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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매광산 희생자 박철희 유족회장“우리 세대 죽고나면 누가 이걸 기억할까"
관심 밖에서 잊혀지는 '국내 강제동원 피해자'
“진상규명 다시…문화재 지정도 서둘러야"
입력시간 : 2019. 08.14. 16:29


“우리 세대가 모두 죽고나면 아무도 이걸 기억해줄 사람이 없을 것 같아요. 후손들이 직접 나서서 제사를 지내고 추모비도 세우며 힘들게 여기까지 왔지만, 사건을 제대로 알리는 작업은 아직도 멀었습니다.”

옥매광산 희생자 유족회를 이끌고 있는 박철희(65) 유족회장은 “다시 국가 차원에서 진상 규명이 이뤄지고 후대들도 이 사건을 잊어선 안된다”며 “우리가 죽고 나면 기억하는 사람이 없어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박 회장은 사고 당시 배에 승선했다가 가까스로 생존해 귀환한 박검술씨의 손자다. 박씨는 생환에 성공했지만 사고 당시의 후유증으로 인해 박 회장이 태어나기도 전에 사망했다.

박 회장은 “지난 2012년 위원회가 꾸려져 국가 차원의 기초조사가 진행됐지만, 한차례 조사 이후 정권이 바뀌면서 위원회 가동이 멈췄다”며 “조사가 멈춘 후 사고 생존자와 유족들은 사망하거나 뿔뿔히 흩어졌다. 국민들의 관심이 사라져 유족들이 힘들게 움직여야만 했다”고 토로했다.

이런 힘든 움직임 끝에 추모비라도 세울 수 있었고 사적지 등 시설물이 민간기구의 보호 유산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옥매광산과 삼호 옥선창·옥매산 중턱의 적재물 창고 등은 지난 2017년 한국내셔널트러스트로부터 ‘올해의 꼭 지켜야 할 자연·문화유산’에 선정됐다.

민간 차원에서는 이 산 일대의 보존가치를 인정했지만 국가가 나서 보존가치를 인정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옥매산과 적재물 창고 등 시설물들이 현재 조선대학교 법인 소유로 등록돼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당시 박철웅 조선대 이사장이 문내면과 황산면 땅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포함됐다.

유족들은 조선대 소유 상태에서는 국가 지정 문화재 등록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가 사유재산의 영역을 넘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을 통해 보존가치를 인정받았지만 현재도 삼호 옥선창 내 적재창고를 비롯한 시설물들은 방치된 상태로 남아있다”며 “국가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이곳에서 일어난 비극이 잊히지 않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박 회장은 국가 차원의 재조사와 함께 일본 기업의 사죄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유족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했지만 아직까지도 진상 규명은 쉽지 않다”며 “이제라도 정부가 나서 일본 기업으로부터 당시 강제징용된 피해자들의 명부를 받아오는 방법과 함께 일본 정부와 해당 기업의 사죄도 이끌어내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영주기자 lyj2578@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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