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트위터 youtube
탑뉴스 정치 지방자치 경제 지방경제 사회 국제 문화 전남뉴스 구청뉴스 오피니언 사람과생활
탑뉴스
정치
지방자치
경제
지방경제
사회
국제
문화
전남뉴스
구청뉴스
오피니언
사람과생활
세월호 참사 5주기“이제 눈물이 마를 법도 한데…” 빛바랜 노란리본만 나부껴
비소식에도 끊임없는 추모물결
통곡의 현장에서 적막한 항구로
첫 방문객 “너무 늦게와 미안해”
더 늦기전에 진상규명 이뤄져야
입력시간 : 2019. 04.16. 00:00


팽목항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학생들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진도 팽목항 인근에 설치된 팽목기억관 앞에서 학생들이 노란리본 스티커를 돌에 붙이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srb.co.kr
“이젠 어느 정도 눈물이 마를 만도 한데, 이곳에만 서면 눈을 제대로 뜰 수가 없어요. 가슴이 너무 먹먹해서. 그날 어른들의 ‘기다리라’던 말에 결국 선체와 함께 깊은 바다속으로 가라앉았던 아이들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해요.”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둔 지난 14일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팽목항은 적막했다. 바닷바람에 펄럭이는 방파제의 노란 리본들이 이곳이 바로 팽목항임을 말해주는듯 했다. 해지고 빛바랜 리본들. 5년의 세월은 그렇게 팽목항 곳곳에 깊이 스며있었다. 군데군데 추모객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많은 수는 아니었지만 ‘기억’하려는 그들의 발길에서 여전히 세월호의 아픔은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었다.

항구는 수년전 이곳을 가득 메웠던 통곡의 메아리에서 고요한 추모 분위기로 바뀌어 빗방울과 함께했다.

참사 이후 일상으로 돌아온 팽목항은 현재 인근 관매도와 하저도 등 섬으로 출항하는 배들을 맞고 있다. 이날도 섬을 오가는 배가 팽목항에 정박해 있었다. 이내 버스 한대가 팽목항에 도착하고 배를 타려는 방문객들이 내렸다. 이들은 배에 오르기 전 노란 리본이 수놓여진 방파제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방파제에는 안쪽 벽면을 따라 ‘기억의 벽’이 조성돼 있다. 벽에는 전국 26개 지역의 아이들와 어른들이 희생자를 추모하는 글과 그림을 담아 만든 타일 4천여개가 붙여져있다. 방문객들은 타일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무릎을 굽혀 어루만지기도 했다.

청주에서 일행들과 함께 왔다는 윤영숙(62·여)씨는 “진도를 여행하던 중 때마침 시기가 돼 팽목항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윤씨 일행의 팽목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란다. 윤씨는 “사고 당시 처참했던 순간들을 TV로만 보다가 직접 현장에서 보니 가슴 한구석이 미어진다”며 “너무 늦게 팽목항에 왔다. 조금 더 일찍 왔다면 희생자들에게 더 큰 위로가 됐을텐데”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방파제에는 기억의 벽 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다양항 상징물들이 있다. 기억의 벽 맞은편에는 노란 축구화를 비롯해 운동화 4켤레가 놓여져 있었다. 이중 노란 축구화는 미수습자 박영인(당시 단원고 2학년)군의 부모가 생전 축구를 좋아하던 박군을 그리워하며 사놓은 것이다. 박군의 축구화 옆 신발들도 미수습자들의 귀환을 바라며 가족들이 가져다 놓은 운동화들이다. 일부 방문객들은 이 사연을 아는지 한동안 신발 앞에 멈춰서있기도 했다.

기억의 벽을 따라 방파제 끝을 향하면 노란 리본이 그려진 빨간 등대와 함께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 벤치가 조성돼 있다. 희생자 304명의 이름이 쓰여진 벤치 앞에서 방문객들은 한동안 고개를 숙여 묵념했다. 묵념을 마친 방문객들은 등대와 바다를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고 발걸음을 옮겼다.

팽목항 방문이 세번째라는 김모(27·여)씨는 “2014년 당시 참사 직후와 그해 7월 팽목항에 방문했었다. 해무가 끼었던 그날 실종자들의 이름을 부르짖던 유가족들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한탄과 애원이 가득했던 당시의 모습에서 적막이 가득한 현재 방파제의 모습을 보니 그저 먹먹할 따름이다”고 말끝을 흐렸다.

방파제 맞은편에는 가건물로 만들어진 세월호 팽목기억관이 있다. 기억관은 과거 분향소였던 곳으로 지난해 9월 희생자 영정사진과 추모 물품이 정리된 뒤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기억관에는 아이들의 반별 단체사진과 종이배를 이어 만든 세월호 모형, 희생자들의 사진이 차례로 나오는 모니터가 걸려있었다. 기억관 입구에 놓여진 방명록에는 ‘너무 늦게와서 미안해’, ‘잊지 않겠습니다’, ‘진실규명’, ‘하늘에서 편히 쉬렴’ 등 전날 이곳을 찾은 추모객들의 글귀가 빼곡했다.

이날 팽목항을 찾은 방문객들은 참사에 따른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강승환(56)씨는 “사고 당시 상황이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사고 초기 전원 구조 오보는 물론 선장의 대처와 박 전 대통령의 행적 등 우리가 다시 되짚어야 할 문제가 산더미다”며 “반드시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이 진행돼 희생자들과 미수습자들의 넋이 위로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고 유가족 중 홀로 팽목항을 지키고 있는 고(故) 고우재(단원고 2학년)군의 아버지 고영환(50)씨는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부모 세대에서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 아이 세대는 또 이와같은 사고를 겪을지도 모른다”며 “고통스러운 과정일지라도 진상규명의 몫이 아이들 세대에 넘겨져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영주기자 lyj2578@srb.co.kr


이영주        이영주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

기사 목록     프린트 화면     메일로 보내기     뉴스 스크랩    


이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독 자 의 견 제 목이 름작성일


사설 오피니언
무등칼럼 무등데스크
홈페이지 | 회사소개 | 편집규약 및 윤리강령 | 편집 자문위원회 | 독자위원회 규정 | 무등일보 사우회 | 행사안내 | 기자 이메일 | 청소년 보호정책
Copyright ⓒ 1996-2019. 무등일보(MoodeungIlbo) All right reserved. 개인정보취급방침
등록번호:광주아00187등록년월일:2015년 1월8일회장 : 조덕선발행 · 편집인:장인균 61234 광주 북구 제봉로 324 (중흥동, SRB빌딩) (주)SRB무등일보
기사제보,문의메일 : mdilbo@srb.co.kr긴급 대표전화 : 062-606-7760, 017-602-2126, 대표전화:606-7700 팩스번호 : 062)383-8765 광고문의 : 062)606-7772
본 사이트의 게재된 모든 기사의 판권은 본사가 보유하며, 발행인의 사전허가 없이는 기사와 사진의 무단 전재복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