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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5주기 - 녹슬고… 바래도… 잊지 말아요
‘아픈 역사도 역사’ 추모 줄이어
품에 안긴 아이부터 노인까지
“참사 교훈 잊지 않을 공간되길”
과거 돌아보고 기억해야
‘다크 투어리즘’ 이어져
추모식·304m 릴레이 등
목포 도심 곳곳서 움직임
입력시간 : 2019. 04.16. 00:00


‘아픈 역사도 역사’ 추모 줄이어

품에 안긴 아이부터 노인까지

“참사 교훈 잊지 않을 공간되길”

빠짝 말라버린 낙엽 마냥 손만 닿으면 금방이라도 바스라질 듯하다. 상처투성이도 모자라 검붉게 변해버린 몸체는 간신히 일어서만 있을 뿐, 툭하고 치면 다시 쓰러질 것 같다. '그 곳'에 다녀온 지 수 일이 지났지만 참혹해져버린 모습은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다. '너무나 끔찍해서', '마음 아파서' 혹은 '사느라 바빠서' 애써 외면했던 세월호 참사. 또 다시 4월을 맞아 마주한 세월호 선체는 5년째 소리없는 아우성을 내지르고 있었다.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걸까. 진실은 무엇일까. 비극적인 현장이지만 잊지 않고 찾아가 사건을 기억하고 반성과 교훈을 얻어야 하는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추모여행)'을 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5주기를 며칠 앞둔 지난 13일 목포신항만을 향해 길을 나섰다. 비극의 현장을 찾아 경건하게 떠나는 길이건만 하늘은 야속하게도 너무나 맑았다.

목포 톨게이트를 지나 북항 방면으로 달렸다. 목적지가 가까워졌는지 '잊지 않겠다', '추모한다'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곳곳에 나부낀다. 목포대교를 반쯤 건넜을까. 저 멀리 항만 뭍에 거대한 배 한 척이 보인다. 말이 '배'지 육지를 향하고 있는 옆구리 전체가 완전히 검붉게 녹이 슬어 거대한 고철덩어리나 다름없다. 길목을 지키고 있는 노란리본이 저 배가 '세월호'임을 말해준다.



겨우 일으켜 세워만 놨을 뿐

곳곳 선명한 人災의 생채기

참사 5주기가 코 앞인데다 선체를 가까이 볼 수 있는 토요일(선체 근접 참관은 매주 토·일과 공휴일 오후 2시부터 3시간 동안만 가능하다)이어서 인지 목포항만이 북적인다. 어린아이를 품에 안은 젊은 부부부터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까지 남녀노소 할 것 없다.

입구에 차를 세우고 걸었다. 초입부터 신항 출입초소 주변까지 항만 전체가 '위로'와 '기다림'을 뜻하는 노란리본 장식이다. 2014년 4월16일 침몰, 그리고 2017년 3월31일 세월호가 이곳에 거치된 후 전국 각지에서 온 추모객들이 달아놓은 것들이다. 대부분 ‘참사를 잊지 않겠다’, ‘진실 규명에 힘을 보태겠다’는 내용 속 '내 조카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고모가' 희생자의 가족이 남긴 듯한 메시지에 잠시 설움이 터진다.



과거 돌아보고 기억해야

‘다크 투어리즘’ 이어져

감정을 추스르고 선체를 보기 위해 북문 출입초소를 찾았다. 지난해 선체 내부 수색이 종료되기 전까지만 해도 미수습자 가족 숙소 등으로 쓰였던 컨테이너 대부분은 말끔히 치워진 상태다. 기억의 공간이 사라진 것 같아 아쉬웠다.

지난 5년의 세월을 가장 여실히 보여주는 세월호 선체 앞에 섰다. 50여m 떨어져 우뚝 서 있는 세월호는 ‘1천824일’ 전 속수무책으로 침몰되던 배라고 하기엔 너무나 거대했다. 2년 전 이곳에 왔을때만 해도 남아있던 흰색 페인트의 흔적은 온데간데 없고 심하게 녹슬어 버렸다. 내년 이맘때쯤이면 더 처참해질 모습을 상상하니 마음이 불편했다. 지금 이 모습이라도 온전히 보존됐으면 싶었다.

충북 청주에서 아내와 함께 찾아왔다는 심모(63)씨는 목포신항을 거쳐 진도 팽목항까지 갈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세월호 공간에 온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심씨는 "자그마치 304명이 목숨을 잃은 아픈 기억의 장소인데 마치 관광하듯 가본다는 것 자체가 마음에 걸려 그간 못 와봤다. 하지만 잊지 않으려면 눈으로 봐야 할 것 같아 5년만에 용기를 냈다"고 했다.

그의 아내 김모(59)씨 역시 "다시는 이런 비극이 재발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장소를 찾아 의미를 되새기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목포시민이라고 밝힌 김상수(55)씨도 세월호 선체를 직접 보기는 이날이 처음이라고 했다. "2014년 침몰 당시 채 돌도 지나지 않았던 손주가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손주에게 세월호 사고를 가르쳐주기 위해 함께 나왔다. 아픈 역사지만 다시 돌이켜보며 기억하고 교훈을 얻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아쉬운 기억공간을 지적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라는 비극적인 역사를 다시금 상기시키고 그 곳에서 교훈을 얻을만한 정보도 공간도 없어서 아쉽다"고 말했다.

실제로 목포신항에는 세월호 선체 이외에 참사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는 요소는 많지 않다. 희생자와 미수습자의 사진, 지난 5년간의 이야기를 담은 판넬 몇장이 전부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목포신항에 세워진 세월호(위쪽)와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는 추모객들. 임정옥기자 joi5605@srb.co.kr


추모식·304m 릴레이 등

목포 도심 곳곳서 움직임

녹슨 세월호가 있는 목포신항을 비롯해 목포 도심 곳곳에서는 세월호 5주기 추모행사가 다채롭게 열리고 있다.

지난 12일 전남지역 1천여 학생들로 구성된 '꿈키움 드림오케스트라'와 416합창단의 추모공연에 이어 13일에는 기억문화제 등이 열렸다. 목포 416명의 학생들이 노란 추모리본을 만드는 플래시몹을 선보이기도 했다.

같은 시각 목포 평화광장에서는 304m 천에 304명의 이름을 한 자씩 써 내려가는 '시민 릴레이 퍼포먼스'도 열렸다.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태환 작가가 기획한 이번 행사에는 시민 200여명이 참여해 1인당 세월호 희생자 2명씩의 이름을 쓰며 넋을 기렸다.

통합뉴스룸=주현정기자 doit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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