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커' 상실된 주체성 고찰
'드라마' 유쾌한 극중극 전개
무대에 오르는 배우가 적을수록 관객들의 집중도는 높아진다. 배우들의 연기력을 증명할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2인극'은 배우들의 숨소리와 땀방울에 비춰지는 포커스가 단연 독보적이다.
2인극이란 말 그대로 단 두 명의 배우가 무대를 이끌어가는 극이다. 두 배우가 주고받는 세밀한 감정선과 무대를 장악하는 치열한 사투는 2인극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지난 6일 동명동의 소극장 시어터연바람에서 진행된 '있다 잇다 페스티벌'의 프로그램 '2인극 열전'에선 김상윤 연출가의 작품 '스토커'와 조승희 연출가의 '드라마'가 무대 위로 올랐다.
6명의 신진 연출가 및 배우들이 빚어낸 2인극 열전은 개성이 뚜렷한 연출가들의 작품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과 실험적인 연출 등 관객들에게 신선한 무대의 연장선을 선사하고 있다.
두 무대가 연달아 이어진 이 날의 공연은 김상윤 연출가의 작품 '스토커'가 커튼을 열어젖혔다.
공항행 버스를 기다리던 연선에게 진희가 다가오는 것으로 무대가 시작된다. 헤어스타일과 소지품 등 자신과 똑같은 차림새를 가진 진희에게 위화감을 느낀 연선은 진희와 거리를 둔다.
스토커의 시달림으로 고통받던 연선은 즉흥적인 여행을 떠날 생각 뿐이다. 진희 역시 여행길에 올랐으며 서로 행선지가 같다는 등 연선과 점점 가까워지려는 행동을 보이지만 낯선 거부감이 든다. 여행의 동기를 묻는 연선의 질문에 진희는 '원래 내 것을 되돌려 받으려 가는 것이다'며 의미심장한 대사를 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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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개가 이어지며 그간 자신을 쫓던 스토커가 진희임을 알아챈 연선은 절규한다. 비뚤어진 욕망인 '타인되기'를 연선을 통해 투영해온 진희가 동요 두꺼비집을 부르고, 연선을 '헌집'으로 규정한다.
비극적인 결말로 마무리지어진 작품은 타인이 되고 싶다는 불가능한 욕망을 날 것 그대로 연출해냈다. 김 연출가는 작품에 대해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정신질환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며 "현대인들이 삶 등에서 겪는 고통을 무대위에 투영시키고자 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어 진행된 조승희 연출가의 작품 '드라마'는 같은 시공에서 벌어지는 극중극의 형식을 통해 관객들에게 유쾌한 무대를 선사했다. 러시아 극작가 안톤 체홉의 원작을 각색한 작품은 파벨 바실리치라는 유명 작가와 그를 찾아온 작가지망생과의 만남으로부터 시작된다.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는 작가를 무릅쓰고 작가지망생은 자신의 희곡을 평가해달라 요청한다. 작가지망생은 풍을 앓는 은행 지배인을 찾아와 히스테리를 부리는 노파의 이야기를 다룬 희곡을 읊는다.
작가는 지망생이 읊는 지루한 희곡에 고통스러워한다. 펜촉에 묻은 잉크를 핥거나 종이를 씹어먹는 등 고통에 겨워하는 작가의 우스꽝스러운 행동이 이어졌다. 이윽고 희곡과 무대가 동일화되기에 이르러 극중 희곡을 진행되는 듯 한 자연스러운 전개를 선사했다.
조 연출가는 "기획 당시 안톤 체홉과 닐 사이먼의 작품들을 접목시키는 시도를 했다"며 "무대와 희곡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이중구조화시키면 재밌는 결과물이 탄생할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 날 연극을 관람한 황 모(28)씨는 "2인극을 통해 훨씬 몰입감있는 연극을 보게됐다"며 "기회가 된다면 이런 신선한 연극들을 다시 관람하고싶다"고 관람 소감을 말했다. 이영주기자 dalk148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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