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상) 시·도지사도 개탄한 뻥튀기 '용역 만능' 풍조

@무등일보 무등일보 입력 2019.01.17. 00:00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공무원들의 용역 만능 풍조에 과감한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새로 추진하는 사업이나 현안에 대해 "용역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공직자 스스로 해법을 찾으라"는 적극적 복무 자세를 주문 한 것이다. 시·도지사가 작심하고 용역 만능주의를 질타한데는 용역에 맡겨 책임을 회피하는 부작용을 경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외부 용역은 주요 사업을 시행하기 앞서 관련 전문기관이나 연구기관등에 용역을 맡겨 자문받는 것을 말한다. 잘 만하면 낭비성 예산과 시행 착오를 줄일 수 있어 용역 자체를 탓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것도 정도가 있다. 최근 광주시와 전남도 등 현안사업에는 "툭하면 용역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용역 만능 주의가 기승이라 한다. 시·도지사가 공개 석상에서 개탄할 정도라면 어느 정도 인지 짐작 할 만하다.

외부 용역이 판친다는 것은 업무에서 책임회피용 핑계거리를 만드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담당 공무원들이 치열한 고민없이 외부에 할 일을 떠넘기는 꼴이다. 낭비성 용역을 습관처럼 시도하고 있음은 그런 분위기에 편승한 것이다. 습관적 용역 풍토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적지 않은 용역비를 지불하고도 부실한 결과물로 되려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는가 하면 용역 결과를 기다리다 1~2년을 허송하는 사례가 다반사다.

이번에 시·도지사가 경고한 용역 만능주의 풍조도 마구 잡이식 용역을 줄이라는 의미다. 용역을 발주하기 전에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해결책을 찾는 복무 자세부터 갖추라는 질책이다. 정책에 창의적 발상은 치열한 고민에서 나온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축적된 경험이 쌓여 새로운 발상의 정책도 나온다. 그래야 공직자의 전문성도 쌓이고 연구 성과로 인한 보람을 찾을 수 있다.

차제에 용역 풍토 개선을 위한 신상 필벌 시스템을 되돌아 보아야 한다. 외주 용역으로 얻은 성과를 마치 자체 개발한 정책으로 둔갑시키는 것부터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 용역 만능 풍토가 개선 되지 않는 한 창의적 노력을 하는 공무원만 불이익 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체적으로 충분히 수행 가능한 사업까지 용역 발주 부터 하고 보는 복무 자세는 반드시 걸러내야 한다.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복무 자세가 필요하다. 구태의연 한 용역 발주식 복무자세는 반드시 털어내야 할 적폐다. 특히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창의적 복무 자세가 어느때보다 요구 된다. "외부 용역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말라"는 시·도 지사의 경고가 어떤식으로 실현될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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