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유튜브 열풍

@류성훈 입력 2019.01.15. 00:00

언젠가부터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가 생활 속으로 스스럼 없이 들어왔다.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모바일 서비스가 유튜브이며, 특히 동영상 시장 점유율은 무려 86%라고 한다. 국내 유튜브 월간 순이용자는 2천500만명에 이른다.

유튜브는 아이들의 장래희망 1순위에 '크리에이터'를 올려놓는데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교육부와 한국직업개발연구원이 지난 연말 발표한 조사에서는 초등학생들의 장래 희망 직업에 '유튜버'라는 신종 직업이 운동선수, 교사, 의사, 조리사에 이어 5위에 당당히 올랐다. 그만큼 유튜브가 차세대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필자도 유튜브를 자주 이용한다. 주로 늦은 밤, 거실 쇼파에 누워 스마트폰으로 이런저런 동영상을 찾아 헤맨다. 즐겨보는 동영상은 여성 품바 '버드리' 공연과 유튜버 '밴쯔'가 어마무시한 양의 음식을 맛있게 먹는 먹방, 그리고 신형 자동차나 휴대폰 등 새로 출시된 제품의 상자를 뜯고 제품을 조립하거나 내용물을 살피는 '언박싱(Unboxing)' 방송이다. 이들 방송 모두 1인 미디어의 위상이 대단하다.

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정치권도 자연스럽게 유튜브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 여야 각 정당, 전·현직 의원들이 너도나도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홍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유튜브가 새로운 정치 공간으로 거듭 나는 양상이다.

불을 댕긴 것은 자유한국당 채널인 '오른소리'다. 2012년 처음 개설된 오른소리는 구독자가 13일 현재 4만3천여명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반격에 나서 지난해 11월 채널 '씀'을 개국했다. 현재 구독자수는 2만6천여명이다. 바른미래당도 권은희·김수민 의원이 진행하는 '비포장 토크쇼, 언니가 간다'를 9일 시작하며 유튜브 홍보에 시동을 걸었다. 개별 의원들의 유튜브 방송도 활발하다.

특히 '여의도 밖' 인사들이 유튜브 활동을 통해 현실 정치에 복귀하고 있는 점이 눈여겨볼 대목이다. 그 중심에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있다. 홍 전 대표의 '홍카콜라' 구독자 수는 23만명을 넘기며 보수진영의 대표 유튜브 채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후발 주자인 유 이사장의 '알릴레오 방송'은 구독자수 61만명을 넘으면서 유튜브 정치의 정점을 찍고 있다.

정치 주무대에서 한발 비켜 나 있는 원외인 두 사람의 '유튜브 정치'에 대한 높은 관심은 그만큼 기존 정치인들의 정치력 부재, 피로감 상승도 한 몫했을 것이다. 정치권에는 새로운 과제를 제시한 셈이다.

유튜브 방송은 대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유튜버'가 항상 팩트만 전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때로는 몰라서, 때로는 의도적으로 여과없이 정보를 생산한다. 필터링이 안된다는 점이 큰 문제다. 이제 시민들도 관심을 갖고 유튜브에서 넘쳐 흐르는 정보의 옥석을 가릴줄 알아야 한다.

류성훈 정치부장 rsh@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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