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년 생이별 남북 이산가족 단체 상봉 7가족 父子상봉
"상철아!"
전쟁통에 헤어진 아들 리상철(71)씨를 보자마자 노모 이금섬(92)씨는 이름을 부르며 통곡했다.
이날 '눈물 바다'가 된 금강산 호텔 단체상봉 행사장에는 모두 7가족의 부모·자식 상봉이 있었다.
이씨는 6·25 전쟁 당시 가족들과 피난길에 오르던 중 뒤에 따라오던 사람들의 길이 차단되면서 딸 조옥순(69)씨와 남한으로 내려오게 됐다.
이씨는 그대로 남편과 아들, 나머지 가족들과 생이별하고 65년의 시간을 보냈다.
이씨가 이름을 부르자, 상철씨는 어머니 이씨를 부여잡고 눈물을 흘렸다.
상봉 중 손자며느리 김옥희(34)씨가 이씨의 북측 남편 사진을 보여주자, 아들 상철씨는 "아버지 모습입니다. 어머니"라며 또다시 오열했다.
한신자(99·여)씨는 이북에 두고 온 첫째 딸 김경실(72)씨와 둘째 딸 김경영(71)씨를 만나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
한씨 가족들은 모두 흥남에 살았지만 1·4후퇴 전후로 남쪽으로 내려왔다. 한씨는 당시 "2~3개월이면 다시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갓난아기였던 셋째 딸 김경복씨만 업고 거제도로 내려왔다.
한씨는 거제도에서 수소문해 먼저 피난했던 남편을 만났지만, 이후 두 딸은 다시는 볼 수 없게 됐다. 한씨는 고개 숙여 인사하는 딸들을 보자마자 "아이고"하는 소리를 내고 통곡하며 눈물을 흘렸다. 한씨는 두 딸과 볼을 비비고 손을 꼭 붙잡으며 한참을 아무 말 없이 울었다.
북측에 있는 아들 리상건(75)씨와 만난 이기순(91)씨는 눈에 이슬이 맺힌 모습으로 가족들의 소식을 나눴다.
이씨는 1·4후퇴 당시 형님과 둘이서 옹진군에서 월남했다. 당시 아들은 두 살배기 갓난아기였다. 형님은 월남 과정에서 섬에서 병사(病死)했다.
유관식(89)씨의 딸 유연옥(67)씨는 아버지를 보자마자 눈물을 흘리며 옛 사진을 꺼내 보였다. 연옥씨가 꺼낸 사진에는 젊은시절의 관식씨와 다른 형제자매들이 남아 있었다.
연옥씨는 북한에서 보낸 회보서에 '유복자'로 기록돼 있다. 유씨는 월남할 때 전 부인이 임신한 사실도, 딸이었다는 사실도 몰랐다.
남측에서 함께 온 아들 유승원(53)씨가 설명하자, 관식씨는 애써 눈물을 억눌렀다.
안종호(100)씨는 딸 안정순(70)씨와 손자 안광모(36)씨를 만났다.
딸 정순씨는 아버지를 보자마자 "저 정순이야요, 기억나세요? 얘는 오빠네 큰아들이에요"라고 말하며 눈물만 흘린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황우석(89)씨는 헤어질 당시 3살이었던 딸을 만났다. 딸 영숙(71)씨는 아버지가 들어올 바깥을 계속 응시하며 눈시울이 붉어졌다.황씨가 "영숙이야? 살아줘서 고맙다"고 하면서 딸과 손을 잡았다. 통일부공동취재단
- 때아닌 가을에 폭염주의보? 역대 가장 더운 9월 중순 무등일보 DB.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9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11년 만에 가을폭염이 관측됐다.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광주와 담양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나주와 화순까지 확대됐다.폭염주의보 첫날인 16일 광주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평년 기온(26.9도)보다 4.4도 높았다.이튿날인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5까지 높아져 평년 기온(27도)과 6.5도 차이가 났다.특히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아 9월 중순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이전까지 9월 중순의 최고기온 기록이던 33.7도(1998년 9월 19일·2008년 9월 18일·2008년 9월 19일)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광주지역에서 9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관측 이래 네 번째다.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한가을 폭염'이 나타난 데 이어 2008년과 2011년에도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기상청은 한반도 주위의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아래쪽에는 여름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놓고 있다. 동해상에는 또 다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한반도 서쪽 지방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다.여기에 18일에는 햇살을 막아주던 구름까지 걷히면서 폭염지수를 더욱 높였다.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남해상에서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왔다"며 "태풍이 지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폭염주의보는 폭염특보의 한 종류로 이틀 이상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전까지는 기온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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