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하) 환영과 우려 교차하는 광주·전남의 운동부 창단

@무등일보 무등일보 입력 2019.02.01. 00:00

2019년 새해들어 광주·전남 지역 대학과 지자체에서 잇달아 운동부를 창단하고 있다. 조선 이공대가 지역 최초로 여자 레슬링부를 창단하고 함평군은 4년만에 레슬링부를 부활시켰다. 최근들어 전남도 우슈팀과 스쿼시팀 창단에 이어 광주시 동구청도 복싱부 창단을 준비 중이어서 지역 체육계가 때 아닌 활기다.

우선 열악한 환경에서 운동부 창단을 결정한 대학과 지자체 결정을 환영한다. 지역에 운동부가 창단되면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고 체육 경쟁력도 높아진다는 점에서 좋은 일이다. 지난해 창단한 호남대 여자배구, 전남도 스쿼시팀과 우슈팀, 조선 이공대 여자 레슬링부와 함평군 레슬링부, 광주 동구청 복싱부 창단으로 지역 선수들의 안정된 일자리와 선수 공급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대학부와 직장 운동부가 적은 광주·전남에서 지역 출신 선수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치는 기회의 장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러나 지역 운동부 창단이 마냥 즐거울 수 만은 없는 처지다. 심석희 선수의 '미투'로 불거진 체육계 불미스런 성폭력 사건이 한창 진행 중이어서다. 엘리트 체육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지역에서도 고질적인 체육 비리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온 나라를 충격으로 몰아 넣은 사건이 벌어졌지만 책임지는 사람 하나 없는 것이 우리 체육계 현실이다. 개인을 희생양 삼아 성적을 내는 운동부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런 상황에 창단되는 광주·전남 운동부 창단은 의미부터 달라야 한다. 성적 지상주의에서 벗어나 선수들의 인권에 각별히 신경쓰라는 이야기다. 선수들이 행복하지 않은 성적 지상주의 운동은 이제 가능하지도 않고 환영 받지도 못한다.

조선 이공대가 인기 종목이 아님에도 여자레슬링부를 창단하는 것은 스포츠를 통해 행복을 증진하겠다는 의도라 본다. 함평군 레슬링부 재창단과 광주시 동구청 복싱부 역시 선수 인격을 존중하는 모범적 선례를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

지도자와 선수들 자세도 바뀌어야 한다. 선수는 운동하는 기계가 아니다. 성적을 명분으로 선수들을 괴롭히는 지도자는 마땅히 추방돼야 한다. 선수 폭력은 고문 행위에 준하는 범죄 행위다. 어려운 상황에서 용기를 낸 지도자와 선수들에게 격려를 보낸다. 시·도민들도 어려운 가운데 창단 결정을 내린 대학과 자자체에 격려를 보냈으면 한다. 극한의 인내심만 강조하는 성적 지상주의 체육 시대는 저물고 있다. 지도자와 선수들에게는 보람을 갖게하고 지역민에게는 자부심을 주는 운동부 창단이 되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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