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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하) 5·18 계엄군, 명령에 따라 시민 조준 사격했다
입력시간 : 2019. 04.26. 00:00


1980년 5월21일 계엄군이 상관의 명령에 따라 시민을 조준 사격한 사실이 당시 군(軍) 상황일지에 의해 드러났다. 신군부가 그동안 ‘자위권 차원에서 발포가 이뤄졌다’고 주장해온 것과 배치되는 기록이어서 중요한 사료가 아닐 수 없다.

김희송 전남대학교 5·18연구소 교수는 25일 이같은 기록이 담긴 11공수특전여단 상황일지를 공개했다.

일지는 당일 오후 1시에 폭도(시민) 1명이 버스를 몰고 도청 앞 분수대를 돌아나가려는 의도를 알고 00(판독 불가)를 지시 그 자리에서 사살, 폭도들 앞에서 시범을 보였음’이라고 기록했다.

또한 ‘이후 폭도들은 감히 도청을 향해 돌진해오지 못했다. 500m 이격된 가운데 APC(장갑차)를 이용, 강습돌파작전을 감행할 의도임을 인지하고 폭도 APC가 움직일 때마다 계엄군 APC의 CAL50(기관총)으로 위협사격을 실시했음’이라고 기록돼 있다.

‘35대대가 동시에 공포를 사격, 주춤한 폭도들 앞에서 61·62·63대대는 즉각 전열 재정비, 기관총 사격토록 지시했다’는 내용도 나온다. 이 상황일지에 첨부된 군 기록에도 ‘버스가 오고 있을 때 저건 죽여도 좋다는 대대장의 말씀이 떨어지자 중대장이 병사에게 실탄을 줘 즉시 조준 사격, 운전사는 비상구를 열고 내리다 쓰러졌다’고 적혀있다.

그러나 1985년과 1988년 군이 새로 작성한 11공수 상황일지엔 이같은 계엄군 사격 내용이 모두 삭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1985년 작성 일지엔 버스가 도청 앞 분수대를 돌아서 다시 나갔고 CAL50(기관총)으로 버스를 사격했다는 내용을 지웠다. 1988년 만든 일지엔 바리케이트를 설치해 방어했고, 오히려 계엄군이 시민의 사격으로 부상을 입었다고 조작했다.

‘11공수 상황일지’는 계엄군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집단 발포와 위협 사격, 확인 사살까지 자행했음을 시사한다. 전·노 정권은 5·18에 대응하려고 범정부 차원의 군 비밀 조직(80위원회·511연구위원회 등)을 만들어 보안사와 함께 이같은 자료 등을 폐기, 은폐해왔다. 사살 명령과 집단발포 실체를 밝혀야 할 이유가 더욱 절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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