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방호복 입은 전사, 코로나 의료진들

입력 2021.05.17. 14:35 수정 2021.05.17. 20:08 댓글 0개
이진국 경제인의창 ㈜에덴뷰 대표·경영학박사

얼마 전 방역당국에서 연락이 왔다. 업무차 미팅을 가졌던 사람이 확진돼 밀접 접촉자로 분류됐다는 통지였다. 지침에 따라 검사를 받고 양성판정이라는 결과로 전남대병원 음압병동에 입원하게 됐다.

음압병동은 병실 내부의 바이러스가 외부로 퍼지는 것을 차단하는 음압 장치가 설치된 병동이다. 나는 코로나가 독감의 일부일 거라고 애써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태연한 척 치료에 들어갔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는 집요하게 온몸을 파고들었다. 나흘 동안 무증상이었던 몸은 5일째부터 온몸에 수천 발의 폭탄을 떨어뜨리는 듯한 고통을 주었다. 고열과 폐렴, 근육은 물론 뼈까지 아파지면서 견디기 힘든 매우 기분 나쁜 증상들이었다. 그러한 증상이 최고점에 다다르자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에게는 임종이라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다'는 말이 맴돌았고, 죽음의 공포가 눈앞에 온 듯한 기분이었다. '개똥밭에 굴러도 낯선 저승보다 낯익은 이승이 낫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코로나에 하루하루 지쳐갈 때, 흰색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들의 존재는 지옥에서 만난 부처님 예수님처럼 반갑고 의지가 됐다. 철저하게 격리된 음압병실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고 있는 환자로서는 신 이상의 존재였다.

의료조치뿐만 아니라 불안한 상태를 위로해주는 심리적인 안정까지 신경 쓰는 모습은 '생명의 페이스 메이커'라고 부르기에 충분했다.

치료를 받는 동안, 하얀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전신 보호복과 덧신 등 온몸을 감싸는 '레벨D 방호복'은 갑주를 입은 전사 같았다. 보는 이마저 그 무게와 힘듦을 짐작할 수 있었다. 여러 보도에 따르면 방호복의 무게는 5kg에서 6kg 사이로 알려졌다. 게다가 여름이 다가오는 요즘에는 무게와 함께 호흡이 가빠지는 이중고가 찾아온다고 한다.

진료를 보던 의료진이 실신했다는 기사 내용이 충분히 이해가 갔다. 그들은 코로나라는 적과 싸우는 전사이며 대한민국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진정한 영웅들이었다.

치료를 받은 지 2주 만에 완치, 감염 우려가 전혀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같은 시기에 코로나 입원 환자 가운데 호흡기를 낀 상태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환자도 있다'라는 의료진의 말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간 큰일이 날 '무섭고 독한 바이러스'임을 느꼈다. 그렇게 병원을 나와 회사로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회사에서는 밀린 업무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평범한 일상 복귀에 산더미 서류뭉치조차 감사하게 느껴졌다.

'인도의 코로나19 하루 사망자 최고치 기록' 제목으로 의료시스템이 붕괴된 인도발 기사가 연일 포털을 장식하고 있다. 이러한 뉴스를 보며 세계 최고 수준의 방역과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에 자부심이 든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적을 두고 지금 이 순간에도 국민들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대한민국 코로나 의료진들이 존재함에 감사하다. 특히 전남대 감염내과 의료진을 비롯해 감염병동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간호사들의 희생과 헌신에 존경을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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