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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지방자치, 주민이 묻고 행정과 주민이 함께 답한다
심세희 곡성군 지역혁신팀장
입력시간 : 2019. 08.13. 13:48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항상 뜨겁다. 청원건수가 매달 천여건에 달할 정도로 다수 국민들이 청원제도를 이용해서 의견을 표출하고 공론화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사건이나 환경 등 다수의 관심과 참여를 모아 개선을 이끌어내고 관련 정책을 수립해 낸다는 점에서 청원제도 운영은 대표적으로 국민참여를 반영한 성숙한 민주주의의 한 방법이라 하겠다. 일이 이루어지도록 청하고 원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청원(請願)’을 헌법에는‘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국가기관에 청원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는 청원에 대하여 심사할 의무를 진다’고 보장하고 있다. 또 청원법에 그 내용, 절차, 방법 등에 대하여 자세히 규정하고 있다. 이는 민주국가에서 국민이 국가기관에 대하여 권리의 구제, 위법의 시정, 복리증진 등 열린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도록 폭넓은 참여 기회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청원은 공익을 목적으로 제기하는 제도개선 등의 제안과는 유사하지만 사회적 이슈화된 요소에 대하여 국민들에게 널리 표출하고 활성화하여 이를 정책에 반영한다는 점에서 청원이 그 중요도와 파급효과가 훨씬 높다고 볼 수 있다.

5월 21일은 부부의 날의 청원을 통한 국민참여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부부의 날은 1995년 5월21일 세계 최초로 한 목사 부부에 의해 시작됐다. 이후 2003년 민간단체가 제출한 ‘부부의 날 국가 기념일 제정을 위한 청원’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2007년 법정기념일로 제정된 것이다. 이밖에도 국가나 사회적으로 큰 사건이 있을 때마다 국민들은 청원을 통해 그 답답함과 애로사항을 전달하고 소통해 왔다.

최근에는 전국 광역, 기초단위 자치단체에서도 청원제도를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우리 군도 ‘열린 청원제도’를 9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군은 지난 7월부터 청원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우리군 역시 다른 지자체와 마찬가지로 축사, 태양광, 산림개발, 환경시설 등 주민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사업이 시작 단계에서 민원이 제기되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종종 발생된다. 또한 계획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행정에 대한 주민들의 날선 공방이 이어지기도 하고 심한 경우 감정적으로 대립해 지역 분란과 갈등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행정기관이 ‘법(法)대로 절차대로 처리했으니 아무 문제가 될게 없다’라고 원론적인 잣대로만 답할 수 있겠는가?

물론 정책을 결정하고 실현해가는 일은 행정기관의 영역이다. 하지만 주민 다수의 의사에 반한 행정처리와 정책의 결정은 아무 의미가 없다. 행정과 정책은 주민을 위해 존재하고, 주민과 함께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중심에 행정의 수혜자인 주민이 함께 의견을 공유하면서 최선의 방법을 찾아 현명하게 대처해 가는 것이 흔히 말하는 공감과 공유의 감성소통 행정이 아닐까 싶다.

따라서 우리 군은 청원제도를 통해 어느 한 편에 치우지지 않은 군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다시 공론의 장을 거쳐 성숙한 정책으로 반영하고자 한다.우선 주민생활과 밀접한 환경분야 등의 정책결정과정에 청원제도를 운영한다는 방침으로 구체적인 계획을 손보고 있는 중이다. 청원 홈페이지 또는 수기로도 청원을 제기할 수 있게 해 군민 누구나 어렵지 않게 참여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청원이 들어오면 적정성 검토를 거쳐 홈페이지 등 공공이 볼 수 있는 곳에 청원을 등록하고, 20일 이내 2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은 경우 최종 청원으로 성립시킨다는 생각이다. 청원으로 성립된 안건에 대해서는 의견교환, 군수 면담 등 적극적인 소통을 거쳐 답변이 이루어지며 필요한 경우 정책에도 반영하게 된다.

운영이 안정되면 점차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공론화위원회 운영을 단계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공론화위원회는 청원뿐 아니라 공공정책수립, 찬반의견이 상충되는 주요 현안, 그밖에 군정 전반의 쟁점사안에 대해 공론화함으로써 최상의 합의 결과를 도출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다수의 주민들이 정책 결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주민들의 삶의 질은 물론 주인의식과 책임의식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주인의식과 책임감은 지방자치를 넘어 주민자치를 실현케 하는 원동력이다. 청원제를 통해 지역공동체가 튼튼하게 뿌리 내리고 참된 숙의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을 거라 기대해 본다.


심세희        심세희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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