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네팔 이어 세번째
광주국제협력단 중심
사랑방·금호주택 등 지원
유목생활·식습관 탓
국민 치아 건강 불량 감안
이동식 치과진료 차량 마련
몽골 정부·울란바토르시
최근 보건정책사업 방향
국민 치과보건에 집중
아흥마 현지 부시장
"광주 사랑 잊지 않을 것
양 도시 우호증진 노력"
나눔과 연대로 대변되는 광주정신이 이번에는 드넓은 초원에서 인술(仁術)로 발현된다. 광활한 자연, 역동적인 칭기스칸의 후예들이 사는 곳, 바로 몽골에서다. 캄보디아, 네팔에 이은 3번째 광주진료소는 특이하게도 이동식 진료차량이다. 대한민국의 16배, 세계 19번째(156㎢) 면적을 자랑하면서도 인구는 고작 300만 정도인 나라. 이 마저도 절반은 수도인 울란바토르에, 나머지는 유목생활을 하고 있어 제대로 된 의료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지역적 특성을 감안했다. 더욱이 기름진 음식과 술을 즐기는 반면 채소와 과일섭취가 어려워 치아 건강이 불량한 몽골인들을 위해 제3광주진료소는 치과진료에 방점을 찍었다. 의료장비를 탑재한 차량을 타고 유목생활 중인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치과질환을 치료하는 이른바 '광주형 의료봉사'다. 사업 추진단체인 최동석 광주국제협력단(Organization for Gwangju International Cooperation·이하 OGIC) 이사장은 "몽골광주진료소는 나눔과 연대의 또 다른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며 "광주정신이 담긴 인술이 몽골 곳곳에 퍼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림1중앙#
◆'센베노(안녕) 몽골'
'0844 YHA', 제3광주진료소가 몽골 현지 번호판을 달고 지난 16일 첫 시동을 켰다. 충치 치료에서부터 발치까지 웬만한 치과치료가 모두 가능한 장비를 갖췄다. 말 그대로 움직이는 치과다.
치과이동진료차량은 지난해 말 국내에서 생산된 1톤 트럭을 구매, 진료실로 개조했다. 치과장비와 기구 150여점을 비롯해 110여점의 진료재료도 갖췄다. 내부 물품 등을 지역 의료·경제계 등이 후원했다.
광주국제협력단을 중심으로 사랑방(SRB미디어그룹·회장 조덕선), ㈜금호주택(대표이사 김명군), 아이퍼스트아동병원(대표원장 전성현), 미르치과병원(원장 박석인), 광주시치과의사회(회장 박창헌), 전남대학교 치과병원(병원장 박홍주), 중흥건설(사장 정원주), 청연한방병원(대표원장 이상영), ㈜씨와이(경영기획본부장 안현주) 등이 대표적이다.
광주지역 의료계 및 경제계는 의사출신인 윤장현 시장 취임 후 의료 환경이 열악한 아시아권 국가를 중심으로 '광주' 이름을 건 현지 의료진료 시스템 구축에 주력했다.
그 결과 2014년 캄보디아 캄퐁스퓨주, 2017년 네팔 파르밧현 디무와 마을 진료소 운영에 이어 이번 몽골까지 3번의 해외 의료봉사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국내 최대 고려인마을이 위치한 광주 광산구에 최근 개소한 진료소까지 포함하면 4번째 광주진료소다.
몽골 광주진료소는 이동식 차량이다. 총 인구 300만 명 중 수도인 울란바토르에 거주하는 절반을 제외하면 유목생활을 하는 탓에 아파도 의료 혜택을 받기 힘든 몽골의 지역적 특수성을 고려했다. 또 식습관 등의 영향으로 치아건강이 취약한 점도 감안해 진료분야도 치과로 한정했다.
최근 몽골정부는 물론 수도인 울란바토르시가 보건정책사업 방향을 치과보건에 집중하고 있는 점도 감안됐다.
아흥마 울란바토르 부시장은 "대한민국 남쪽의 한 도시, 광주에서 보여준 뜻 깊은 나눔과 사랑에 감사를 전한다"면서 "양국은 물론 양도시가 앞으로 더 돈독한 우호관계를 유지하자"고 말했다. #그림2중앙#
◆주 몽골 대한민국대사관서 개소식
몽골 광주진료소 개소식은 지난 16일 오후 울란바토르에 위치한 주 몽골 대한민국대사관 다목적홀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아흥마 몽골 울란바토르 부시장, 백지원 주 몽골 대한민국대사관 부인, 김미옥 주몽골대사관 공사참사관, 국중렬 몽골한인협회장, 몽골 광주진료소 운영기관인 Start of Milky Way Foundation(이하 SoMF) 대표 뭉크자갈, 아마르사이칸 몽골 치과협회장, 노밍게렐 울란바토르 치과의사회장 등 관계자 7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몽골 광주진료소의 발전을 약속했다. 특히 SoMF를 설립한 아흥마 울란바토르 부시장은 진료소 운영의 적극적인 지원과 더불어 5·18민주화운동으로부터 시작된 광주정신을 널리 펼칠 것을 약속했다.
몽골 광주진료소는 앞으로 유목민을 찾아다니며 치과치료를 실시한다. 현지 NGO단체인 SoMF가 몽골 광주진료소를 운영하고 전담의사로는 다와후 칸도르지씨가 합류했다. 그는 몽골 국립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치과의사로 일하고 있다.
광주지역 의료봉사단도 매년 정기적으로 몽골을 찾아 현지 의료진과 함께 봉사활동을 할 계획이다.
개소식에 참석한 정순복 광주시 건강정책과장은 "몽골을 비롯한 광주진료소는 의료여건이 열악한 아시아 주변국 주민들에게 광주의 나눔과 연대, 사랑과 봉사 등 이른바 광주정신을 알리는 상징"이라며 "앞으로도 광주정신의 세계화를 위한 활동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울란바토르(몽골)=주현정기자 doit850@gmail.com
'숨은 일등공신' 전성현 상임이사#그림3오른쪽#
"할 수 있을까 우려했지만 지역 성원 덕에 성공 출발"
몽골 광주진료소 개소까지는 숨은 일등공신의 노력이 컸다. 전성현 광주국제협력단 상임이사(아이퍼스트아동병원 대표원장)가 그 주인공.
지난해 3월 한 행사의 초청을 받아 주 몽골 대한민국대사관을 방문한 그는 이 자리에서 오송 대사와 처음 만났다. '네팔 광주진료소 소장'이기도 한 전 상임이사에게 오 대사는 큰 관심을 보였고, '몽골에도 광주진료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최범채 광주씨엘병원 원장의 초대를 받아 가벼운 마음으로 참석한 몽골 CL병원 개소식 자리였다. 생각지도 못했던 오 대사의 제안에 사실 놀랐다. 이제 막 네팔 광주진료소를 개소했던 터라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가 앞섰다."
전 상임이사는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하지만 그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전 상임이사로부터 관련 제안을 전해들은 지인들이 발 벗고 나선 것. 가장 먼저 힘을 보낸 건 김명군 ㈜금호주택 대표이사였다.
"김 대표가 '광주를 위한 일'이라며 아주 흔쾌히 1천만원을 쾌척했다. 이를 시작으로 사랑방과 무등일보, 중흥건설 등 미디어·경제계는 물론 미르치과병원, 청연한방병원, 광주시치과의사회 등이 힘을 보태고 나섰다. 네팔광주진료소를 추진했던 광주국제협력단이 다시 한 번 중심이 되어 준 덕분에 몽골 광주진료소가 개소할 수 있었다."
전성현 상임이사는 몽골 광주진료소 개소의 공로를 주변인으로 돌렸다.
광주지역에서 힘이 모아지니 일도 착착 진행됐다.
전 상임이사가 광주국제협력단과 함께 몽골에 광주진료소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현지에서의 관심도 커졌다.
몽골치과협회장과 치과의사회장, 여성경제인협회장 등이 연이어 전 상임이사와의 만남을 희망하더니 몽골 울란바토르시 교육·체육·의료분야 부시장인 아흥마도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이들은 전 상임이사를 만나기 위해 직접 광주를 찾기도 했다. 윤장현 광주시장과도 면담을 갖고 몽골 광주진료소 추진을 강조했다.
"광주정신을 세계 곳곳에 알리려는 지역민들의 바람과 추진력 덕분에 몽골 광주진료소도 성공적으로 출발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도 지역의 많은 이들과 함께 민주·인권·평화도시인 광주의 국제적 이미지 제고와 그 정신을 전파하는데 앞장서겠다."
전 상임이사는 인터뷰 내내 겸손을 잊지 않았다.
전성현 상임이사는 광주와 몽골의 우호증진의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6일 몽골 광주진료소 개소식에서 바트볼드 순두이 울란바토르 시장으로부터 훈장을 수여받았다.
시장을 대신해 훈장을 수여 한 아흥마 울란바토르 부시장은 "전성현 상임이사로부터 시작된 광주의 뜻 깊은 정신이 몽골 아이들과 주민들에게 희망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광주시와 울란바토르시가 자매도시로서 끈끈한 인연을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울란바토르(몽골)=주현정기자 doit850@gmail.com
- 때아닌 가을에 폭염주의보? 역대 가장 더운 9월 중순 무등일보 DB.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9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11년 만에 가을폭염이 관측됐다.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광주와 담양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나주와 화순까지 확대됐다.폭염주의보 첫날인 16일 광주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평년 기온(26.9도)보다 4.4도 높았다.이튿날인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5까지 높아져 평년 기온(27도)과 6.5도 차이가 났다.특히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아 9월 중순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이전까지 9월 중순의 최고기온 기록이던 33.7도(1998년 9월 19일·2008년 9월 18일·2008년 9월 19일)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광주지역에서 9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관측 이래 네 번째다.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한가을 폭염'이 나타난 데 이어 2008년과 2011년에도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기상청은 한반도 주위의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아래쪽에는 여름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놓고 있다. 동해상에는 또 다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한반도 서쪽 지방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다.여기에 18일에는 햇살을 막아주던 구름까지 걷히면서 폭염지수를 더욱 높였다.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남해상에서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왔다"며 "태풍이 지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폭염주의보는 폭염특보의 한 종류로 이틀 이상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전까지는 기온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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