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시각- 모든 것은 때가 있다

@김현주 입력 2018.10.26. 00:00
김현주 정치부 차장

흔히 모든 것에 때가 있다고 한다. 일에는 그에 알맞은 시기가 있으며, 그 시기를 놓치면 성공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이 때를 놓치지 않으려 지난 24일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광주를 찾았다. 오로지 꺼져가는 '광주형일자리'의 불씨를 살리기 위함이었다.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날 좌초 위기까지 내몰렸던 광주형일자리가 대전환기를 맞았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같은당 소속 광주시의원 8명이 동유럽행 비행기에 올라 빈축을 샀다.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성공적 개최 방안 모색과 선진도시 교통실태 체험이 주 목적이라고 한다.

'견문 확대' 등을 목적으로 한 광역의원들의 해외 출장은 필요하다는데 동의한다. 하지만 시기가 적절치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자 현 정부의 핵심 정책인 '광주형일자리'를 위해 집권여당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판국에 같은 당 시의원들이 힘을 보태지는 못할 망정 해외출장으로 자리를 비웠다는 사실은 비난을 받기 충분했다.

해외로 떠난 의원 8명 가운데 1명을 제외한 7명이 모두 초선이라는 점도 다시 한번 시기의 부적절성을 지적하게 하는 대목이다.

오는 11월 2일이면 '의정활동의 꽃'이라 불리는 행정사무감사(이하 행감)가 시작된다. 해외에 나간 시의원들이 귀국하고 나서 이틀 뒤, 바로 행감에 돌입하게 되는 셈이다.

광주시의회 5개 상임위는 장장 14일 동안 100개 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펼칠 계획이다. 대부분 초선의원들로 구성된 제8대 광주시의회가 행감을 무사히 치뤄낼 수 있을 지에 대한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한다.

이런 상황에서 행감 준비가 아닌 해외출장을 선택했다는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제8대 광주시의회는 의정경험이 많지 않은 초선의원들로 구성돼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를 두고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8대 시의원 23명 가운데 재선은 3명 뿐으로 초선이 무려 20명에 달한다.

특히 출범 초기부터 주류와 비주류로 나눠 자리싸움을 벌이는 등 파행을 거듭하면서 시민들로부터 눈총을 받았다. 뒤늦게 개원한 이후에도 일부 시의원들의 돌출발언과 행동 등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임시회 기간에도 정책·정치적인 역량의 한계를 드러내는 등 거수기 의회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난까지 받은 바 있다.

시의회 관계자는 "예산정책협회의 일정이 잡히기 전에 연수 일정이 계획됐고, 11월에는 정례회가 있어 불가피하게 추진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선진지 방문과 견학, 견문확대와 의정활동 역량강화를 위한다는 공무국외출장 계획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동의한다. 또 의정활동에 필요하다면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해도 동의할 것이다.

다만 시기의 적절성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 지에 대해 묻고 싶다.

광주시민들의 염원과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중차대한 '광주형일자리'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시의원들 또한 힘을 실어주기 바란다.

더불어 출범 초부터 지속되고 있는 8대 시의회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거둘 수 있는 '때'가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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