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하) 국가습지 지정 관련해 갈등이는 황룡강 장록습지

@무등일보 무등일보 입력 2019.01.22. 00:00

황룡강 장록습지는 광주의 대표적인 습지 가운데 하나다. 원시적 자연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보존 가치가 높은 곳이다. 광주시가 지난 2017년 10월 환경부에 국가습지보호구역 지정을 건의했다. 이후 환경부 산하 국립습지센터는 지난해 3부터 12월까지 정밀조사를 통해 보존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광산구 주민들의 반발 여론에 부딪히면서 환경부의 국가습지보호구역 지정 계획이 유보된 상황이다.

주민들은 국가습지보호구역 지정 움직임에 따라 투자선도지구로 선정된 송정역 일원 개발 사업과 황룡강 둔치 체육시설 조성사업의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습지 일부가 주민생활권과 밀접해 일부 주민들이 여름철이면 모기와 파리로 몸살을 앓는 등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기도 하다. 이 때문에 습지로 지정하려는 구역 일부에 대해 주민들을 위한 개발이 요구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광주지역 환경단체는 장록습지의 공익적 가치를 강조하고 나섰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해당 지역을 개발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소유주와 사용자 등 일부에게 국한되지만 습지를 보존하게 되면 홍수조절 기능과 기후조절, 수질정화 생물종 다양성 유지 기능 등 자연생태적 기대효과를 다수가 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주민들이 도심 습지에 대한 미래지향적 생태 가치와 경제적 효용가치를 잘 모르는 것 같다는 견해도 내 놓았다.

이와 관련해 광주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최근'황룡강 장록습지 관련 현안 간담회'를 가졌다. 광주시는 "장록습지를 국가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하려면 주민들의 동의와 합의가 있어야 하는 만큼 충분한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칠 계획이다"고 밝혔다. 오는 25일께에는 국무총리실 주관 주민간담회가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보존 및 개발과 관련한 해법이 마련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습지의 가치는 다양하다. 생물 다양성으로 대표되는 생태적 가치 측면에서 수많은 동식물에게 독특한 생육환경을 제공해준다. 물과 영양소가 풍부해 각종 식물과 습지성 동물들이 살아가는데 최적의 장소라 할 수 있다. 습지는 또 주변의 오염된 물을 맑게하고 수변부의 깎임을 방지하는 한편 지하수를 채워주는 기능을 한다. 특히 그 속에 탄소를 저장해 기후 변화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높아져가는 터다.

장록습지의 '보존이냐', '개발이냐'를 둘러싸고 주민과 환경단체 간 보존과 개발이라는 상충된 가치가 충돌하고 있다. 광주시와 환경부 등 정부 당국, 주민, 환경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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