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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천천히 오셔도 괜찮아요! 조심해서 오세요!- 이륜차 배달종사자 보호를 위한 안전문화 만들기
입력 : 2019년 05월 30일(목) 00:00


신수환 안전보건공단 광주지역본부 부장

2017년 7월, 배달종사자와 한 고객의 사연이 각종 매체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당시 이 사연은 폭발적인 국민의 관심을 받았는데 내용은 이렇다.

폭우가 내리던 저녁, 고객이 음식점에 야식 주문을 하면서 “비가 많이 오는날 배달 요청드리기 죄송하지만, 너무 먹고 싶어 주문을 한다”며, “비가 많이 오니 천천히 조심해서 오세요”라고 했다.

배달주문도 많고 비가 많이 오는 상황에서 배달 지연으로 난처하던 배달원은 고객의 “천천히 조심해서 오세요”라는 말에 감동하여, 감사를 담은 손편지와 함께 참외 하나를 주문음식과 함께 고객에게 배달하였고, 이에 다시 감동을 받은 고객이 SNS상에 이 사연을 소개하게 된 것이다.

훈훈한 사연이지만 엄청난 국민의 관심을 받은 것은 이런 사연이 ‘흔하지 않은’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배달음식 뒤에 ‘빨리빨리’라는 단어를 붙이는 것이 익숙하기 때문이다.

“30분 이내 배달이 안되면 공짜”라는 방침을 내걸었던 음식업 프랜차이즈가 있었다. 현재 이 방침은 폐지되어 운영되지는 않지만 고객의 빠른 배달 요구, 고객만족을 위한 사업주의 배달 시간 강요는 사라지지 않았다. 주문자는 사회전반에 만연한 ‘빨리빨리’ 문화로 인해 신속한 배달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으며, 배달앱 확장으로 배달서비스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배달산업의 확장으로 이륜차에 기인한 청소년 및 미숙련 노동자 등 취약계층의 재해 증가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다각적인 대책을 통한 이륜차 배달종사자들의 생명보호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정부는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공포(2019.1.15)하여, 배달종사자에 대한 안전조치 관련 법령 조항을 신설하는 등 이륜차 배달종사자 보호를 위한 법·제도를 강화하고 있으며, 국민생명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통해 교통사고·산업재해 등을 절반으로 줄이기 위한 노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우리 공단도 “천천히 오셔도 괜찮아요!”라는 이륜차 배달 안전문화 확산 캠페인과 함께 이륜차 재해예방을 위한 다양한 안전보건 컨텐츠 개발·보급 및 홍보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기관만의 노력으로는 효율적 재해감소를 추진하는데 한계가 있다. 배달문화에 대한 인식변화와 사회적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는 사회 각 주체(사업주, 근로자, 국민, 민간단체, 정부 등)의 적극적인 참여와 실천이 병행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안전한 배달문화 풍토 조성을 위한 각 사회 주체의 실질적 행동변화 유도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사업주에게는 법(산업안전보건법, 도로교통법 등)과 원칙을 엄중히 적용하고, 간담회 등을 통한 이해와 설득과정을 거쳐 시간 내 배달제의 실질적 폐지, 사업주의 안전의무 준수 촉구, 제도개선을 통한 배달근로자의 보호 안전망을 강화해야한다. 또한 국민들을 대상으로 “빨리빨리” 배달문화에 따른 사고위험 경각심 고취를 위한 캠페인 및 홍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인식변화와 사회적 분위기를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우리의 적극적인 자세이다. 배달종사자와 국민은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서로의 안전을 배려하는 행동의 변화를 실천하여야 한다.

이를 통해 앞에서 소개한 훈훈한 미담이 더 이상 특별한 사연이 아닌 너무나 당연한, 일상적인 사연이 되길 바라본다. 안전문화가 성숙한 사회, 이러한 우리의 내일을 기대하며 안전문화 만들기를 위한 우리의 노력은 계속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