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500년간 안 썩는 '아이스팩'···지자체 골머리

입력 2021.04.13. 16:20 수정 2021.04.13. 16:21 댓글 1개
미세플라스틱 일종 불에 타지도 않아
환경오염 주범 꼽혀 재사용 움직임 확산
광산구 전국 최대규모 수거함 설치
5개월만에 아이스팩 60만여개 수거
타 지자체 “수요처 없다”며 뒷짐
광산구청 직원들이 수거된 아이스팩을 세척하고 있다. 사진=광산구청

코로나19로 신선식품 택배배송이 늘면서 아이스팩 재사용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비닐포장 안에 젤 형태(물과 미세플라스틱의 일종)로 돼있는 아이스팩은 불에 타지 않고 자연분해 기간만 500년이 넘는다. 하수구에 버리면 수질오염 등 생태계에도 문제를 일으켜 대표적인 환경오염 주범으로 꼽히면서 이같은 재사용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광주 일부 지자체는 여전히 수요처가 없다는 이유로 뒷짐만 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광주 5개 구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전국 최대 규모로 아이스팩 수거함을 설치한 광주 광산구. 관내 주민센터 21개소, 공동주택(아파트) 334개소 등 총 355개소에 수거함을 설치하고 선별·세척해 인근 전통시장, 식품제조업체 등에 공급하고 있다.

올 2월까지 5개월 간 수거량은 230t, 57만5천개에 달한다. 이중 절반이 넘는 121t, 30만2천개를 관내 시장과 나주·담양 등 업체 33개소에 전달했다.

광산구는 아이스팩 규격이 각기 다르고, 업체 표면광고로 사용을 기피할 경우를 대비해 표면에 안심 사용 스티커를 부착하고 규격별로 선별해 공급하고 있다.

서구도 지난달부터 화정동 아파트 단지 내 재활용 선별장 12개소에 수거함을 설치하고 시범사업에 들어갔다.

환경부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되는 아이스팩의 80%는 미세플라스틱의 일종인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이다. 아이스팩 대부분이 재사용 없이 종량제봉투에 버려지고, 15%는 하수구로 배출돼 수질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

한해 사용량만 2억1천만개로 추정되고 있다. 환경부는 아이스팩 재사용을 위해 지자체별로 아이스팩 수거함 설치·운영을 지원하고 아이스팩 충전재를 친환경 소재로 바꾸기 위해 내년부터는 폐기물부담금을 적용한다. 아울러 재사용이 쉽도록 크기와 규격 표준화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지만 광산구와 서구를 제외한 다른 지자체에서는 아이스팩 재사용을 위한 수거함 설치 사업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북구는 수요처를 찾아 하반기 중에 사업을 실시할 계획이고, 동구와 남구는 사업 계획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스팩 재사용 사업 추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재사용 아이스팩을 사용할 업체를 찾는 것인데 마땅한 수요처가 없다는 것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아이스팩 수거함 설치 자체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재사용한 아이스팩을 사용할 업체를 구하는데 애를 먹는다"며 "수요처가 없으면 지자체에서 비용을 들여 쓰레기만 수거하는 꼴이 된다. 여러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젤 형태로 돼 있는 사용한 아이스팩은 냉동고 등에 보관했다가 재사용하는 게 가장 좋으며, 버릴 경우에는 반드시 종량제봉투에 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성희기자 pleasure@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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