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상)쌀값의 가치에 대해 농민·소비자 모두 공감해야

@무등일보 무등일보 입력 2018.12.04. 00:00

쌀과 '쌀값'의 가치는 다층적이다. 우선 쌀값에는 농부들의 고된 땀이 배어있다. 쌀은 또한 수천년간 이 땅의 근본이었다. 물가 인상과 식생활의 급변에 따른 대체재 보호를 위한 희생양이기도 했다. 그러나 농부들의 땀에 더해 식량 안보라는 공익적 가치를 감안한다면 언제까지나 쌀값의 가치가 저평가될 일은 아니다.

통계청 등 정부 당국이 물가인상률에 따라 책정·발표하는 쌀값은 농가나 농민단체가 요구하는 수준과 적잖은 차이를 보인다. 정부 당국이 책정하는 쌀값과 농가·농민단체가 생각하는 적정률의 차이가 다르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쌀값(11월 25일)은 4만8천409원(20kg기준)이다. 정부가 발표하는 80㎏단위로 바꾸면 19만3천636원, 다시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포장단위인 10㎏으로 바꾸면 2만4천45원로 변환된다. 이같은 방법으로 지난해와 올해의 쌀값을 비교해 보면 쌀 포장 단위 별로도 체감지수가 달라진다. 지난해 쌀값은 3만8천449원, 정부 기준으로 15만3천796원, 소비자 선호포장 1만9천245원(10kg)이다.

올해 쌀값은 통계청 단위로 9천960원, 정부 발표 기준 3만9천840원, 소비자 포장단위로 4천800원 올랐다. 기준단위만 다를 뿐, 똑같은 셈법인데도 무게 단위 별로 계산되는 숫자에서 느껴지는 체감도가 달라 농가와 농민단체들은 쌀값 단위가 바뀌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계청의 발표(지난 3월)에 따르면 국민 1일 평균 쌀 소비량은 167g, 1달 5㎏, 1년 60㎏ 수준(1인 1년 쌀 소비량 61.8㎏)이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하는 쌀값은 아직도 80㎏ 단위여서 조금의 등락에도 큰 폭의 변동으로 느껴져 소비자가 받아들이는 쌀값에 왜곡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광주·전남 벼 매입 농협조합장, 시·군지부장 등은 쌀값 단위를 가정에서 가장 많이 구매하는 10㎏ 또는 1㎏ 단위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농가·농민단체는 쌀값 또한 24만원 수준(올해 정부 예정가 80kg. 19만6천원선)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정도 수준이라도 밥 한공기로 계산하면 300원(쌀 103g)에 불과하다. 쌀값이 오랫동안 과도하게 억제 당해온 때문이며 이는 결코 물가 인상에 영향을 미칠만한 요인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흔히 쌀의 대용식이라는 컵라면 가격(750원~1천150원)과도 비교된다.

우루과이 라운드 등 국제협상에도 불구하고 쌀값의 가치는 재고돼야 한다. 농민과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정책적 변화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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