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정부 지원 의지 있나" 지역민들 우려
광주·전남 지역민들의 관심 속에 5일 출범한 '한전공대 설립지원위원회'의 첫 회의가 '김 빠진 회의'로 전락하고 말았다.
위원 자격으로 설립지원위원회에 참석해야 될 7개 정부 부처 차관이 모두 불참하면서 회의의 격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라 당초 참석이 예정된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도 끝내 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첫 회의부터 정부 부처 차관들이 모두 불참하면서 과연 정부가 한전공대 설립을 지원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우려마저 일고 있다.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균형위)는 이날 오후 2시 30분 서울 정부 종합청사 균형위 대회의실에서 '한전공대 설립지원위원회' 착수회의를 가졌다.
균형위는 기획재정부,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등 한전공대 설립과 관계된 7개 부처 차관을 설립지원위원회 위원으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균형위는 첫 회의 날짜를 확정한 직후 7개 부처에 차관의 회의 참석을 요청했다.
균형위 관계자는 전날 본보와 통화에서 '참석자가 확정됐느냐'는 질문에 "정부 부처가 모이는 회의는 당일에도 (참석자가) 바뀔 수 있다"며 "차관들이 참석하도록 정부 부처에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첫 회의에 7개 부처 차관 전원이 불참하면서 우려가 현실화됐다.
기재부는 재정관리관, 과기부는 연구개발정책실장, 산업부는 산업혁신실장, 교육부는 고등교육정책실장, 행안부는 지방재정경제실장, 국토부는 혁신도시발전추진부단장 등이 나왔다.
환경부는 아예 참석자도 없었다.
균형위는 차관이 불참하면 최소 1급이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고 재 통보했는데, 환경부는 이날 나올 1급 직원들마저 없었던 것이다. 한병도 정무수석은 이날 같은 시간에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참모진 티타임 때문에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설립지원위원회 첫 회의부터 차관 전원이 불참하면서 회의의 격이 떨어지고, 관련 사항 논의도 제대로 진행됐을 지 우려되고 있다.
균형위 관계자는 "차관 참여를 독려했지만 국회 일정 등 다른 일로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송재호 설립지원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한전공대는 광주와 전남의 단순한 대학의 하나로 설립되는 게 아니다"며 "에너지는 미래산업이고, 한국의 혁신성장을 이끌어가는 동력이다. 이 부분을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에너지 산업) 핵심 기술의 개발 연구, 인재의 육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돼 한전공대를 대학원 중심의 대학으로 설립하는 것이 국가적 목표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설립지원위원회 구성 및 운영, 한전공대 설립 추진계획, 입지선정 위원회 구성 등 입지선정 추진절차 등이 논의됐다. 서울=김현수기자 cr-2002@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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