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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적 '몰아가기식 강압수사' 정황 확인
입력 : 2019년 08월 21일(수) 18:48


'광산 데이트폭력 수사' 이의 심사
여친 자진 車탑승 '납치·감금'으로
피의자에게 유리한 증거 누락·무시
지난 해 10월말 광주 광산구에서 발생한 데이트 폭력과 관련, 피의자가 억울함을 호소한 가운데 법원이 관련 사실을 무죄로 판단한데 이어 경찰의 무리한 수사가 있었다는 정황이 광주지방경찰청 자체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에게 유리한 자료와 증거를 왜곡·누락해 구속시키는 등 전형적인 몰아가기식 강압수사를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1일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광산경찰이 현장 CCTV도 확보하지 않은 채 피해자의 일방적인 주장에만 의존해 30대 남성을 8개월이나 구치소에 가뒀던 ‘데이트 폭력 사건’과 관련해 지난 6일 경찰 내부 위원과 변호사와 교수 등으로 구성된 수사이의심사위원회를 비공개로 개최했다. 위원회는 피의자 A(29)씨의 어머니 이씨의 이의 신청으로 진행됐다.

위원회 보고서에는 수사 경찰이 여러 차례 ‘팩트’를 왜곡시킨 상황이 적시돼 있다.

이 보고서는 광산경찰은 피의자 A씨의 여자친구인 B씨가 A씨의 차에 스스로 탔다는 진술을 확보하고도 A씨가 ‘납치·감금’했다고 조서를 꾸민 점, B씨의 일방적인 폭행 장면을 CCTV로 확인하고도 A씨를 폭행 가해자로 탈바꿈시킨 점 등을 지적하고 있다.

경찰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피의자에게 유리한 증거는 누락시키거나 무시했다.

보고서는 광산경찰이 A씨가 수차례 폭행당하는 CCTV를 확인하고도 보고서에 기록하지 않았고 불리한 내용만 기재했다고 확인했다. 또 이씨가 A씨의 억울함을 풀 수 있는 증거로 제출한 핸드폰을 ‘제출 거부’로 기록했다.

위원회는 “경찰이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수사하지 않은 것은 물론 피의자 인권도 무시했다”며 “피의자에게 유리한 내용은 작성하지 않고 증거를 외면한 정황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씨는 “경찰이 아들을 구속시키기 위해 증거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왜곡·누락시키는 ‘조작 수사’를 벌였다”며 “억울함을 풀고 잘못된 경찰 수사 관행을 바로 잡기 위해 인권위 등에 진상조사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정태기자 wordflow@srb.co.kr·이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