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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상) 다시 ‘바보 노무현’을 생각케 하는 그의 10주기
입력시간 : 2019. 05.23. 00:00


‘특권과 반칙없는 사람사는 세상’. ‘바보 노무현’은 그런 세상을 꿈꿨다. 특권이 횡행하고 반칙이 판치는 세상은 사람이 살 수 있는 세상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특권과 반칙에 기대 호의호식을 누려온 이들에게 거세게 도전했던 노무현은 ‘범 무서운줄 모르는 하룻강아지’, 골치 아픈 존재였을 터다.

그가 우리 곁을 떠나고 강산이 변한다는 세월이 흘렀지만 수오지심이라곤 없는 그악한 기득 세력들의 기승은 여전하다. 아니 더 독이 오른듯 온갖 막말과 독설, 망언, 망동으로 듣도 보도 못한 독기를 뿜어내고 있다. 또 다른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어 보자는 촛불 시민들의 시도가 예전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끔찍했던 기억과 결부돼 트라우마로 도져서 일게다.

그를 기리는 10주기 추모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주제를 내세워 속깊은 내용으로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봉하와 광주, 서울, 부산, 대구 등지에서 ‘새로운 노무현’이라는 제하의 추도식과 시민문화제를 필두로 도보행진이 줄을 잇고 그의 삶과 정치역정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노무현과 바보들)가 상영됐다. 살아 생전 때론 막막하고, 때론 분개했던 속내를 가감없이 표현한 친필 메모, 육성 기록도 공개돼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자아 내고 있다.

눈에 띄는 행사는 ‘목포에서 봉하까지 민주주의의 길 출정식’이다. 지난 21일부터 2박3일간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의 궤적을 따라가는 추모행사다. 더불어민주당이 주관하는 행사로 당 지도부와 소속 광역·기초단체장이 동참하고 나섰다. 사람들은 그 길에서 두 전직 대통령이 추구했던 민주주의·한반도 평화·국민통합의 정신과 가치를 되새기고 있다고 한다.

수많은 시민들의 목놓은 통곡을 뒤로 하고 그가 하늘의 별이 된지 꼭 10년째 되는 오늘. 다시 자문해 본다. 추모와 애도를 넘어 미완으로 남아 있는 그의 꿈,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사람사는 세상’이 보이는지. 시류에 영합하지 않는 원칙과 소신으로 특권과 반칙없는 세상이 우리 곁에 다가왔는지. 아직 요원하지만 특권과 반칙에 기대지 않고 살아 가려는 평범한 시민들이 지켜야 할 원칙이며 소신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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