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시대
김대식 외 지음/(주)창비/5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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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빠르게 변화하고 복합해지는 오늘날, 사람들은 매일 도태되지 않으며 살아가기도 벅차다고 말한다. 하지만 동시에 어느 때보다 많은 이들이 사회가 나아지기를, 내 삶이 행복해지기를 뜨겁게 열망하고 있다.
지난 촛불혁명 이후 미투 운동을 비롯해 각계각층에서 약자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개인의 삶에 있어서는 소박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하는 '소확행'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온갖 정보가 범람하는 현실 속에서 무엇이 옳은지 개개인이 판단할 수 있는 시의적절한 지혜는 그 어느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주)창비가 정치와 과학기술, 언론, 창작, 죽음 등 일상과 밀접한 주제에서 자신들이 체득한 살아가는 지혜를 풀어낸 '지혜의 시대' 시리즈를 출간했다.
고 노회찬 의원과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 김현정 피디, 변영주 영화감독, 정혜신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등 5명이 필진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활동 분야가 제각각 다르지만 다가올 미래에는 나와 너를 뛰어넘어 '우리'가 다 같이 함께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공통된 메시지를 전달한다.
늘 약자를 대변해 온 노 의원은 '우리가 꿈꾸는 나라'에서 우리 사회가 당면한 과제들을 짚으며 그것들을 해결하기 위해 국민의 참여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시민의 역할을 제시한다. 노 의원은 학창 시절 노동운동에 몸담은 이후 진보정당 운동에 헌신해 왔으며, 의정 활동 내내 약자를 대변하고 촌철살인의 언변으로 시민들에게 정치를 쉽게 전달해 왔다.
노 의원은 공정, 평등, 평화를 우리 사회에 정착시킬 수 있고, 시민들이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듯 계속해서 정치에 참여해주길 당부한다.
또 김 교수는 '4차 산업혁명에서 살아남기'를 통해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의 실체를 객관적으로 진단하며 우리가 미래에 살아남기 위해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한다. 그는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 현재 어느 수준에 도달해 있고, 딥러닝 등이 얼마나 비약적으로 발전했는지를 제시한다.
매일 아침 생생한 뉴스를 전하는 CBS 김현정 피디는 '뉴스로 세상을 움직이다'에서 언론이 전하는 사실 너머에 자리한 '진실'을 감별하는 뉴스 독법을 알려준다. 또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길 당부한다.
우리 사회의 이면을 탐구해 온 변 감독은 '영화로 더 나은 세상을 꿈꾸다'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영화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와 더불어 자신만의 창작론에 대해 말한다.
세월호 유가족 등을 치유해 온'거리의 의사' 정 전문의는 '죽음이라는 이별 앞에서'에서 타인의 고통을 폄하하기 말고 온전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으로 인한 고통에 어떻게 대처해야 삶을 지킬 수 있을지 담담하게 들려준다.
김옥경기자 uglykid7@hanmail.net
- 대장간에 남아 있는 우리의 모습 "누군가 기록해두지 않으면 영영 사라질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그것이 쌓여 이야기가 되고, 역사가 된다. 이 책의 귀함과 무게가 거기에 있다."한때 서울 을지로 7가는 대표 대장간 거리였다. 녹번동,수색, 구파발 등지에도 대장간이 많았다. 그랬던 대장간들이 1970∼80년대 급격한 산업구조 개편과 도시개발을 거치면서 사양길로 접어들었다.이제는 대장간이 모여 있는 곳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대장간 셋이 붙어 있는 인천 도원동이 국내에 마지막 남은 대장간 거리라 할 수 있다.도원역 부근에 있는 인일철공소, 인천철공소, 인해대장간 중 맏형 격은 1938년생 최고령 대장장이 송종화 장인이 운영하는 인일철공소다.책 '대장간 이야기'는 사라져가는 우리 시대의 마지막 장인 대장장이와 대장간의 모든 것을 담았다.저자는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을 누빈다.역사 속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저자는 또 대장간이 우리말의 아주 오랜 곳간임에 틀림 없다고 말한다.이 책에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참전한 명나라군에 건넨 선물 중 휴대용 불붙이는 도구 부시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당시 이순신 장군이 부시를 일컬어 적었던 화금(火金)은 불을 일으키는 쇠라는 말이다. 부싯돌을 쳐서 불을 일으키는 쇳조각이 부시인데, 그 어원을 따져보면 불과 쇠가 합쳐져 이뤄진 말이다.이 책은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우리 대장간과 대장장이의 세계를 현장에서 관찰하고 정리한 결과물이다. 대장간과 관련한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대장간의 인문학적 향기를 다양한 관점에서 드러내고자 애썼다"고 말하는 저자는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나아가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 속을 누빈다. 또한 역사 속에서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 이 책은 우리나라 대장간 다섯 곳, 일본의 다네가시마 대장간 한 곳의 현장 모습을 보여준다. 인천의 도심 한복판에 있는 네 곳 등인데, 이제는 모두 70대 이상의 노인 혼자서 일한다. 젊은 누구도 대장간 일을 배우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노인 대장장이들이 일을 그만두면 그 대장간들은 영영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저자는 아쉬워한다.뭐니 뭐니 해도 가장 고마운 건 이때껏 대장간 현장을 지켜내온 이 땅의 나이 드신 대장장이 장인들이다. 힘에 부칠 때마다 대장간 현장을 찾아 그분들의 망치질 소리를 들으며 힘을 얻고는 했다.대장장이와 도구, 그리고 쇠. 대장간의 3요소라고 할 수 있다. 대장장이가 있어야 쇠를 달구고 두들겨서 뭔가를 만들 수 있다. 원자재인 철물이 없어도 대장간은 돌아가지 않는다. 기술을 가진 대장장이나 원재료인 쇠 말고도 화로, 모루, 망치, 집게 같은 필수 도구가 있어야 한다. 대장간 일은 쇠를 불에 달구는 작업이 우선이다. 화로에는 풀무가 따라붙는다. 바람이 없으면 화로에 불길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대장간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성냥이다. 충청도 등 일부 지역에서는 대장간을 승냥깐이라 한다. 이 승냥이라는 말이 성냥에서 나왔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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