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차 여전… 美 고관세 등 위기 '눈앞'
'광주 경제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기아자동차가 국내 3대 자동차 생산업체 중 유일하게 임단협을 끝내지 못하면서 이번주 내 타결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자매사인 현대자동차가 여름 휴가 전 임단협을 타결했지만 싱겁게 끝난 현대차 노사와 달리 기아차 노사 교섭에는 통상임금 문제가 여전히 쟁점으로 남아 있어 조기 타결될 지 여부를 전망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15일 기아차와 기아차 노조에 따르면 기아차 노사는 당초 여름 휴가 전 타결을 목표로 본 교섭 4회, 실무교섭 5회를 했지만 휴가 전 타결을 이루지 못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20일 기본급 4만5천원 인상과 성과급 및 격려급 250%+280만원 등 합의안을 결정했으며 노조가 27일 이를 가결하고 여름 휴가에 들어갔다.
반면 기아차 노조는 지난달 25일 노조원 투표를 거쳐 72%의 찬성으로 쟁의권을 확보하고 교섭에 임하고 있다.
만약 쟁의대책위원회에서 파업 실행 여부와 시기를 결정하면 바로 파업에 돌입할 수 있는 상태다.
현재 기아차 노사는 여름휴가가 끝난 지난 7일부터 협상을 재개, 2주간의 집중교섭기간을 진행하고 있다.
집중교섭 마지막 날인 17일 본교섭에서도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파업 결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
지난 13일 7차 본교섭에서 노조는 임금 11만6천276원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4만3천원 인상을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기아차와 현대차 노사 임단협은 어느 한 쪽이 더 높거나 낮지 않도록 양자가 비슷하게 치러졌지만 올해는 양상이 다르다.
기아차 노사 교섭이 현대차와 다른 것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문제다.
지난해 8월 기아차 노조는 회사를 상대로 낸 통상임금 소송에서 1심 일부 승소했고 이에 따라 기아차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체계 개편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측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대신 총액 임금은 기존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총액 임금을 더 높여야 한다고 맞섰다.
만약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과정에서 기아차 총액임금이 현대차 총액보다 높으면 계열사간 노사 관계 균형도 흔들릴 위험이 있다.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면 기본급이 올라가는 것은 물론 퇴직금도 올라간다.
지난 13일 본교섭에서 노조는 통상임금 적용 관련 제도 개선을 재차 요구했으나 사측은 2019년 단체교섭에서 재논의하자며 반대했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 14일 "사측은 교섭석상에서 상여금은 통상임금임을 인정하면서도 어떠한 대안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전세계적인 자동차 산업 침체와 미국 자동차 고관세 적용 등 경영 환경이 좋지 않아 노조가 파업을 결의하기에 부담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사측도 조기 타결을 희망하고 있어 17일까지의 집중교섭기간 내에 합의안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충섭기자 zorba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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