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최저임금 일률적 적용 이대로 괜찮은가

입력 2019.04.23. 17:02 수정 2019.04.23. 17:02 댓글 0개
이명기 법조칼럼 변호사(법무법인 21세기 종합법률사무소)

최저임금은 어디까지 오르는 것이 좋은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많을수록 좋다는 측과 최저임금이 경제를 위축시킨다는 거대 담론이 대립하고 있다. 최저 임금은 매년 조금씩 인상되어 오다가 2017년 6천470원에서 2018년 7천530원, 올해는 8천350원으로 인상되었다. 시급 1만원을 목표로 2017년이후 약 30%가 인상된 것이니 외형적으로는 많이 오른 것이 사실이다.

최저임금 인상은 기본적으로 저임금을 해소하고 분배정의를 실현하고자 시행중이다. 적정한 최저임금 인상은 근로자의 생활을 안정시키고 소비를 촉진해 국가 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우리 경제가 지금 같은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감당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현행 같이 최저임금제가 예외 없이 일률적이면서 속도가 노동생산성을 넘어서는 경우에는 오히려 분배정의 실현을 저해하고 서민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를 떨칠 수 없다.

기본적으로 기업가나 고용주는 이윤을 추구하는 사람이므로 기업 현장에서는 생산성 보다 임금을 적게 올리려고 할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인상 만큼의 생산성을 기대할 수 없는 일자리는 아예 고용을 없애거나 신규 일자리를 제공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최대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층이 영세 소상공인이다. 소상공인의 대표격인 편의점은 거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편의점은 대부분 휴일 없이 24시간 오픈해 직원 고용이 필수적인 직종이기도 하다. 직원 업무는 비교적 단순하다 해도 많은 시간을 근무해야 한다. 최근 편의점 주는 최저 임금이 2년 만에 30%나 인상되면서 고용을 줄이기 시작 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악화된 소득을 고용을 줄여 만회하려는 소위 을들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최저임금의 일률적 적용의 또 다른 문제는 동일 직종내 차별이다. 이를테면 중소기업에 다니는 A씨는 당시 1,088,890원의 법정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받았었는데 이후 경력이 인정되어 2019년도에는 180만 원 정도를 받게 되었다. 반면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신입사원 B는 곧바로 175만 원의 급여를 수령한다. 이같은 A와 B의 최저임금 일률적용은 새로운 역차별이라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현행 최저임금제의 일률적 적용은 노인, 장애인 등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인 사람들에게 더 많은 차별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것도 문제다.

최저임금 제도는 노동의 가치를 일률적으로 평가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노동의 가치는 일률적일 수 없다. 월 200만원으로 서울 강남에서 생활하는 사람과 지방 소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을 단순히 비교할 수 없다.

미혼인 20대 청년과 기혼으로 자녀를 두고 있는 40대 가장 경우를 똑같이 평가 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의도하지 않는 불합리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최저임금의 기준액 산정도 노동의 가치를 현실적으로 평가 반영할 필요가 제기된다.

즉 최저임금은 세대별, 업종별, 지역별로 차등 적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미 최저임금의 차등 적용을 도입하고 있는 미국과 캐나다의 업종별 세분화, 영국의 연령별 차등적용등의 사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기승전-최저임금이라는 논란을 벗어나기는 힘들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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