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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담, ‘19금 정치풍자화’전
입력 : 2019년 09월 17일(화) 21:31


검찰개혁 논란 속 ‘법비’들에 날리는 경고 (法匪 법을 악용해 이익을 취하는 도적)
‘100-500’호 대작, 19일부터 갤러리 생각상자
호텔서 기도만, 정형근 ‘묵주기도’
별장성접대 의혹 김학의 ‘강원도 별장’


“세상에서 제일 나쁜 놈들이 법비(法匪 법을 악용해 이익을 취하는 도적)다. 공비보다 더 나쁘다. 그들이 얼마나 위험하고 악날한가를 잊지 말아야한다”

불법 구금과 고문, 허위자백에 의한 간첩 누명, 옥살이.

이 모든 과정에서 법을 악용한 법 도적들이 있다. 중견 서양화가 홍성담(64)작가가 이들을 통렬히 고발하는 정치풍자화를 들고 세상에 법비들을 고발하고 나섰다. 19금이다. 작정하고 던진 경고다.

예술가는 고문 후유증, 억울한 옥살이로 고통받는데 고문으로 간첩으로 만든 법조인들은 승승장구했다. 박근혜 정권말기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을 보면서 이들을 작품에 담아내기 시작했다. 촛불혁명 때까지 100∼500호 대작들이 만들어졌다. 그중 고르고 고른 13편이 광주에서 선보인다. 19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갤러리 생각상자서 만날수 있다.

이번 작품들은 철저히 정치 풍자 포르노그라피다. 제목에 19금이 달린 이유다.

홍 화백은 “이번 전시는 남성성 -정치인, 법조인 등 사익을 도모하는 남성 도적들-을 욕보이는 자리”라며 “절망스런 현실에 풍자와 비틀기로 카타르시스 누려보시기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가 저격한 이들은 공교롭게도 검새들이다. 1989년 안기부는 고문으로 그에게 ‘간첩’ 자백을 받아냈다. ‘민족해방운동사’ 걸개그림이 그해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 행사장에 걸린 것이 문제였다. 당시 그를 담당했던 수사관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안기부 대공과장은 공안검사 정형근이다. 수사검사는 별장 성접대 의혹 당사자 김학의, 검찰총장은 박정희 때 유신헌법 초안을 만들고 그의 딸 박근혜와 검사인생 마감한 김기춘이다.

안기부에서 고문으로 강요된 자백을 한 홍 작가는 검찰로 이첩되자 김학의에게 저간의 사정을 이야기했다. 허나 젊은 검사 김학의는 ‘쓰레기’ 취급 하며 안기부조서를 베껴 구형을 언도했다.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3년이나 옥살이를 하고난 후였다.

이후 국회의원 정형근은 호텔에서 여성과 함께 있는 것이 알려지자 ‘묵주기도만’ 했다고 해명했다.(‘묵주기도’). 고문자백을 알리며 검찰의 정의를 기대한 작가를 쓰레기 취급하던 김학의는 이후 별장 성접대 의혹으로 화려하게 등장한다.(‘강원도 별장’) 김기춘과의 인연은 그의 생명력 만큼이나 질기다. 2015년 광주비엔날레에 선보일 예정이었던 ‘세월오월’이란 작품에 전 대통령 박근혜를 풍자했다는 이유로 작품은 전시되지 못했다. 고 김영한 비망록에 따르면 김기춘은 홍성담을 열다섯번이나 부를 정도였다고. 이는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단초가 됐다. 끈질긴, 혹은 징그런 생명력의 김기춘의 일대기는 500호 대작 ‘똥침1’에 담겼다.

이밖에 돼지발정제를 자랑한 홍준표를 풍자한 ‘똥침2’, 요동치는 한반도 정세를 풍자한 ‘한반도의 물건’ 등 다양한 정치 풍자화들이 등장한다.

홍 작가는 “이번 전시를 올 봄에 결정했는데 하필 검찰 개혁이 논란이 되는 시기”라며 “내 팔자인가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뭔가 바뀌지 않으면 우리가 모두 공멸할 것이고 항상 국민의 감시와 견제가 살아있어야한다”고 말했다.

조덕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