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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쪼개지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유동성 위기에 또 계열 분리
지배구조 타격 규모도 축소
재계순위 7위서 60위권으로
그룹 명칭 15년만에 변경될 듯
입력시간 : 2019. 04.16. 00:00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채권단의 압박에 결국 아시아나항공을 내놓으며 ‘백기투항’했다.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채 내린 결단으로 지배구조에 타격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기업 규모도 크게 축소될 전망이다.

 금호산업은 15일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의결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올해 말까지 갚아야 할 돈은 1조3천여억원에 이르고 당장 오는 25일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에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팔지 않고는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감사보고서로 촉발된 위기는 지난달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회장의 ‘경영 퇴진’ 선언에 이어 이달 10일 박 전 회장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에 대한 담보 설정,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매각 등을 조건으로 채권단에 5천억원의 자금 수혈 요구로 이어졌다.

 하지만 채권단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그룹 자체의 3년간 자구계획, 박 전 회장의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의 경영 개입 등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결국 돌파구를 찾지 못한 그룹은 금호산업 긴급이사회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을 내렸다.

 이번 매각결정으로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아시아나IDT로 이어지는 그룹의 지배 구조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매출은 6조212억원으로, 그룹 전체 매출 9조7천329억원의 64%를 차지한다. 자산 규모 역시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이 6조9천250억원으로, 그룹 총 자산(11조4천894억원)의 60%에 달한다. 그룹에서 가장 비중이 큰 아시아나항공이 떨어져 나가면 그룹 전체 자산 규모는 4조5천억원으로 한때 재계 순위 7위까지 올랐던 금호그룹은 재계 60위권인 중견기업으로 신분이 바뀌게 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입장에서도 아시아나항공 지분이 줄어들면 지배구조가 취약해 지고, 사실상 그룹 해체 수순에 돌입할 수 있어 아시아나항공의 매각만은 피해 왔다. 하지만 경영정상화를 위한 ‘진정성’을 끊임 없이 요구받은 그룹은 결국 ‘백기 투항’하며 아시아나항공을 시장에 내놓게 됐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에 따라 그룹 측은 채권단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고, 남은 계열사들의 경영 정상화에 힘 쓸 것으로 점쳐진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고 박인천 창업주가 지난 1946년 광주 택시, 1948년 광주여객자동차(현재 금호고속)을 창업하며 역사가 시작됐다. 1988년 아시아나항공을 취항했고 이후 건설, 항공, 육상운송, 레저, IT 사업부문 등 사업군을 거느린 그룹으로 성장했다. 특히 금호고속은 국내 고속버스 시장 점유율 1위, 아시아나항공은 세계적인 항공사로 성장했다.

 특히 2006년 대우건설과 2008년 대한통운을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고 당시 그룹 자산 규모 26조원으로 재계 순위 7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충분한 자금 없이 무리하게 추진한 계열사 인수로 차입금 규모가 급격히 늘어났고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닥치며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

 이 과정에서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되팔았지만 재무구조가 악화되며 2009년 그룹 경영권을 산업은행에 내주는 등 순탄치 못한 시기를 겪었다. 2015년 박 전 회장은 금호산업을 다시 인수하며 그룹 재건에 나섰지만 무리한 차입 경영으로 인한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한 채 또 다시 계열 분리의 아픔을 겪게 됐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으로 지난 2004년 금호에서 금호아시아나로 변경된 그룹 명칭 또한 15년 만에 바뀔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감사보고서로 촉발된 아시아나항공 위기설이 재계 순위 30위권 내에 들었던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반으로 확산되며 결국 그룹 규모도 크게 쪼그라들게 됐다”면서도 “이번 결정으로 아시아나도 살길을 찾고 금호그룹도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 신용등급 상향 등의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윤주기자 lyj2001@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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