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눈앞의 현실(김영문 옮김)
◆'좌전'에 담긴 세계상과 문화, 국가의 흥망성쇠, 개인의 욕망 등에 얽힌 역사적 사례를 재연하고 해체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저자는 문학가로서 전개한 고전에 대한 자유로운 해석은 대담하고 혁신적인 발상이며, 사고의 전환이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여실히 보여준다. 흐름출판. 600쪽. 3만원.
#그림1중앙#
모든 움직이는 것들의 과학(한근우 지음)
◆모든 움직이는 것들에 대해 탄생에서부터 과학적인 원리, 인류 문명의 발전에 끼친 영향 등을 풀어낸다. 친환경 미래자동차를 연구하는 공학박사인 저자는 이 책에서 땅과 물, 하늘, 미래에서 움직이는 것들 중 16가지 주제를 뽑아 그것들이 어떻게 인류와 함께 발전해 왔는지를 살핀다. 사과나무. 312쪽. 1만5천원.
#그림2중앙#
이란 표류기(김옥진 지음)
◆코트라 테헤란 무역관으로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공포와 혐오의 대상이 된 이란에 대한 편견을 깨는 진짜 이란 이야기를 다뤘다. 이란에서 직접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란이 처한 현실을 드러내 보여준다. 또 미국의 핵 협상 탈퇴 후 이란 사회와 국제 정세, 그 속에서 우리나라와의 관계 등을 모색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실었다. 슬로래빗. 240쪽. 1만4천원.
#그림3중앙#
하멜의 다락방(신덕룡 지음)
◆시인인 저자가 하멜의 흔적을 찾아 떠난 유럽 여행의 느낌을 에세이집으로 담은 것이다.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여러 도시와 그곳의 문화와 역사, 생활과 풍습을 보여주며 강대국 네덜란드 한 청년이었던 하멜의 그림자를 오버랩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책 사이사이에 아름다운 사진과 시를 함께 넣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문학들. 208쪽.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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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인데 모른대요(박연준 지음)
◆박연준 시인이 쓴 동화책이다. 어린이들이 읽는 동화책이지만 동시를 읽는 느낌을 제공한다. 그림 속 장면들도 그 경계의 초월을 닮아 풀숲이 우거지고 맑은 물이 흐러던 시골 풍경, 짱순이의 상상 속 도시 등 모습을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시골과 도시, 어제와 오늘이 기발하고 독특하게 섞인 시공간의 초월을 즐길 수 있다. 연두. 56쪽. 1만2천원.
- 시와 그림으로 피어난 꽃의 절규와 함성 시는 시인의 얼굴이자 내면이다.시인은 시를 통해 속내를 털어놓고 표정에 담지 못한 언어를 끄집어낸다.박노식 시인의 시도 이와 다르지 않다.박노식 시인이 최근 신작시집을 낸 데 이어 올봄을 넘기지 않고 시화집을 내놓았다.그의 첫 시화집 '기다림은 쓴 약처럼 입술을 깨무는 일'(달아실 刊)을 펴냈다.박노식 시인은 등단 후 9년 동안 5권의 시집을 냈고, 이번에 첫 시화집을 내는 것이니 부지런히 시를 쓴 셈이다. 그 원동력이 어디에 있냐고 묻자, "세상과 싸우기 위해, 밥벌이를 위해 삼십여 년을 접어두어야 했던 만큼 '시'를 미치도록 그리워했다"며 "남보다 늦은 나이에 꿈을 향해 걸음을 내디딘 만큼 더 치열하게 시 창작에 몰두하였다"라고 답했다.시화집 '기다림은 쓴 약처럼 입술을 깨무는 일'에는 모두 37편의 시가 실렸는데, 각 편마다 꽃말을 제목으로 하고 부제로 꽃 이름을 달았다. 각 시편마다 서양화가 김상연의 그림이 곁들여져 있어, 꽃시(詩)와 꽃말과 꽃그림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시화집이라고 할 수 있다.가령 "자기애"라는 꽃말을 지닌 "수선화"를 시인은 이렇게 시로 적고 있다."마주 앉아서 그대의 말끝을 따라갈 때면 어느새 저녁이 오고 나의 눈빛은 강 하구에 이릅니다/가만히 보면 그대 얼굴이 우물 같아서 달이 뜨고 거기에 내 얼굴도 떠 있습니다/그대는 흰 꽃잎으로 나는 노란 꽃잎으로 다시 태어나서 우리는 지금 서로의 운명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자기애-수선화' 전문)"모든 슬픔이 사라진다"라는 꽃말을 지닌 "미선나무꽃"은 또 이렇게 시로 풀어냈다."아득한 기억처럼 슬퍼지는 시간들이 있지요/ 폭발 직전의 꽃망울은 순수의 가지에 놓여서 눈을 감아요/ 지난 노래를 부르지 말아요/ 한 장 꽃잎이 강물에 떠내려간들 누가 울어주나요/ 눈물은 온몸에 있어요/ 온몸이 울어요/ 당신이 다시 돌아와 내 눈물의 노래가 되었어요('모든 슬픔이 사라진다-미선나무꽃' 전문)독자들은 시화집을 통해 37개의 꽃과 꽃말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 그런데 꽃말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사람들이 자신의 삶과 이야기를 꽃에 투영한 결과이며 오랜 세월 인구에 회자되면서 꽃말로 굳어진 것이 아닐까 싶다.시인이 이번 시화집의 부제를 '꽃말을 시로 읊은 가슴 저민 자화상'으로 명명했다. 시인이 정작 쓰고 싶었던 것은 꽃이 아니라 꽃 너머, 꽃말이 아니라 꽃말 너머, 그러니까 우리 모두의 자화상인 셈이다.박노식 시인은 이번 시화집 출간에 맞춰 '꽃말시'를 화가 김상연이 그림으로 표현해 낸 특별한 시화전을 연다.시화전은 광주시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에서 5월2~14일까지 박노식 시인의 첫 시화집 '기다림은 쓴 약처럼 입술을 깨무는 일' 출판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마련됐다.전시회 첫날인 5월 2일 오후 6시 오프닝과 출판기념회를 함께할 예정이다.김상연 화가는 "기존의 시화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그림, 화가의 눈으로 시를 재해석한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며 "시화집에 인쇄된 그림과 원화가 주는 느낌은 또 다른 것이니 전시회에 오셔서 직접 감상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박노식 시인은 "'꽃말시'는 처음부터 시화집을 목적으로 구상했었다. 시집 한 권 분량의 60여 편을 염두에 두었으나 시화집으로 묶기에는 다소 벅찰 것이라며 그가 말렸다. 그래서 37편에 머물렀으나 꽃만 남고 훗날 그는 구름이 되어버렸다"며 "더는 가슴 저미는 일이 없길 바라므로 나는 죽은 사람처럼 이 시화집을 열어보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시인은 차마 더 이상 열어보지 못하겠다고 하니 시화집을 열어 꽃말시를 읽는 일은 우리들의 몫이다..박노식 시인은 광주에서 태어나 조선대 국문과를 나와 지난 2015년 '유심' 신인상을 받고 등단했다. 그동안 시집 '고개 숙인 모든 것' '시인은 외톨이처럼' '마음 밖의 풍경'을 펴냈으며, 화순 한천면 오지에서 시 창작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수혜했다. 현재 광주 동구 '시인 문병란의 집'큐레이터로 활동 중이다.김상연 화가는 화순에서 태어나 전남대와 중국 미술대학원을 거쳐 현대미술을 특유의 기법으로 회화와 설치, 미디어, 판화 등 다양한 장르로 표현, 주목을 받고 있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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