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상)광주천 체육시설 생태 하천 복원에 역행한다

@무등일보 무등일보 입력 2018.12.13. 00:00

광주시가 지난달 22일 '시민참여형 광주천 가꾸기' 협약식에서 광주천을 생태 하천으로 가꿔 시민의 품으로 돌려 주겠다고 약속 했다. 그러나 약속과 달리 광주천에 체육시설을 조성한다며 3억7천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환경단체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광주환경운동연합과 광주전남녹색연합 등 환경 단체들이 광주천 둔치에 체육시설을 만들겠다는 것은 반 환경적 행정이라고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시민 참여형 광주천 가꾸기는 광주시 동구 용산동에서부터 서구 치평동 영산강 합류 지점까지 12.2㎞ 구간을 300m 내외로 구간을 나눠 시민 단체가 직접 관리하는 생태 하천 보호사업의 일환이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그간 시민의사와 거리가 먼 일방적 광주천 개발이 끝날 것으로 기대됐다.

협약식을 가진지 얼마나 됐다고 자연친화적 생태하천으로 거듭나야 할 광주천 두물머리 부지에 내년에 게이트볼장 등 체육시설을 조성한다는 안을 내놓았으니 일관성 없는 행정을 자초한 셈이다.

그렇지 않아도 광주의 상징이자 젖줄인 광주천은 원래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외래 어종까지 번져 생태 환경을 교란 시키고 있는 터에 여러 인공 조형물이 들어서 자연 하천의 면모를 크게 훼손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 새로운 체육시설을 짓겠다는 발상은 자연친화적 개발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 참 멀다.

광주천은 시민참여형 광주천 가꾸기에서 나온 바대로 자연 그대로의 옛 모습을 되살리는 방향으로 가꾸고 보존해야는 게 마땅하다. 겉치장에 치중해 돈을 들여 체육시설을 갖춰 본들 시민들이 얼마나 환영할 지 따져 보아야 한다.

광주시가 광주천에 체육시설을 지어 시민 건강을 증진하겠다는 마음이야 모를 바 아니다. 하지만 체육시설이 꼭 광주천에 있을 필요는 없다. 미관을 해치고 여름철 침수피해도 빈번한 광주천에 체육시설을 짓는다면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 뻔하다.

시민단체의 지적은 온당하다. 더 이상의 인공 구조물 설치를 자제하길 바란다. 그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되살리는데 중점을 두라는 이야기다. 옛 모습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맑은 물과 풍부한 수량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인공 조성물보다는 차리리 나무를 심어 숲으로 가꾸는 장기 대책을 마련하는게 낫다. 그래서 시민들이 언제든 찾아 옛 추억을 떠올리는 광주천을 만들어가야 한다.

지금 광주천에 당장 필요한 것은 풍부한 수량 공급이나 수질개선이다. 시민들이 원치않는 혈세를 들여 어울리지 않은 인공 구조물을 조성할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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