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기록관이 99주년 3·1절을 맞아 1980년 5·18 당시 군용 트럭에 짓밟혔던 태극기를 외벽에 내걸었다.
기록관측이 27일 오전 설치한 이 대형 태극기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들불야학 학생이었던 공장 근로자 김성섭씨가 5·18기간 동안 습득한 것이다.
태극기에는 트럭이 짓밟고 지나간 흔적이 찍혔는데 이는 계엄군의 군용 트럭 바퀴 자국이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이 금남로에서 들고 흔들었던 것으로, 원본 태극기를 찍어 확대해 걸개형 그림으로 제작했다.
기록관 측은 99주년 3·1절을 맞아 5·18 당시 거리에 나왔던 수많은 태극기를 기념하기 위해 대형 태극기를 기획했다. 특히 수장고에 보관된 수많은 5·18 유물을 시민들에게 선보인다는 의미도 담겼으며 최근 보수 집회의 전유물처럼 된 태극기의 정체성이 다름아닌 대한민국 국민, 민주주의를 상징함을 나타내기 위함이다.
기록관 관계자는 "5·18 당시 수많은 시민들이 태극기를 들고 거리로 나섰으며 애국가는 가장 많이 불린 노래였다"면서 "태극기의 의미가 훼손되고 있는 가운데 태극기와 국가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고자 했다"고 말했다.
또 "3·1절에도 태극기가 넘실거렸듯이 5·18에도 태극기가 거리를 채웠고 이를 잊지 말자는 의미다"면서 "태극기를 매개로 독립운동과 5·18이 연결되는 의미가 있으며 3·1절 99주년 태극기 달기 운동에 동참하자는 의지도 담았다"고 덧붙였다.
기록관 측은 내년 3·1절 100주년을 앞두고 5·18 관련 태극기 기록물을 한데 모아 전시할 계획도 고려하고 있다. 서충섭기자 zorba85@naver.com
- 갈수록 걱정되는 5·18 조사위 종합보고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와 광주시의회 5·18특별위원회 등이 지난 25일 오후 광주 서구 쌍촌동 5·18기념문화센터 대동홀에서 '5·18조사위 보고서 평가 간담회를 열고 5·18조사위가 내놓은 직권조사 과제별 조사결과 보고서를 평가하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작성 중인 종합보고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잘못 알려진 5·18 역사를 바로잡아 왜곡과 폄훼를 근본적으로 막는 수단이 돼야 할 보고서에 5·18의 역사적 배경이나 성격 등이 일절 담기지 않았기 때문이다.27일 5·18조사위에 따르면 5·18조사위는 오는 6월26일까지 대정부 권고안이 담긴 종합보고서를 발간해 대통령실과 국회에 보고한다.5·18 진상규명 특별법 제34조에 '활동이 종료될 경우 6개월 이내에 위원회의 활동 전체를 내용으로 하는 종합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어서다.5·18조사위는 대통령실과 국회에 보고를 마친 뒤 종합보고서와 함께 진상규명 의결서, 백서를 공개할 예정이다.또 지난 4년간의 공식 조사 활동 기간 확보한 진술과 수집한 사진·영상 등 모든 자료는 국회 동의를 얻어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할 계획이다.그러나 작성 완료 기간이 석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종합보고서의 구성이 여전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전체 1천400쪽 분량의 종합보고서는 제1장 총론(200쪽), 제2장 계엄군의 진압작전(200쪽), 제3장 민간인 희생(350쪽), 제4장 인권탄압사건(300쪽), 제5장 북한개입설(100쪽), 제6장 진상규명 불능 과제(250쪽) 순으로 구성됐다.하지만 보고서 어디에도 5·18이 일어나게 된 역사적 배경과 성격, 진상규명을 시작하게 된 이유, 진상규명이 갖는 의의에 대한 서술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반면 국내 대표적인 민주화운동 중 하나인 부마민주항쟁의 진상조사보고서에는 '유신체제에 대항해 발생한 민주화운동', '유신체제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저항의식 확산' 등 항쟁의 역사적 배경과 '유신체제의 종말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민주화운동'이라는 의의가 자세히 담겨있다.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에도 8·15 광복 전후 제주도의 상황이나 제주도의 지리적 특성, 4·3사건의 도화선이 된 3·1사건에 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서술돼 있다.이와 관련 정다은 광주시의회 5·18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제1장 총론에 위원회의 설립과정, 조직·예산·연도별 조사 활동, 대정부 권고안이 담기는 데 사실 설립과정이나 조사 활동은 백서에나 들어갈 내용이다"며 "5·18에 대한 왜곡과 폄훼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5·18이 일어나게 된 배경과 성격, 5·18이 갖는 의의를 종합보고서에 싣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이어 "5·18조사위의 종합보고서가 새로운 왜곡·폄훼의 근거가 될 것 같아 심각하게 걱정된다"며 "지금이라도 종합보고서를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초안을 신속하게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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