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상) 매년 반복되는 불수능·물수능에 멍드는 고 3교실

@무등일보 무등일보 입력 2018.12.06. 00:00

5일 성적표 배부 결과 2019년 수능이 불수능으로 드러나면서 고 3교실이 술렁이고 있다. 국어는 이미 역대급 난이도로 학생들을 멘붕 상태로 몰아 넣었다. 영어 1등급도 5.3%로 반토막 나면서 수능 최저 기준 미달 사태가 속출할 전망이다.

성적표를 받아 든 광주·전남 고 3교실은 예상대로 혼란에 빠졌다. 이번 수능이 그 어느 시험보다 어려웠음은 가채점 당시 일치된 바다. 불수능의 주범은 국어로 만점자는 148명(0.03%)에 그쳤다. 최고로 어려웠다는 2011년 시험 만점자(0.06%)보다 적어 역대 최고다. 표준점수 최고점 또한 지난해 134점보다 16점이나 치솟았다.

수능 국어는 시험 직후 논란이 일었다. 31번 문제는 선생님 조차 풀기 어려운 문제였다고 했다. 지문은 고 3학생의 이해 수준을 훨씬 웃돌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영어 영역은 절대 평가를 도입한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 원어민도 이해하기 힘든 지문으로 변별력을 높였다. 이로 인해 1등급이 2만7942명으로 지난해 반토막 수준으로 쪼그라 들었다.

수능 시험이 어느 정도 변별력이 갖출 필요가 있다. 그러나 선생님은 물론 원어민도 이해하기 어려운 지문을 동반한 문제가 왜 필요한 지는 이해하기 어렵다. 불수능으로 기존 대입 배치표가 무용지물이 되고 입시 전략에 혼란이 가중 된다면 대입 전반에 불신을 키울 뿐이다. 최고의 불수능으로 수능 최저 기준 미달 사태가 불보듯 해 자칫 정시에 학생들이 몰리는 기현상이 우려 된다.

문제가 너무 쉬워 변별력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그러나 올해처럼 고등학교 수준에서 열심히 공부한 학생이 풀수 없는 문제가 출제되면 고교 학습 자체가 의미 없어진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고 1,고 2학생들이 어느 기준에 맞춰 공부해야 할지 난감해졌다는 점이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수능 난이도 조절 실패를 인정하고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사과성 발언을 했지만 이들의 불만을 잠재우기는 역부족이다.

사실 수능 난이도 조절은 매년 문제였다. 학생과 학부모의 예측 가능한 수준에서 이뤄져야 할 출제 기조가 매년 들쑥 날쑥이면 사교육 시장만 배불릴 뿐이다. 수도권 학원의 스펙 만들어주기, 자소서 대필 등이 불거지면서 수시를 줄이고 정시를 늘리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판에 수능마저 예측 불가하다면 학생들은 어디에다 기준을 두고 공부 해야 할지 답답한 현실이다. 무작정 입시 설명회를 쫓아 다니는 고 3학생들과 그들 학부모의 처지가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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