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읽는 전라도 1천년史

입력 2018.10.26. 00:00 김옥경 기자

나는 전라도 사람이다

정남구 지음/라의눈/2만원

1018년(고려 현종 9년) 고려시대, 강남도와 해양도를 합쳐 전라도가 만들어졌다. 2018년은 전라도가 그 이름을 얻은 지, 꼭 1천년이 되는 해다. 이에 맞춰 전라도 천년의 역사를 다룬 책이 나왔다.

정남구의 '나는 전라도 사람이다'가 바로 그것이다.

이 책은 단순한 역사서가 아니라 전라도의 정체성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저자는 전라도에 대한 차별과 오해, 편견이 어디에 바탕을 두고 있는지 치열하게 탐구한다. 땅, 선비, 신선, 밥 등 8개의 핵심 주제들을 일말의 과장과 미화를 배제한 채, 현장 취재하듯 논픽션 형식으로 서술한다.

역사를 통틀어 끝없이 수탈 대상이었던 지역, 국가적 환란 앞에서 목숨 던져 저항해온 땅, 새로운 사상과 종교가 싹 튼 전라도에 대한 깊은 통찰에 이르게 한다.

전라도에서 태어나 자란 저자는 전라도에 대한 세간의 오해와 편견, 전라도 사람들이 오랜 세월 받아온 차별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전라도는 평야가 넓고, '큰 산들은 저 멀리 떨어져 벌을 서듯 쪼그려 앉아 있는 곳'이다.

삼한시대 벽골제를 비롯한 '3호'가 만들어져 우리나라에서 대규모 수리시설이 가장 발달했던 곳이고, 농지 간척이 활발해 조선시대에 이르면 나라의 곡창이 됐다.

그렇기에 힘 있는 이들이 빼앗아갈 것이 많았다. 실제로 조선 후기에는 중앙정부 조세의 40%를 담당한 곳이 전라도였다. 1862년 임술민란에서 농민봉기가 가장 많이 일어난 곳이 전라도요, 1894년 갑오농민전쟁이 일어난 곳도 전라도란 것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일제 강점기에도 전라도엔 대지주가 많았다. 특히 일본인들은 전라북도의 논밭과 묵은땅을 대거 사들였고, 많을 때는 전북 쌀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일본으로 실어갔다.

그랬다. 전라도에 대한 그 모든 편견과 전라도 사람들에 대한 차별은 전라도의 풍요를 탐내 빼앗아간 사람들이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만들어낸 허구에 기반하고 있었다. 빼앗아가는 이들은 전라도에 '악'의 굴레를 덧씌워야 했다. 그래야 양심을 달래고 편히 잠잘 수 있기 때문이었을 터이다.

그렇다고 전라도가 단순히 수탈만 당한 것은 아니다. '문제에 먼저 직면하였기에 앞서 해결책을 모색하고, 제 몸을 부셔 벽을 깨뜨리려 애쓴 이들이 전라도 사람들'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임진왜란 때는 나라를 끝까지 지켜낸 땅이고, 구한말엔 가장 끝까지 일본의 국권 침탈에 저항한 땅이고, 동학과 증산 사상 등 새로운 사상과 종교가 꽃핀 땅이다.

저자는 사료를 뒤지고, 비판적 검증을 거쳐 다큐멘터리를 쓰듯 전라도 천년의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다.

불완전한 사료를 근거로 무리하게 주장을 펼치기보다는 필요한 경우 저자가 짐작하는 바를 근거를 들어 서술하고 있다. 단편적인 사료에 상상을 덧붙여 사료의 빈틈을 메우기보다는 차라리 공백으로 남겨두는 편이 더 낫다는 결벽증에 가까운 당당함이다. 들끓는 애향심이나 편견에 대한 한풀이로 이 책을 대한다면 뭔가 미진함을 느낄 것이요, 역사 안에 숨겨진 진실을 통시적이고 거시적으로 통찰코자 한다면 더없는 만족감을 얻을 것이다.

특히 저자는호남, 영남이란 지명의 유래, 임진왜란 때 승의군의 활약, 구미호와 삼신산 전설, 벽골제와 눌제의 역사, 전라도 간척의 역사와 윤선도와 갑오농민전쟁의 뒷이야기, 역사에서 지워진 보천교 등 이 책에는 흥미진진한 읽을거리가 풍부하게 제공하고 있다. 본문 뿐만 아니라 각 장의 뒤에 첨부된 주석에서도 미처 몰랐던 새로운 지식들을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전라도에 대한 세간의 오해와 편견, 전라도 사람들이 오랜 세월 받아온 차별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며 "전라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유구한 역사를 지닌 전라도의 의미를 깨닫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옥경기자 uglykid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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