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는 소크라테스와의 점심에 애플의 기술 모두를 내 놓겠다고 말했다.
다양한 방식으로 의미를 추출할 수 있겠지만 포괄적으로는 기술이라는 그릇에 담기는 것은 결국 인간의 삶이라는 말과 통한다. 초기의 정보통신기술 시장은 기술의 혁신이 주도했지만 고도로 발달한 정보통신기술 시장은 인간에 대한 넓고 깊은 이해가 주도한다. 정보통신기술은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사용자가 직접 경험할 수 없는 수면 아래를 떠받히고 수면 위는 인간의 자유로운 활동과 이를 돕는 직관이고 아름다운 디자인이 채운다.
애플사는 정보통신기술 시장이 기술중심에서 인간중심으로 넘어가는 흐름을 주도했다. 특수 기관을 위한 군사용, 연구용 컴퓨터 개념을 대중을 위한 여가용, 창작용 퍼스널 컴퓨터(PC) 개념으로 전환한 것이 애플사의 초기 컴퓨터들이다.
또 책상 위의 컴퓨터를 손안의 컴퓨터로 전환하여 삶의 미시적인 부분까지 새로운 영역으로 확대했다.
이러한 전환을 위해서는 사용자를 일부 전문가에서 일반 시민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 때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사용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애플은 첫째, 정보통신기술을 인간이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쉽게, 둘째, 인간이라면 누구나 사용하고 싶도록 즐겁게 전환하였다.
소크라테스가 이러한 전환의 중심점에 선 스티브 잡스를 만났다면 뭐라고 했을까? 다양한 관점과 주제에 관해 논할 수 있겠지만 우선 소크라테스는 스티브 잡스가 인간의 앎에 대한 욕구를 기술적으로 구현했다는 점을 칭찬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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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연'에 나오는 소크라테스에 따르면 인간은 누구나 아름답고 지혜로운 타인과의 교류(사랑)를 통해서 더 나은 자가 되려는 욕구를 갖는다. 불멸의 욕구를 가진 인간은 그렇게 더 나은 자, 뛰어난 자가 되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불멸하려고 한다.
소크라테스는 정보통신기술을 특정인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공유물로 만들어 다양한 관점의 정보를 서로 묻고 대답하게 하고, 진리(지식)와 정의(뉴스)그리고 아름다움(이미지·예술)을 보다 넓고 깊게 탐구(사랑)할 수 있게 한 점을 칭찬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일 것 같다. "자네의 경제적 성공은 이러한 공헌의 부산물일 뿐이라네"
칭찬에 감사를 표한 스티브 잡스는 앞으로의 기술과 경영 그리고 정책이 나아갈 방향을 묻는다. 기술과 경영 그리고 정책은 결국 인간을 지향해야 한다. 소크라테스는 늘 당장의 이익을 위한 불의를 경계했다. 길게 보면 큰 손해라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기술과 경영 그리고 정책이 항상 인간을 지향했던 것은 아니다. 소크라테스에게 이유는 간단하다. 첫째는 당장의 이익에 눈이 어두워 큰 손해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고, 둘째는 정의란 모든 상황에서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과 맥락에 따라 늘 새롭게 되물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장의 이익이 아니라 큰 이익을 위해, 변화에 따라 새롭게 정의를 정립하기 위해 우리는 늘 다시 소크라테스를 만나야 한다.
어디 소크라테스뿐이랴! 칸트는 세 가지 비판서(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비판)를 통해 인간이 무엇을 알 수 있고, 무엇을 행해야 하고, 무엇을 희망해도 좋은지 탐구했다.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이성적 존재자를 상정했던 칸트는 인간은 아지니만 이성적 존재자를 꿈꾸는 인공지능에 대해서 뭐라고 할까? 그밖에도 인류의 지성사에 빛나는 인문학자를 오늘에 되살려 대화의 장으로 초대해야 한다.
끝으로 스티브 잡스는 큰돈이 될 애플사의 모든 기술을 받아달라고 말한다. 소크라테스는 크게 화를 내며 말한다. "아니 날 더러 빵 부스러기(공헌의 부산물)나 받으란 소린가? 그러지 말고 최신 아이폰이나 하나 내어주게! 이제는 이것저것 물으러 돌아다니기 노쇠하니 SNS에서 명사와 미소년들을 만나보려네. 요즘 한국에는 방탄소년단이 인기라지? 허허허." 최행준 시민자유대학 교수
최행준은 전남대학교 철학과에서 미학을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대학과 다양한 교육기관에서 미술교육, 미술사, 미학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다. 광대와 기생으로서의 예술 개념을 넘어 진실을 표현하는 예술 개념을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미지의복제와전송이자유로워진시대, 웹기반의직관적화면구성이 중요한 시대를 미학 또는 예술철학적 관점으로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전남대 코어 학술연구교수, 시민자유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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