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칼럼- 남북경협 준비 서둘러야

@양기생 신문잡지본부장 입력 2018.09.27. 00:00

양기생 정치부장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감동과 여운이 이어지고 있다. 명절때마다 으레 등장하는 정치 얘기 대신 정상회담 이야기가 밥상머리에 올랐다. 연휴 곳곳에서 정상회담 뒷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간만에 모인 일가 친척들은 차례 상 앞에서 덕담 대신 남북훈풍으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평양 정상회담에 나선 두 정상의 일거수 일투족에 대해 평가했다.

첫 날 평양 순안공항에서 진행된 북한군 의장대 사열 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남한 대통령 방문에 맞춰 발사한 예포 21발은 애깃거리의 출발이었다. 북한 건설사업의 상징인 5·1경기장에서 15만 평양시민을 상대로 한 문재인 대통령의 첫 연설을 들을 때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는 시골 친구의 얘기에는 고개가 절로 끄덕여 졌다.

백두산 천지에서 남북 정상이 손을 맞잡고 기념사진을 찍을 때는 눈물까지 났다는 사촌 형님의 얘기에서는 숙연해지기까지 했다. 나이 팔순이신 이모의 바람은 연휴 덕담의 하이라이트였다.

수 년 전 중국 지역으로 백두산에 올랐다는 이모는 백두산 관광이 조만간 시작될 것 같다며 기대감에 부풀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중국 코스 대신 북한 땅을 거쳐서 천지의 파란물에 발을 담그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그야말로 남북 정상회담 후폭풍이 추석 연휴를 사로잡았다. 최근 불고 있는 한반도 훈풍에 따른 기대감이어서 그런지 모두가 남북발전에 대한 긍정적인 얘기와 문재인 정부의 칭찬 일색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1년 전까지만 해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방을 향해 험한 말을 쏟아내며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그러다 연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제안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화답하면서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1차 판문점회담부터 2차 정상회담, 북미회담에 이어 3차 평양 정상회담까지 숨가쁘게 달려왔다. 불과 1년 만의 일이다. 천지개벽이라도 일어난 것 처럼 남북관계가 급변한 것이다.

한반도 긴장완화에는 놀라움도 이어졌다. 그리고 정상회담의 뒷배경에는 모두가 기대하는 남북경협이 자리하고 있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개혁 개방과 비핵화 의지에 대한 거듭된 천명이 첫번째 놀라움이었다면 대동강변에 있는 70층 넘는 아파트와 자유분방한 평양시민들의 표정은 두번째 놀라움이었다.

무엇보다 남북 정상이 합의한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기대감은 높았다. 남북정상이 백두산 정상에서 두 손 맞잡고 기념사진을 찍는 것을 보며 백두산 관광 개발의 희망이 국민들 가슴속에 뭉실뭉실 피어오르게 했다.

남북 정상은 지난 4·27 판문점 선언에서 2000년 6·15선언과 2007년 10·4 선언 때 체결했던 남북경제협력에 대한 재추진을 합의했다. 더 나아가 평양회담에서는 교류협력 및 접촉 왕래 활성화에 필요한 군사적 보장대책을 강구하는 등 남북경협에 대한 걸림돌 제거에 나서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철도와 도로 연결 사업에 이어 전력, 가스, 교역 분야에서 정부 차원의 경협 가속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남북에 부는 훈풍에 지방자치단체도 올라타야 한다. 광주·전남의 경우 남북경협 편승은 더욱 절실하다. 광주·전남은 한반도의 끝이자 유라시아 대륙의 끝이다. 북한과의 교류 활성화는 물론 유라시아 대륙 진출의 전초기지 역할을 광주·전남이 맡아야 한다. 이것은 낙후된 우리 지역의 성장 발판이 될 수 있고 침체된 지역경제의 활력소가 될 수 있다.

벌써 타 지방자치단체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서울시는 평양과 철도 직통라인 구축에 나서고 있고 인천은 남북공동경제자유구역을 추진하고 있다. 울산도 북방경제교류협력 특위를 구성했으며 강원도는 강릉과 제진을 잇는 동해북부선 철도 착공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남북 훈풍에 따라 탄력을 받게될 한반도 신경제지도 3대 경제벨트 중 핵심은 환서해경제벨트다. 광주·전남이 환서해경제벨트를 주도해 남북경협에 동참해야 한다. 남북경협에 따른 한반도 물류에 편승하면 북한 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 등지에 우리의 선진 농업기술 전파에 유리하다. 예술인과 체육인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문화 중심도시로서의 위상을 각인시키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의미에서 2018광주비엔날레에 북한 작품 23점이 전시되고 있는 것은 의미가 있다. 내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북한선수단 참가 문제에 더욱 집중해야 함은 물론이다. 북한지역 인프라 구축에 우리 지역 기업 진출은 지역경제 활성화의 밑거름이 될 수 있고 이로인한 일자리 창출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우리가 남북경협 준비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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