집단 발포 희생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진상조사위는 1980년 광주검찰청이 작성한 '광주사태변사체 검시보고'에 기재된 부위 및 사인란의 '복부 관통상 및 장 파열', 사체검안서 내용, 적십자 병원 진료기록 등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과학적 검증을 위해 묘지 4-90번의 신원 미상 유해에서 확보한 유전자와 신씨 가족으로부터 채혈한 혈액 유전자를 분석·대조한 결과 23개 유전자좌 중 21개 유전자좌가 일치, 최종 판명됐다.

부계에 의한 친족 관계 여부를 확인하는 Y-STR유전자 검사, SNP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도 신원 확인이 뒷받침됐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15일 광주 북구 운정동 5·18민주묘지 세미나실에서 묘4-90에 안장됐던 '무명열사' 신원이 항쟁 당시 행방불명된 신고된 신동남(1950년생)씨로 확인됐다고 발표하고 있다. 발표 직후 신씨 유족에게 유전자 검사·진상규명조사 결과서가 전달되고 있다. 2021.06.15. wisdom21@newsis.com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신씨의 이복동생은 "당시 12세여서 형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 1993년 서울 모 경찰서에서 '5·18특위가 생겼으니 행방불명자 신청을 하라'고 해 신청했으나 심사위원회에서 인정받지 못한 이후 가족들은 포기하고 살았다"며 "진상조사위가 형의 신원을 확인해준 데 감사하다. 앞으로 형을 잘 모시겠다"고 밝혔다.

송선태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장은 "전남 해남 우슬재, 목포와 광주 인근에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신도 발굴, 유전자 검사 대조 작업을 거쳐 신원을 밝히겠다"며 "현재 계엄군 58명이 진상조사위에 직접 암매장 또는 매장 목격담을 진술하고 있다. 행방불명자 찾기에 속도를 내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5·18 관련자 보상이 시작된 1990년부터 2015년까지 7차례에 걸쳐 행방불명자 신고자는 242명이다. 이 중 공식 인정된 행불자는 84명, 이 중 6명은 신원이 확인됐다.

다만 신동남씨는 공인 받지 못한 행방불명 신고자여서, 신원 확인 행방불명자 6명엔 포함되지 않는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15일 광주 북구 운정동 5·18민주묘지 내 묘4-90 안장 무명열사의 신원이 비공인 행방불명자 신동남(1950년생)씨로 확인된 가운데 신씨 유족이 헌화·참배하고 있다. 2021.06.15. wisdom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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