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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칼럼- 식도락과 문화·예술의 천국…원더풀 광주
입력시간 : 2019. 07.11. 00:00


강동준 편집국장

“저는 속이 안 좋아서 점심을 거르겠습니다.”

“배가 고픈데, 왜?” 내키지 않은 다른 나라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것도 식사문화라면. 비위가 약해서 극구 사양하는데도 더 권할 때는 도리 찾기가 참 쉽지 않다. 지난 2005년 8월, 월드비전의 ‘지구촌 희망찾기’란 주제로 아프리카 모잠비크를 방문할 때였다. 13명의 방문단중 서너 명이 음식을 시커먼 손으로 집어먹는 현지인들을 보더니 식사를 포기하고야 말았다.

문화차이에 따른 오해와 편견

“어려운 상황에도 멀리온 손님에게 정성껏 차린 것인데 예의가 아니다. 현지 방식대로 식사를 하자”, “포크나 숟가락을 주면 식사를 하겠다”등 잠시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그때 나무가지를 꺾어 임시방편의 젓가락 몇 짝이 전해지자 점심을 대충 떼웠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문화 상대주의란 그 문화를 갖고 생활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이해하는 태도다. 문화의 다양성과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려는 것이다.

그럼에도 문화의 차이에 따른 오해와 편견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는 재채기에 대해 별 무반응이지만, 유럽이나 아메리카에서는 ‘영혼이 빠져나간다’는 생각에 큰 거부감을 보인다고 들었다. 식사중에 코풀기는 어떤가. 우리는 큰 실례지만 서양에서는 오히려 코를 푸는 것보다 코를 훌쩍 거리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고 한다.

나이 많은 어른과 대화할 때 눈을 자주 마주치면 ‘버릇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서양에서는 대화할 때 눈을 마주치지 않으면 자신을 무시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또 정직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오해받을 수도 있단다.

우리는 찌개나 전골을 먹을 때 하나의 큰 그릇에 담아 함께 나누어 먹는 것이 문화지만, 서양에서는 비위생적이고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상대에게 자신이 마시던 잔으로 술을 권해도 거부감을 줄 수 있다. 문화의 차이에서 오해가 심한 것이 식사문화 같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12년 우수저작 및 출판지원사업’ 당선작인 김경은의 ‘한·중·일 밥상문화’(펴낸 곳:이가서)에는 3국의 독특하고 재미난 이야기가 가득하다.

“중국인은 생선회나 육회 같은 날것을 썩 즐겨하지 않는다. 특히 날계란을 질색할 정도로 먹지 않는다. 이는 중국에 큰 병이 돌아 많은 생명을 앗아간 적이 있는데, 그 원인이 날계란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금기의 연장선 위에 에티켓과 예의도 강조한다. 중국에서는 절대 생선을 뒤집으면 안 된다고 한다. 생선을 뒤집는 행위에서 어선이 전복되는 이미지를 연상하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젓가락 문화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한국인은 젓가락을 몸의 일부로 여겼다. 즉, 손가락 발가락 머리카락과 같이 신체의 끄트머리에 있다고 여긴다. 이어령 교수의 말도 인용한다. “옷을 피부의 일부로 여긴 것처럼 젓가락과 숟가락을 손의 일부분으로 생각했다”

그렇다면 일본은 어떨까. 성별에 따라 젓가락 색깔도 구분한다, 남편은 검은색, 부인은 빨간색을 주로 사용한다. 제사를 지낼 때는 반드시 흰색을 쓴다고 한다. 흰색에 존경의 의미가 담겨있다고 한다.

중국인은 젓가락을 조상과 연계시킨다. 조상 중 한 분이 호상을 맞았을 때 붉은 젓가락을 사용해 장사를 지낸다. 죽은 사람 덕분에 장수하고 재해를 막을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길이가 다르거나 짝이 맞지 않는 젓가락을 사용하는 것을 금기시한다.

‘Hi’‘Welcome’반갑게 인사하자

광주세계수영대회가 12일부터 17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전 세계 194개국에서 선수와 임직원·응원단 등 1만5천여명이 광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최대규모란다. 수영대회는 광주만이 자랑하는 음식과 문화·예술을 알리고 넉넉한 인심을 홍보하는 절호의 기회이다. 문화 상대주의처럼 오해와 편견도 없었으면 좋겠다. 그들도 우리의 주먹밥과 오리탕, 떡갈비, 육전, 상추튀김을 맛보고 그 유래를 알면 좋아할 것이다.

혹, 광주를 찾은 외국인들을 거리에서, 또는 식당에서 마주칠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서로 눈이 마주치면 미소를 짓고 ‘Hi(하이)’‘Welcome(웰컴)’하며 가벼운 목례를 하면 어떨까. 길을 찾거나 지도를 보고 있으면, 또는 사진을 찍으려하면 먼저 다가서서 “May I help you?(뭘 도와드릴까요)” 한마디라도 건네보자.

그래서 행사장을 찾은 외국인들이 맘 놓고 도시 곳곳을 찾아 여흥을 즐기고, 광주의 색다른 맛과 멋에 듬뿍 취했으면 좋겠다. 가는 곳마다 “원더풀 광주”를 연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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