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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조국과 입시제도
입력 : 2019년 09월 09일(월) 18:18


얼마 전 ‘스카이캐슬’이란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다. 우리 대학입시와 사교육의 현주소, 나아가 서울 강남의 일부 학생과 학부모의 입시에 대한 태도와 대응 능력을 가감 없이 보여준 드라마였다.

이후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 의혹이 우리 사회를 한 달여간 뒤흔들었다. 인턴, 논문 필자 등재, 봉사활동 등…. 알듯 모를듯 여러가지 입시 제도가 조 장관의 딸을 둘러싸고 쟁점이 됐다. 상당수 국민은 불평등에 한탄했고 일부는 분노했다. 또 일부는 능력 부족을 탓했다.

결국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대학입시 제도 전반을 재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조국 장관은 일반인이 생각하기에 모든 것을 다 갖췄다. 궁핍하지 않은 집안에 준수한 외모, 서울대 교수를 할 정도의 뛰어난 머리, 그리고 사회 정의와 개혁를 외치는 데 앞장 서는 용기 있는 지식인…. 이른바 ‘강남 죄파’다.

그런 그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을 다니는 딸까지 두었다. 상대·공대가 주목받던 시대를 넘어 얼마 전부터 의대생은 우리 사회 최고의 엘리트를 의미한다.

그런데 그 부러운 존재에게 갖가지 의혹이 쏟아졌다. 의혹 내용은 영향력 있는 아빠·엄마가 딸을 상위 학교에 보내기 위해 온갖 영향력과 편법을 동원했다는 것이다.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필자는 조 장관의 양식을 믿는다. 그런데도 찝찝하다. 아마 강남의 수많은 권·재력가들은 ‘조국 사태’를 보면서 “뭐 별일이라고” 하면서 웃을지도 모른다. 그 사회에선 다반사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부모의 권·재력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입시제도에 있다. 획일적 시험에 대한 비판에서 시작된 오늘의 입시제도는 그 가짓수가 수천개란다. 그 방법을 연구하는 입시컨설턴트만 알 수 있을 정도다. 그래서 그 방법을 찾아 중학교 때부터 이리저리 바늘구멍을 찾아 좋은 대학을 보내는 우리 사회의 특권층들. 그들은 오히려 자기들만 대응 가능한 더욱 복잡한 제도를 원한다. ‘개천에서 용 나는 일’은 이제 어려워졌다.

학력고사 시대가 그립다. 돈·권력·정보 등 아무 것도 소용없이 오로지 시험성적만으로 평가 받고 대학에 갔으면 한다. 창의성과 다양한 인재 등 너무나 좋은 말이다. 그러나 모두 있는 자의 바늘구멍일 뿐이다.

박지경 정치부장 jkpark@sr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