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사회적 약자

@김영태 입력 2018.11.19. 00:00

이른바 '사회적 약자'는 예전에도 있었을 터다. 다만 그들이 속한 정부나 사회가 그들의 처지를 알아보고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보아야 한다.

사회적 약자는 '신체적·문화적 특징들로 인해 사회의 주류집단 구성원에게 따돌림을 받거나 차별을 당하고, 스스로도 차별을 받는 집단에 속해있다는 의식을 가진 사람들'로 규정된다. 오늘날 사회적 약자 집단은 그들이 인간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에도 차별당하며 불평등한 상태에 놓여있다. 글로벌 시대인 요즘에는 말 그대로 세계적으로 넓어진 삶의 공간에서 더욱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학계에서는 사회적 약자가 생기는 원인을 '사회 구조'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능론자와 갈등론자들 공히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는 바다.

기능론의 입장에서는 제도를 운영하는 과정에 잘못된 기능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사회적 약자가 차별을 받게된다고 본다. 사회적 약자는 필연이 아니라 우연히 생겨난다는 점에 방점을 두는 견해다. 반면, 갈등론자들은 지배적 위치에 있는 기득권층이 힘없는 집단을 착취한 결과로 사회적 약자가 생겨났다고 본다. 사회적 약자는 우연히 발생했다기 보다 지배층이 기득권을 더욱 강고히 하려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생겨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세계 여러나라의 정부는 사회적 약자의 권리·권익을 보호하자는 차원에서 차별을 철폐하는 법을 제정하거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차별 철폐법'을 비롯해 공무원 여성 할당제, 지역균형 선발(지역 인재 채용·농어촌 특별전형), 대학 입학에서 일정 계층을 위한 할당제 등이 그것이다.

토마스 홉스(1588~1679)는 그의 저서 《리바이어던(Leviathan)》에서 "자연 상태 속에서 인간은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가운데 있다"고 했다. 홉스가 말하는 '자연 상태'는 전쟁이라는 비극적 상태다. 인간은 심신의 여러 능력에서 태어나면서 부터 평등하다. 그러나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거나 자기 보존의 실현 과정에서 타인의 우위에 서고자 보다 많은 힘을 획득하려는 경쟁 상태에 들어간다. 허영심이나 이기심, 시기심, 불신감, 경쟁심 등의 정념(情念)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힘의 획득 경쟁을 격화시킴으로써 전쟁이라는 비극적 상황을 초래하게 된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최근 민주노총에 대해 "더 이상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 세월 민노총 소속 노동자들이 그들의 권리 보호와 확장 과정에서는 분명 사회적 약자의 한 집단이었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 그들이 형성한 기득권의 측면에서 보면 틀린 말이 아니다. 특히 취업할 곳이 없어 부초처럼 떠 도는 지역 청년들의 일자리가 될 '광주형 일자리'사업 추진을 적극 반대하고 나선 현대차 노조 등이 속한 노동단체라면 더욱 그렇다.

김영태논설주간kytmd86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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