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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미디어가 추천하는 광주 맛집-첨단지구 참숯불에꾸운닭
바싹 익힌 닭 껍질 육즙 품은 살코기, 한 입 넣으면 속절없이 입으로 '쏙쏙'
입력시간 : 2018. 09.07. 00:00


 태풍의 퇴장과 함께 서서히 가을을 맞이하는 시즌이 왔다. 유난히 지독했던 올해 여름도 버티게 해준 원동력은 역시 초복, 중복, 말복에 우리네 식탁에 올라온 '닭'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7월과 8월이 1년 중 닭 도축량이 가장 많은 달이라고 한다.

 그런 닭을 우리는 치킨으로 튀겨서도 먹고, 매콤한 양념에 끓여서 닭볶음탕으로도 먹고, 한약재와 함께 푹 삶아내 백숙으로도 먹는다. 물론 닭고기를 취향껏 육회로 먹는 사람도 있다.

 

 -불판

 이렇듯 조리법이 다양한 닭인데, 왜 가장 흔한 육류 조리법인 '구워서' 먹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을까? 언뜻 동네만 둘러봐도 삼겹살 구이, 소고기 구이집은 발에 챌 정도로 많아도, 닭구이집은 쉽게 찾을 수 없다. 그러다가 몇 년 전, 난생처음 '닭구이'라는 것을 전남 순천에서 맛보게 되었는데, 그 처음 경험하는 맛에 감탄을 내뱉었다. '닭구이가 이렇게 맛있는 음식일 줄이야.'

닭육회
 

 -외관 

 태풍이 광주를 품었던 날, 첨단지구를 방문할 일이 생겼다. 삼겹살에 소주나 하자 하고 고깃집을 찾던 도중 마법과 같이 발견하게 된 곳, 바로 '참숯불에꾸운닭'이다. 첨단 롯데마트 근처에 자리하고 있는데, 금호동에도 있지만, 여기 첨단점이 본점이다.

 

 -초벌판 

 험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식당 안은 벌써 북적북적하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홀이 있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좌식 형태의 방이 있는 구조이다. 닭고기를 초벌하는 공간이 입구 쪽에 있는데, 바로 여기서 밖으로 흘러나오는 냄새가 지나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멈춰 세우는 범인일 것이다.

 매장에 걸린 대형 TV에서는 태풍의 심각성을 말하고, 식당 내 손님들의 핸드폰은 재난문자 수신으로 자꾸 울려댄다. 창밖의 비도 사정없이 내린다. 하지만 태풍조차도 닭구이를 먹기 위한 손님들의 열정은 막지 못했다.

 

 -메뉴 

 식당 벽면에 큼지막하게 붙어있는 메뉴엔 닭을 재료로 한 많은 요리들이 포진해있다. 오늘 맛볼 토종닭 숯불구이는 소금구이와 매운구이, 그리고 주문할 때 말하기 좀 머쓱한 '내가제일잘나가' 맛이 있다. 염지를 하고, 양념이 적당히 발라져 있어 말 그대로 제일 잘나가는 메뉴라는데 그걸로 한 마리 주문해본다.



 -한상

 역시 전라도 밥상답게 가짓수 많고 거하게 차려지니 푸짐하다. 먹다가 반찬이 부족하다면 셀프 코너도 준비되어 있으니 가져다 먹도록 하자.

 

-닭죽 

 1인마다 식기와 닭고기를 찍어 먹을 소스, 그리고 닭죽을 내어준다. 닭 육수에 잘 풀어진 찹쌀에 부드럽게 푹 익은 통마늘의 맛이 비에 젖은 몸을 살짝 데워준다. 닭고기도 조금씩 들어있으니, 식전 입맛 돋우는 메뉴로 안성맞춤이다. 



 -닭육회 

 '참숯불에꾸운닭'은 닭고기를 납품받지 않고, 직접 기른 닭을 도축하여 조리하기 때문에 닭고기의 신선도가 높다. 그래서인지 냉동닭이라면 절대 맛볼 수 없을 닭 육회가 나온다.

 닭 육회는 첫 시식 도전의 장벽이 높기도 할뿐더러, 닭고기의 신선도가 정말 높지 않으면 먹기 꺼려지는 음식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곳에서만은 닭 육회에 반드시 도전해보시라. 소고기육회처럼 부드럽고 고소한 식감으로, 질기거나 비린 맛이 없다. 기존에 상상했던 닭 육회에 대한 편견을 없애줄 것이라 자부한다.



  -숯불 

 닭 육회 맛에 반해 한참 먹다 보면 숯불이 입장한다. 모름지기 닭구이는 버너가 아닌 숯불에 구워 먹어야 참맛을 느낄 수 있는 법이다.

 닭구이 한 마리가 거대하게 입장한다. 2~3인의 식사라면 닭구이 반 마리를 주문하는 것이 좋다. 토종닭이 얼마나 큰지 한 마리의 양이 생각보다 엄청나다. 5인 이상이 먹어도 충분할 양이다.

 삼겹살은 귀신같이 잘 구워도, 닭고기는 자주 구워본 적이 없는 탓에, 서툴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참숯불에꾸운닭'에서는 처음과 중간중간 직원분이 오셔서 닭구이를 구워주신다. 다 익혀진 고기들은 가장자리로 옮겨 주시고, 먹기 좋게 잘라 주신다. 

 닭구이의 매력은 닭 껍질을 살짝 태우듯이 바싹하게 익혀내는 것이다. 바삭바삭하고 고소한 껍질과 닭 육즙 품은 살코기는 한 입에 입에 넣으면 미리 입혀낸 양념과 함께 훌륭한 맛을 선사한다. 이 맛은 시중의 오븐치킨이나 훈제 바비큐와는 확연히 다르다.

 
 

 -소스

 겨자를 묽게 하여 낸 소스를 주는데, 당최 무엇을 섞었는지 알 수가 없다. 직원분 오시면 여쭈어봐야지 하다가도, 오셔서 또 구워주기 시작하면 먹느라 정신이 없어 또 깜빡한다. 그만큼 닭구이의 감칠맛이 훌륭하다.

 

 -쌈 

 그런 닭구이에 향과 풍미를 더하기 위해 쌈 채소와 함께 싸먹어도 좋고, 밑반찬과 함께 곁들어 먹어도 좋다. 고소한 닭 육즙이 어떤 조합과도 좋은 앙상블을 만들어내어, 구워지는 대로 속절없이 먹어 치우게 된다.

 

 -닭내장 

 이곳에서는 손질된 닭내장을 주는데, 이것 정말 별미다. 소곱창처럼 안에 곱이 있는 것이 아닌데도, 꼬들꼬들 고소하다. 다른 육류의 곱창에 비해 부드럽고 기름기가 적어 여러 겹 함께 먹어도 담백한 맛이 돈다. 그렇다. '닭님'은 역시 내장까지 맛있었던 것이다.

 우리에게 생소한 조리 형태인 닭구이. 왜 우리는 닭을 튀겨서, 혹은 삶아서 먹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는가. 아마 괜찮은 토종닭구이 식당을 광주에서 만나기가 어려운 것이 이유였을 것이다.

 그런데, 광주에, 그것도 도심에 이렇게 자리하고 있을 줄이야! 산바람 솔솔 들어오는 순천의 한 산장에서 먹었던 그 숯불에 구운 닭구이의 맛을 비로소 첨단지구 '참숯불에꾸운닭'에서 만났다.

 김지애 사랑방미디어 jihio8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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