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시평- 전남대병원 신축이전과 '스마트병원'

@허탁 전남대 의과대학 교수 입력 2018.10.01. 00:00

허탁 전남대 의대 교수

6·13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전남대병원 신축이전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전남대병원 신축이 필요한 이유는 "병원 건물이 노후화 되어서", "현재 병원 부지가 좁아서(주차장 및 편의시설 부족)"로 설명한다. 전남대병원 측이 지난 4월 병원 의료진과 직원, 동문, 광주 시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병원 신축에 대해서는 대부분 동의하지만 현재 부지에 신축하는 방안과 이전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대병원은 광주 학동에서 지난 100년간 탁월한 진료, 교육, 연구와 헌신적인 봉사로 의학발전과 인류의 건강 증진에 기여한다는 미션으로 운영됐다. 현재 전남대병원은 연인원 100만 명이 외래를 방문하고, 50만 명이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직원 2천 명이 환자를 돌본다. 광주·전남에서 중증의 환자들을 최종 치료하는 지역 거점병원이다.

전남대병원의 신축이전은 자체 병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주민 그리고 국가에도 중대한 이슈다. 좁은 부지와 노후화된 건물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이지만 그보다 먼저 미래 전남대병원의 비전과 미션 그리고 지역사회 역할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지금부터 준비한다면 새로운 병원이 세워질 것으로 여겨지는 2030년대의 미래에 대한 예측도 고려해야 한다.

2030년대에는 1인당 국민소득 5만 불이 넘고 100세 시대이며 빅 데이터, 인공지능, 로봇이 생활 깊숙이 활용되고 약자와 소수자를 더욱 배려하는 세상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환자들은 노인이 주류가 되고 소득증대에 따라 더 전문적이고 고급스런 의료서비스를 요구할 것이다. 미래에는 감염과 같은 위험에서 안전하고 편안하며 쾌적한 병원이 요구된다.

미래에 병원은 빅 데이터를 활용해서 정보화되고 인공지능과 로봇을 이용해 세밀하고 정확한 진료를 한다. 환자를 중심에 두고 의료진은 유기적인 체계로 조직된 팀을 구성해 진료하고 환자는 병원에서 최소의 불편과 통증에 노출된다. 병원은 노인, 장애인, 그리고 중증환자의 원활한 접근과 편리한 이용을 위한 시설과 공간을 구성해야 한다.

이제 환자치료를 병원이 모두 책임지는 병원완결형 의료체계에서 지역사회가 관리하고 조율하는 지역완결형 의료체계로 바꿔야 한다. 평소 1차 의원 중심의 진료에서 입원은 2차 병원 중심으로 중증의 환자치료는 지역의 3차 거점병원이 담당한다. 3차 거점병원에서 중증치료가 끝나면 지역의 2차 병원이나 요양병원으로 전원하여 연속 치료하고 일상으로 복귀한다. 지역완결형 체계의 핵심은 지역의 의료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유기적으로 운용함으로써 의료의 적정성을 극대화하는데 있다. 이는 지금까지 중앙정부 중심의 의료정책에서 지역의 의료자원을 소상히 파악한 지방정부로 정책기획과 집행의 축이 넘어가야 한다.

"지금 전남대병원은 2030년대 미래의 환자 요구에 부응하는 병원이 될 수 있는가?"

주변의 교통정체, 좁은 부지, 노후화된 건물, 여유가 없는 전산체계로는 2030년대 미래 병원을 준비할 수 없다. 전남대병원이 떠맡은 관절센터와 같은 국가 공공의료사업은 경영에 많은 부담을 줘 새로운 투자가 어렵다. 이런 문제는 지역 거점병원으로서 전남대병원뿐만 아니라 광주·전남지역을 넘어 국가적인 숙제가 될 것이다.

전남대병원은 지난 100년간 지역 거점병원으로 제 역할을 했다. 앞으로 또 다른 100년을 생각한다면 광주시민의 접근이 수월하고 전남도민의 교통이 불편하지 않으며 주위의 인프라가 훌륭한 곳으로 과감하게 옮겨 신축해야 한다. 새로운 병원은 고령화된 이 지역의 특성에 적합한 노화를 중심으로 병원과 연계되는 연구시설을 유치해 그 효과를 최대화해야 한다.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야 하는 전남대병원의 후보지로 많은 지역이 거론되나 이전이 예정된 광주공항을 추천한다. 광주공항은 지하철역이 있고 송정역이 가깝다. 요즘 광주광역시의 행정과 경제의 중심이 된 상무지구와 인접한다. 주위에 산업 연구단지가 입주하고 있다. 전남에서의 접근도 수월하다. 접근성과 부지확보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인프라가 가장 우수하다.

전남대병원의 2030년대 모습은 1인당 국민소득 5만 불을 넘어 서는 100세 시대에 고도의 복지국가에 적합한 노인 친화적인 '스마트병원'이어야 한다. '스마트병원'을 만드는데 부지 비용을 제외하고 최소한 4천억의 예산이 필요하다. 합리적인 예산 확보 방안은 전남대병원, 지역사회, 국가가 적절한 비율을 분담해야 한다. 미래 '지역완결형 의료체계'의 핵심인 거점병원을 '스마트병원'으로 만들지 여부는 그 수혜를 받는 지역사회의 동의와 노력이 우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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